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부 363화 오・론리 하츠(1)
    2023년 07월 04일 18시 27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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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가메츠도 오크우드도 어느새 호크가 없는 일상에 쓸쓸함을 느낄 정도로 그에게 정이 들었던 모양이다. 심정적으로는 봄방학이나 여름방학에 놀러 온 손자가 돌아간 후의 노인의 심정에 가깝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웃음이 늘어날수록. 더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외로움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의 경험이 없었다. 혼자서도 문제없이 즐겁게 살아왔던 두 사람이었기에 솔직하게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의 근간에는 '나 따위가'라는 일종의 자기 비하도 있었다. 이 나이에 이르러 무슨 짓이냐는 부끄러움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존재가 그립다, 어두운 방에 혼자 돌아가는 것이 외롭다, 등등. 타인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우선시하며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을 생각하면,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타인의 따스함을 알지 못하면 혼자 있을 때의 추위를 진정으로 느낄 수 없다. 그것은 호크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엔 초범이니 아슬하게 세이프 판정이지만, 역시 두 번째는 안 됩니다?"

    "당연한 일이오. 이몸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소."

    그는 겉으로는 밝게 행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우울해하고 있었다. 그 이상으로 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말. 자신이 정말 위험한 짓을 하려고 한다는 자각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오크우드는 자신이 못난 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과학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인도주의 따위는 쉽게 무시할 수 있다는 자각이 있다.

    그것을 지금까지 하지 않은 것은, 저 대현자 멀린조차도 '자네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대부분 좋지 않네'고 했었던 고독한 천재였던 자신이 처음 만난 규격 외의 천재 아이, 일종의 이 세계의 틀을 벗어나고 있는 호기심의 괴물, 영역 밖의 동류인 호크를 진심으로 화를 내거나, 호크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해도 좋다. 지금이라면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다.

    "훌륭한 조수 덕분에,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이몸의 눈을 뜨게 해 줘서 정말 다행이었소. 그런 그녀를 경찰에 자수하게 할 수는 없으니, 마음은 아프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몸을 찌른 일은 잊도록 해야겠소."

    "그래요. 사람을 찌른 경험 따위는 없는 게 분명 좋으니까요."

    도와준 조수에게 미안한 짓을 해버렸다. 그녀도 얼마나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고뇌에 찬 결정이었을까. 원래는 그런 흉악한 짓을 할 여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약간 매드한 기질은 있지만, 오크우드만큼 심하지는 않다.

    연구자로서 다시는 자신의 연구조교에게 그런 짓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경력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위장공작을 하고 여러 거짓말을 한 것이다. 자신의 어리석음의 대가를 남에게 떠넘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묻지 마 강도에 의한 흉악범죄로 처리될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그가 유도했다.

    "정말 큰일이 벌어지지는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구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말하라구요, 정말! 이제 와서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환멸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얼마 전에 저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겠네요!"

    "그, 그래! 다음부터는 꼭 그렇게 하겠소!"

    친절하게 대하면 대할수록 나중에 뒤늦게 밀려오는 자기혐오와 후회.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내어주는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다고 오크우드는 생각한다. 그래서 호크는 여친을 만들지 않았으며, 자식은 더더욱 안된다고 말한다. 그 점에서 두 이단자는 가치관이 일치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이 꼭 연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친한 친구, 둘도 없는 가족, 사랑스러운 동료. '이 사람을 내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삼아야지'라고 생각하며 상대를 결정하는 사람은 없다. 어느새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자연스레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혼자 있어도 괜찮은 사람에게 누군가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면. 인간의 마음 따위는 갖지 않고 나만 좋으면 그만인 괴물에게 인간의 마음을 싹 틔우게 한다면. 마음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정적인 면 또한 분명 마음의 존재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말 미안했소. 이몸, 이번만큼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소이다."

    "당신이 칼에 찔렸다는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걱정했다니까요!? 다시는 그런 기분 느끼고 싶지 않거든요!"

    "이몸을 걱정했소이까?"

    "당 연 하 잖 아 요!"

    중년의 위기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중반에서 후반으로 접어든 사람이 '내 인생이 이대로 좋았던 것일까'라며 고민하는 현상이다. 더 다른 삶의 방식이 있지 않았을까. 더 좋은 선택이 있지 않았을까. 정말 이게 좋았을까.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 이렇게 고민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절대적인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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