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15 금지된 장난(5)
    2023년 06월 24일 19시 51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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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이 ......외모 원툴!"
    "외외외외외외모 원툴!? 너 계속 그런 식으로 나를 인식하고 있었어!?"

     맹위를 떨치는 푸른 눈의 뿅간다용 앞에서. 예복 여기저기를 태워버린 로이가 절규한다.

     이중각성자인 로이와 용을 죽이는 지크프리트의 태그조차도 아직 유효타를 날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쳇 ...... 상대가 누군지 알고 있는 거냐!? 나는 너와 사랑에 빠져 매일을 함께 자던 약혼남이라고! 너는 매일 [정말 잠꾸러기라니깐, ......]하며 깨워줬다고!"
    "미리온아크군! 그래도 기억상실증에 편승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만! 그리고 마리안느 양은 아마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거다!"

     처음에는 "어, 정말인가요, 이런 멋진 사람이랑!?" 하며 얼굴을 붉히던 마리아는, 지크프리트의 지적을 듣고 얼굴색이 변했다.

     정말 기분 나쁜 존재,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물가에 떠다니는 벌레 같은 존재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거냐 ......! 약혼남인 나를!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좋아......!"
    "히익."

     겁에 질린 마리아의 머리 위에서, 푸른 눈의 뿅간다용이 역대 최고의 포효를 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 별님에게 기도밖에 할 수 없는 소녀는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 [예전부터 손봐주고 싶었다]? [가장 잘 이해하는 척하는 게 짜증 난다]? [애초에 어울린 기간도 이쪽이 더 많으니까 닥쳐라 풋내기]? 무슨 말을 하는 거죠 ......?"
    "가아아아아악! 웃기지 마! 풋내기는 그쪽이라고!"

     로이는 즉시 화를 냈다.

     푸른 눈의 뿅간다용을 구성하는 세 마리가 퍼붓는 폭언을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검에 신비를 입혀서 베기를 날리려고 했는데.......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마그마의 벽이 가로막힌다.

    "유트 ......"
    "좀 늦었어. 그 천사들 끈질기더라."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로이 일행의 뒤에서 유트가 미소 짓는다.

    "금주까지 튕겨내던데, 어떻게 대처했어?"
    "그거, 겉껍질이라고 할까, 표피가 금주를 튕겨냈던 거야. 그래서 억지로 ...... 이렇게 펜치로 철사를 자르는 것처럼 껍질을 뚫어 버렸지."
    "이렇게나 그로테스크한 설명문도 있다니."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로이는 전장을 둘러보았다.

     마그마의 벽은 본래라면 순식간에 돌파할 수 있을 텐데도, 마리아는 경계를 풀지 않고 대기를 택하고 있다.

     짐작한 대로 아마도 시간을 벌기 위함일 것이다.

    "저쪽은 ...... 유이와 료의 일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고 있는 것 같아."
    "켁. 역시 제 할 일은 정한 뒤냐고"

     알고 있던 일이었다며 중얼거리면서도, 유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해야 할 일을 정하고 난 뒤의 마리안느 양은 버거우니까...... 우리도 여러 번 봤던 광경이지."
    "그래. 부모의 얼굴보다도."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형님들의 얼굴보다도."
    "왜 그렇게 어렵게 표현하는 거지."

     로이와 지크프리트는 갑자기 자조 섞인 말을 쏟아내는 친구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트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 정도로 대답할 수 있는 걸 보면 괜찮은가 보네?"라고 말했다.

    "...... 우리가 전력을 다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구나?"
    "사실 아까까지만 해도 전혀 글러먹었다고, 너희들."
    "의도하지 않은 형태로 분위기를 망친 게 컸으니까 ......"

     강습의 귀공자와 용살자는ㅡㅡ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익숙한 언행에 가까운 행동을 하고 있는ㅡㅡ소녀를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세 명이 덤빈다면 다르지. 너희들이 죽여버릴지도 모르겠다는 고민은 그만두라고. 얼른 저 바보를 무사히 제압해 버리자."

     유트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성당의 모든 전투 소리를 압도하는 듯한, 찢어지는 듯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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