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13 난리나는 축하연(8)
    2023년 06월 22일 18시 22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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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님, 다친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입구에서 기절했던 두 명도 외상이나 후유증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타가하라 양을 상대할 때만은 달랐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군."

     도적의 침입을 허용한 점은 분명히 잘못이었지만, 최악의 상황만은 피했다며 안도하는 지크프리트.

     그때였다.

    "저, 싸우겠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되었다.

     드레스 차림의 유이는 단호한 눈빛으로 모두를 둘러보았다.

    "유이, 너 그렇게 말해도 ......"
    "그 아이는 ...... 료 군은 저를 완전히 부정하고 싶다 했습니다. 아마 마리안느 씨를 데리고 있는 것도 이쪽을 지목한 것이 시작이었을 거예요. 그렇다면 이번 소란의 원인은 저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는 거죠."

     또 그렇게 자기 탓이라고 단정 짓는다며, 로이 일행은 그녀를 달래려고 했다.

     하지만 맑은 두 눈을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 ...... 제 탓이라든가, 제 따위고 어쩌고 하는 말을 할 때가 아니에요.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고 싶어요. 그것이 저를 인정해 주고, 받아준 사람들에 대한 보답일 테니까요."

     세상에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 있다.

     집단에 속해 평소에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다가도, 중요한 순간에 길을 찾아 동료들을 이끌 수 있는 사람.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라는 너무 강한 빛이 옆에 있으면 발휘되지 않지만.

     타가하라 유이가 확실히 가지고 있는, 타인을 매료시켜 동료로 만드는 카리스마.

     

     
    "저는 마리안느 씨를 ...... 아니. 료 군과 마리아 씨를 쓰러뜨리고 성녀가 될 거예요."

     

     

     배우는 모였다.

     결전의 장소는 성탄절 당일──교회 본부, 대성당.

     

     

     

      ◇

     

     

     

     아지트의 한 방에서, 료는 마리아가 잠든 틈을 타 선생을 찾아왔다.

    "일단은 얼굴 알리기는 끝냈습니다. 이제 예정대로, 교회 간부의 협력자가 우리를 옹립시키면 정식으로 대항마로 출마하는 모양새가 될 것 같습니다."

     보고를 받고도, 창가에 서 있는 선생은 료를 돌아보지도 않는다.

    "저기, 선생님?"
    "잘했습니다, 료. 그리고 마리아도 큰 역할을 한 것 같군요."
    "솔직히 쫄았다구요. 저렇게까지 힘을 끌어낼 수 있을 줄 몰랐다니까요...... 그런데 대체 뭐죠, 그 우주인간들은......."

     무심코 던진 질문에, 선생은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눈동자에 비추며 입을 연다.

    "유성을 자처하면서도 스스로 빛을 발하는 소녀, 입니까."
    "예?"
    "본업은 13영역과 유일하게 연결될 수 있는 무녀, 별을 보는 소녀라 생각했습니다만. 단순한 방관자에 머물지 않는 것은 타고난 지향성 때문인지."
    "...... 선생님은 마리아가 대체 뭔지 알고 계시는 건가요?"
    "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지요?"

     질문을 던지자, 소년은 팔짱을 끼고 신음했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녀석은, 그, 음........."
    "당신 생각대로 말하면 돼요."
    "...... 마리아는 의외로 자기중심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론 남을 생각하는 녀석이죠."

     예상치 못한 말에, 선생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죄송해요, 그런 얘기가 아니란 것은 알고 있지만 ...... 그래도 그 녀석은 위급한 순간에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위험하지만 고상한 녀석이에요.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그 정도밖에 없어요."

     아무리 무시무시한 권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고 해도.

     료에게 있어서는, 방에서 미소 지으며 말을 건네는 마리아의 모습이야말로 본질이었다.

    "그렇습니까. 흠. ...... 그녀는 인간적인 면모가 아직 남아 있군요."
    "예?"
    "아니, 안 되겠지요. 이건 ...... 욕심이군."

     그렇게 말한 선생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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