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15 금지된 장난(6)
    2023년 06월 24일 19시 52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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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을 부수고 뛰어든 두 인물이, 충돌의 여파만으로 유토의 마그마 벽을 찢으면서 떨어진다.

     

    "누나────!"

     먼저 일어난 료가 눈빛에 살기를 머금고 소리친다.

    "료............!"

     무릎을 꿇은 채 자세를 가다듬은 유이가, 고개를 들어 동생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서로를 노려보는 남매의 모습에 모두가 손을 멈췄다.

     근거리에서 격투를 벌이던 신부와 남자는, 얼굴을 마주 보며 슬며시 거리를 둔다.

     로이의 눈짓에, 고개를 끄덕이며 마리아가 푸른 눈의 뿅간다용을 지운다.

     그리고 마리아는 세 사람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처음으로 이런 인사를 받은 지크프리트와 유트는 당황했다.

     로이가 그 정도는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기에, 마리아는 얼굴을 조금 붉히면서도 어색한 손키스를 날렸다. 로이는 쓰러져 죽었다.

     집단전, 깃발전이라는 것은 결국 '전략으로 승패를 결정하자'는 뜻이 아니었다.

     그저 순수하게 이 대결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 자체의 의미였다.

     그래서 ──── 두 사람이 입장을 버리고 모든 의식을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는 지금.

     유이와 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관객이 될 수밖에 없다.

     

     

     

     ◇

     

     

     

    (그래. 증인이 필요해. 내가 이뤄내는 사건을 지켜보는 증인이 필요해.)

     주변 사람들이 전투를 멈추고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것을 이해한 료는 싱긋 웃었다.

    (그래서 여기서 너의 권위는 무너지는 거다. 네가 성녀가 될 미래는 영원히 오지 않아)

     무대는 준비되었다.

     방금 전의 공방으로, 유이의 무도류 무공이 녹슬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시절, 살인 기계에 불과했던 너와는 달라. 그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달라.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약점이다)

     순수하게 무도류의 기량에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확실히 료는 그 하나만을 계속 갈고닦아왔기 때문에 유이를 능가하고 있었다.

     

     

     

    "무도류 개ㅡㅡ절・서"

     

     

     

     료는 단숨에 공세를 펼치기 위해, 예전에 배웠던 형식에 독자적인 개량을 가한 자세를 취했다.

     다음 공방에서 승패를 결정지을 것임을 직감하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숨을 죽인다.

     하지만....... 그것을 본 순간, 유이의 전투용 사고 회로가 번뜩인다.

     생각을 회전시키는 감정이 뜨거운 액체가 되어 몸 구석구석으로 흘러 들어간다.

     


     하는 행동은, 항상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녀와 같게.

     결심에 따라 행동을 확정하고, 의지의 힘으로 몸을 움직인다.

     그래서 그녀가 작게 중얼거리는 이름은, 이때만큼은 가증스러운 살인 기교가 아닌.

     

     

     

    "교회식 전투술구식──"

     

     

     

    (앗......!? 무도류가 아냐!?)

     료의 표정이 얼어붙는다.

     오의와 오의의 격돌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전혀 상관없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이미 몸은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취소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교회식이라니 ...... 아니, 달라, 뭐야, 이건)
    (이겼다)

     공포에 질린 료의 맞은편에서, 유이는 조용히 확신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 독자적으로 개량한 무도류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예상이 되었다)

     애초에.

     아무리 료가 독학ㅡㅡ물론 스승이라는 남자의 지도가 있었지만ㅡㅡ을 바탕으로 무도류의 수련을 오래 쌓았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이와의 사이에는 메우기 어려운 격차가 있다.

     그런 그녀로서 보면, 약간 비틀어놓은 무도류 정도는 미지의 세계가 아닌 알려진 범위에 속한다.

     
     료가 쓰는 찌르기는 단순히 내부를 관통하는 파괴력뿐만 아니라 팔이 닿는 공간 자체를 전파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회피 혹은 방어를 선택하면 패배가 기다리고 있지만, 유이는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였다.

     
     교회식 전투술구식, 즉 땅에 달라붙는 듯한 자세에서 펼치는 발차기.

     견제 중에 쓰는 것이 아닌, 결정타로 규정되어 있는 큰 기술.

     하지만....... 도장에서 대련을 하던 유이의 기억을 바탕으로 대응책을 세우고 있던 료는, 자신의 팔이 허공을 가르고 유이의 신발 밑창이 다가오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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