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9부 361화 지나쳤던 노인(1)
    2023년 07월 04일 05시 14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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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록콜록! 이 무례한 놈들이! 콜록콜록! 이, 이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누구신데요?"

    "큭! 엣~취! 엣~취! 너, 너희들 모두 콜록콜록! 후회하게 만들, 콜록! 어준다! 엣~취!"

    "그건 무리."

    VIP석에서 망보기를 담당해 준 오크우드 박사가 직접 만든 방범용품, 고추 추출물&후추 성분의 폭도 퇴치용 최루 스프레이(학교의 여학생들에게도 인기 있는 제품)를 근거리에서 제대로 당한 탓에 눈물과 재채기를 멈추지 못하고 몸부림치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다.

    그가 바로 이번 타깃이며, 이기심 때문에 이 악취미한 어린이들의 살육전을 시작하게 만든 여신교 13사도 중 한 명인 롤링 콘스타치다. 고리우스 대장이 이끄는 기사 소대의 신속한 진압과 그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엄호 사격을 해준 오크우드 박사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현행범 체포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행이다. 혹시라도 도망쳤다면 큰일 날 뻔했으니까.

    역시 몰래 온 13사도답게 호위들은 상당히 노련한 것 같지만, 곧 태어날 첫아이를 위해 애쓰는 고리우스 선배는 이길 수 없었던 것 같다. 유사시에는 나와 박사님도 있으니, 처음부터 그들에게 승산이 없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조금 오만한 것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방심은 금물이다. 100% 이길 수 있는 상대가 101%의 비장의 수를 숨기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뭐, 당신의 신병은 기사단에서 감당할 수 없어서 바로 여신교에 넘기게 되었으니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지만요. 그 업보에 의해 온몸을 갈기갈기 찢기고도 아직 복수할 기운이 남아 있다면 그때는 힘내보세요. 저희도 최선을 다해 맞이할 테니까요."

    "뭐!?"

    신분을 밝히면 풀려날지도 모르지만, 주변에 기사단원뿐만 아니라 체포된 악당들이 우글거리는 지금 상황에서 신분을 밝히면 그 순간 끝이다. 일단 가명을 쓰고 변장하고 몰래 들어온 것이니 당연하다. 그래서 아무리 굴욕적이어도 큰 소리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던 콘스타치였지만, 귀에 대고 속삭이는 내 말에 눈을 부릅뜨고 벌겋게 달아오르며 벌벌 떨기 시작했다.

    이곳 브랜스턴 왕국에서는 여신교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그 신병은 치외법권적 특권에 의해 경찰의 손을 떠나 여신교로 넘겨지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 녀석의 신병을 받으러 오는가 하면, 바로 여신교 브랜스턴 왕국 지부의 지부장인 가메츠 고츠크 님이겠지.

    "네놈!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제기랄제기라아아아알!"

    "뭐, 자초지종이죠."

    "어린이들한테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자신이 누구의 밀고로 이렇게 되었는지 알게 된 롤링 콘스타치가 묶인 채로 마구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지만, 곧바로 고리우스 선배가 손날을 휘둘러 기절시켰다. 곧 아빠가 될 남자로서는 아이를 놀잇감으로 삼는 악당들의 존재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너무 세게 쳐서 목뼈가 부러질까 봐 걱정될 정도로 날카로운 손날이었다.

    기사단이 무사히 확보한 유괴된 아이들과 주인이 도망쳐서 남겨진 어린 노예들. 주인이 도망친 경우, 법적으로 노예의 소유권은 도망친 주인에게 그대로 남지만 제삼자가 목줄을 풀어주면 도망갈 자유를 얻는다. 선한 사람인 고리우스 선배와 피클 왕자가 그들을 버릴 것 같지 않으니, 나름대로 앞으로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호크 님. 그리고 오크우드 님. 두 분의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뇨, 아뇨."

    "별일 아니었소이다."

    경례를 한 기사들이 뒷마당에서 철수할 준비를 시작한다. 이번에 나와 오크우드 박사는 사전에 고리우스 선배들과 협의를 하여 이곳에 왔다. 형식적으로는 가메츠 고츠크 지부장이 선의의 밀고자, 피클스 브랜스턴 제3왕자가 그 밀고를 받은 사람이니까.

    최근 같은 13사도인 롤링 콘스타치 씨가 공식적인 용무가 아닌데도 너무 자주 브란스톤 왕국을 방문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독자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단 지부장으로서, 같은 13사도로서 동포의 악행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피클스 왕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의 부하인 기사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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