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부 363화 오・론리 하츠(2)
    2023년 07월 04일 18시 27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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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가족, 일, 취미, 동료들. 얻은 것과 잃은 것들. 얻을 수 있는 것과 잃고 싶지 않은 것들. 자신의 인생은 확실히 이것으로 충분하다,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사람일수록 고민하고 후회한다. 있을 수 없는 '만약에'. 지금보다 '더욱'를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미치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타이밍이 안 좋았다는 점도 있었다.

    가메츠 고츠크는 스스로 구실을 만들어 '같이 놀자'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할아버지였다. 오크우드는 핑계가 없으면 '같이 놀자'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아저씨였다. 딱 그 정도의 차이. 그 작은 단차에 걸려 넘어져 폭주하여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는 것이 오크우드라는 일그러진 천재의 괴물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즉, 'IF'이다. 만약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호크가 자신의 가족이었다면 계속 함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 그것이 우연히도 수중에 들어온 것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자유분방한 새가 우연히 빈 새장 안에 스스로 들어왔다고 치자. 그 문을 닫고 싶어졌다. 그냥 그런 이야기다.

    "이거 참.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이몸이 이토록 어린애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줄이야."

    "언제까지나 어린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어린애스러움으로 따지면 이그니스 폐하와 좋은 경쟁 상대가 되거든요. 나쁜 꼬마들끼리 의기투합하고 결탁하니 더더욱..."

    "이번 일은 부디 이그니스 폐하께는 비밀로 부탁해 주시오! 이몸의 연구 예산이 삭감될지도 모르니!"

    "차라리 한 번 대폭 삭감되는 게 벌칙이 되지 않을까요?"

    당사자들은 알 수 없지만, 호크도, 가메츠도, 오크우드도, 그리고 이글과 버질도 원래는 모두 악역이 되어야 할 인물이다. 비뚤어진 부성애를 드러낸 이글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몰락한 버질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 세 명은 이기심을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는 극악무도한 이기주의자다. 그런 오크우드가 호크에게 꾸중을 듣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을 보면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변하려고 하면 변하는 법이다.

    "두 분. 뭔가 어색한 분위기인데, 무슨 일이므니까?"

    "아, 아니, 응. 아무 일도 아니야. 그보다 동행 고마워."

    호크의 호위병으로 병문안에 동행한 카가치히코가 병원 1층에 있는 커피숍에서 빵과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돌아왔기 때문에, 세 사람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한숨 돌렸다. 오크우드는 널찍한 초콜릿을 끼운 크루아상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

    "박사님! 무사하신가요!"

    "그렇소, 레베카 군"

    그때, 흰 가운을 입고 두툼한 안경을 쓴 약간 야성적인 느낌의 젊은 여성이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 아무래도 그녀가 오크우드를 뒤에서 찔러서 클론 연구를 중단시킨 공로자인 것 같다며 호크는 짐작했다.

    "제가 수면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동안 박사님이 칼에 찔렸다는 소식을 들었어! 아니, 숙면을 취하고 있자 갑자기 경찰이 깨워서 두 배로 놀랐어요! 괜찮으세요!?"

    "그렇소. 덕분에 가벼운 부상으로 끝났지 뭐요. 걱정 끼쳐 드려서 미안하게 되었소. 이몸, 깊이 반성하고 있소."

    "엥!? 왠일이래! 박사님이 반성하는 건 연구소에 강도가 침입하는 것보다 더 희귀한 광경인데요! 혹시 칼에 찔린 것뿐만 아니라 머리도 세게 얻어맞은 건가요?"

    "하하! 이몸한테도 사람의 마음 정도는 있소이다! 평소에는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다행이다, 평소의 박사님이다!"

    오크우드에 따르면, 지금 그녀는 '연구 중 연일 밤샘을 하다 보니 강렬한 졸음이 몰려와서 수면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거짓 기억을 심어놓은 상태라고 한다. 당연히 자신이 칼을 들고 오크우드를 찔렀던 기억도 없고, 연구 자료를 모두 태워버린 기억도 없다. '낮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운 좋게 강도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것이니, 아무것도 모른 채 연구소에 수사하러 들어온 경찰에 의해 깨어나 상황을 설명받고 당황해서 달려온 것이다.

    "예, 덕분에. 아쉽게도 연구 자료는 모두 강탈당하기 전에 파기해 버렸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하오."

    "정말 그래요! 처음에는 음식을 무한히 늘릴 수 있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협력했는데, 그런 연구는 분명 완성하지 않는 것이 좋다니깐요!"

    "아~ 그럼 저희는 이제 돌아갈게요~"

    "알겠소, 나중에 자택으로 찾아가겠소이다.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러."

    어딘지 모르게 밝은 얼굴로 윙크하는 오크우드와, 깊은 한숨을 내쉬는 호크와, 늘 그랬던 일이라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카가치히코. "습격당해 크게 다쳤는데 뭘 껄껄대며 웃고 있는 거예요!" 라며 화를 내는, 이번 일의 최대 공로자인 것을 당사자만 모르고 있는 여성 연구원.

    이렇게 오크우드 박사의 중년의 위기 소동은 끝이 났다. 다시는 그가 자신의 본심을 잘못 알아서 길을 잘못 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소동에도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있었다.

     


     39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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