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16 피할 수 없는 속죄(전편)(4)

"도움 고맙다 ......!　하지만 등을 찔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는 이상 경계를 늦추지 않으마!"
"어머, 혹시 당신이 그 소문의 용살자!?　어머 정말 최고로 멋져! 괜찮으면 같이 식사 어때?　맛있는 곳 알고 있거든."
"예?　아......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것은 ......."
"어라라 아쉽네. 하지만 이유가 다른 모양인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니니?"
"......아니. 나는 기사니까."

　식은땀을 흘리는 지크프리트를, 천사를 번개검으로 베어내면서 로이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건 그렇다 치고!　아무래도 이 천사들은 너희 편이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런가 봐. 료가 이런 짓을 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쳇. 역시 선생의 심중을 제대로 예상했어야 했어."

　아마 지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하게스는 막연하게 예상하는 것 같다.

(선생은 역시 우리들을 쓰고 버렸구나. 뭐, 료가 착한 아이니까 같이 어울리긴 했지만 ......최종 목적은 역시 타가하라라는 아이였나 봐)

　옆에서 돌진해 온 천사가, 손에 든 창으로 하게스의 어깨를 찌른다.

　고통의 소리와 동시에 피가 튀는 와중에, 뛰어 들어온 덴도가 천사를 발로 차서 날려버렸고 로이가 날린 벼락이 머리를 날려버렸다.

(아야야......정말, 이대로는 오래 버틸 수 없겠어)

　덴도가 로이의 사각지대를 커버하며 천사를 막아낸다.

　천사를 번개로 쏘아 죽이는 로이를, 류 일당과 지크프리트가 지키는 진형.

(지구전이네. 미리온아크 소년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너무 위력이 큰 기술은 못 쓰는 상태 ...... 이겨도 끝나지 않는 반복전투라니 최악이야. 어설픈 계획을 세웠다며 롭존 선배에게 혼나겠어)

　어깨의 상처를 누르며 하게스는 탄식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서 희망의 빛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이걸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

　끝없이 발생하는 천사의 격퇴에 사람들이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하게스는 지하 깊숙이 뚫린 구멍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살펴줬데, 또 부탁을 하게 되다니 한심해 ...... 하지만, 당신은 분명 그렇게 할 거야. 끝까지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 마리아)

　

　

　

　◇

　

　

　

　눈을 뜬다.

　눈을 뜬다는 것은, 의식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아직 자신은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읏"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떨어지는 유이를 보고, 뛰쳐나가서, 그녀를 감싸는 자세로 자신도 떨어져서......

"깨어났어?"

　얼굴을 옆으로 홱 돌리니, 잔해 위에 앉아 있는 료의 모습이 보였다.

　몸을 일으켜 세우려다가, 얼굴이 고통 때문에 심하게 일그러진다.

"무리하지 말라고. 그 높이에서 떨어졌으니까. ...... 지하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누나랑 다른 곳으로 떨어진 모양이지만."

　위를 올려다보니, 분명 대성당에서 떨어졌을 텐데도 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다.

　생명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가느다란 한 줄기 빛이 마리아가 쓰러져 있는 곳을 비추기 위해 내려오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마리아와 같은 곳에 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다며 료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료, 씨 ...... 저는......"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내 편으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 그렇게 말했는데, 누나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릴 수 있구나."
"......읏."

　아니라고 외치고 싶었다.

　이 몸은 분명 타가하라 유이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괜찮다며 분명하게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마리아의 의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