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19 선택된 운명(4)

"............"

　결판이 났지만, 유이는 슬펐다.

　그가 이렇게 된 책임의 일부는 자신에게 있다.

　그래서 그에게 좋은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생각해야 한다.

(...... 그러고 보니, 마리안느 씨는?)

　전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먼 구획까지 갔을까.

　유이가 조용히 시선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악역영애 스매쉬 레버블로 퍼ㅡㅡㅡㅡ언치!!"
"끄아아아아아아아!"



　성당의 벽이 또다시 밖에서 부서졌다. 이젠 벌집처럼 되어 버렸다.

　벽을 부수고 들어온 것은, 힘차게 바닥에 굴러다니는 진의 모습이었다.

"...... 커, 억!"

　잔해 더미에 부딪혀 멈춰 선 진에게서, 유이는 파괴된 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서 날아온 둥근 안경을, 뒤늦게 온 누군가가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성당 안으로 들어온 그림자가 긴 머리카락을 드리운다.

"그, 압도적인 힘 ...... 신이라도 되는 겁니까 ......!"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진이 무릎을 떨며 일어선다.

　그의 시선 끝에 - 흑발적안의 아가씨가, 팔짱을 끼고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신이 아니라!　유성이랍니다!"

　

　

　

　◇.

　

　

　

　적당히 선생을 때려눕히고서, 이제 시간이 됐겠지 싶어 성당에 돌아가니, 료가 벽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너무 심해서 웃겼다. 동생한테도 가차없구나, 역시 생명을 경시하는 게임의 원작 주인공.

"끝났나요?"
"네!"

　유이 양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날아와서 다가와서 뜨거워뜨거워뜨거워뜨거워뜨거워뜨거워!! 뜨 거 워!!

"뜨거워어어어어어어엇!　뭐!?　뭔가요!　공격을 받고 있는데요!?"
"아, 죄송합니다, 플레어 끄지 않았네요."

　플레어 끄지 않았다니 무슨 말?

　위험했다. 우주를 전개하지 않았다면 전신 화상을 입고 붕대 둘둘의 미이라가 될뻔했다.

 

 

　

〇화성　이거 진짜 태양이야?
〇일본대표　당연하지
〇화성　아니 긍정이 아니라 설명을 원했는데……
〇찔러용　진짜로 태양이지만 단순한 태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모든 생명과 연결하여 인연 전부를 위력으로 전환하는 것 같아. 엄청 봐준다 해도 지구를 부술만한 위력은 낼 수 있겠어……이야, 이 권능을 전환했다니 머리 진짜 좋은데...... 
〇독수리안티　혼자 납득하고 있는 차에 미안하지만 태양을 한다니 무슨 뜻?
〇무적　이거 진짜? 권능의 규모에 비해 담당신의 지성이 너무 빈약하다고
〇우주의기원　오늘도 개큰 부메랑이 날아다니는구나~

 

 

 

　정말로 민폐.

　천체 규모의 이능력을 자꾸 발생시키지 마, 이 멍청한 놈들.

"그건 그렇고, 화려하게도 했네요."
"아하하 ...... 좀 조절이 안 되어서요."

　지하 성당은 이미 보기에도 처참할 정도로 황폐화되어 있었다.

　의자는 여기저기 부서져 있고, 전투의 여파로 성상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 바닥 여기저기는 유이 양의 소행인지, 녹아내려서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료는 그렇다 치고, 선생은 구속해둬야겠네요."

　힐끗 시선을 돌리자, 그는 나와 유이씨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정도의 힘 ...... 훌륭하군요. 부럽습니다, 역시 살인 기계."
"아닙니다."

　앞니를 다 부러뜨러야 하나 싶어서 다가가기 전에, 유이 양이 손으로 제지하며 말했다.

"예전에는, 아니 ...... 사실 그랬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다릅니다."
"......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겠다는?"
"지금의 제가 어떤 존재인지는 ...... 내가 결정하고 싶어요. 만약 그것이 운명이라는 것과 상충된다면, 나는 설령 운명이 상대가 된들 싸울 것입니다."

　조금 놀랐다. 선생님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지만, 그보다 내가 더 놀란 것 같다.

　유이 씨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생각했었다. 이상한 곳에서 의미를 모를 고집을 부릴 때가 많았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강했었나?

　...... 아니, 강해진 것이다. 이 싸움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