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를 외치며 마리아는 하늘을 가리켰다.
그 광경에,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뜬다.
"그래서 싸울 거예요!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과거의 내가 누구든! 마리아, 지금의 내가 가야 할 길은 이미 스스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아름다운 선은 마치 천사의 계단 같았고.
말 그대로 하늘을 가르며 별하늘에 자신을 새기려는 모습은 너무나도 익숙하여.
"힘을 빌려줘!! 궁수자리 씨!!"
세상이 폭발했다.
마리안느 피스라운드가 '사지타리우스 아머'로서 행사하는 힘이, 그 순도를 떨어뜨리지 않은 채 강림했다.
우주를 뒤틀어 인간을 형상화한 인마궁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대치하던 기사와 마법사들은 모든 것을 깨달았다.
ㅡㅡ이건 이길 수 없다.
ㅡㅡ이것은 인간이 저항할 수 있는 단계를 초월한 존재.
"레긴 레이브・저거너트!!"
그래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었고, 대응할 수 있기에 즉시 행동했다.
"조금 세게, 부탁할게요!"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마리아의 말과 동시에, 신비라는 단어조차도 부족한 빛의 화살이 날아온다.
모두의 의식을 없애려던 그것을, 용살자가 검을 휘둘러 튕겨낸다. 접촉의 충격으로 팔이 삐걱거렸다.
(역시 악의 존재로서 인식할 수는 없는가!)
자신의 대악절대무적의 권능을 관통해 오는 위력에, 지크프리트는 이를 악물었다.
"미리온아크 군! 움직일 수 있나!?"
"하.......하지만 ......!"
로이는 자연스럽게, 극성신장을 상대하기 위해 출력을 끌어올렸다.
이것은 아무런 방어를 하지 않는 마리아의 몸을, 스친 것만으로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것이다.
그 망설임이 전환할 틈을 허용한다.
"황소자리 씨!! 부탁해요!!"
세계가 두 번째 폭발로 삐걱거린다.
13영역에 존재하는 극성신장, 그 힘을 전승한 그림자 인형이 사지타리우스와 교대하며 두 개의 돌격창을 들고 등장한다.
(이건 안 돼! 이건 모두를 휘말리게 해 버려!)
다른 일행과 협력하여 제압하려던 지크프리트가, 생각을 단독 전투 모드로 전환했다.
튀어나온 창 끝을, 가호를 가득 채운 대검으로 받아낸다.
하중을 극한까지 받아 흘리는 형태의 방어였는데도, 검이 크게 금이 간다.
(조금만 더, 손가락 한 마디만 못 받아냈으면 검이 부서졌다 ......!)
가공할만한 고출력, 고밀도의 신비는, 왕국 최고의 기사라는 용을 죽이고 전율의 식은땀을 흘릴 정도였다.
아무 생각 없이 정면충돌하면 패배는 필연적일 것이다.
"마리안느 양과는 싸우는 방식이 전혀 달라! 사용하는 힘도 ......!"
"그래요, 지금의 저는 마리아니까요!"
부름에 따라 힘을 빌려주는 13영역의 주민들.
마리아는 이를 가정행성섭리로 관찰하고, 현실 세계로 직접 전이시키고 있다.
강력한 신비적 지배(접속경로)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폭력적이면서도 정확하고 치밀한 술식.
"타가하라 양! 일단 여기는 ......!?"
금우궁의 주인을 상대하기에는 불리하다고 직감한 지크프리트가,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고 외치려 했다.
하지만.
"무도류 ────"
이 자리에서 가장 피난 가야 할 사람.
차기 성녀이자 료가 노리는 최종 목표.
타가하라 유이는 붉은 머리 기사의 바로 옆으로 뛰어들어, 마리아를 향해 최고 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뛰어들었다!?)
"──절・파"
앞으로 튀어나온 유이가 전력을 다해 신비를 입혀 오른손의 찌르기를 날렸다.
다가오는 거대한 창과 정면으로 충돌하자 불꽃이 폭발하듯 흩어진다.
하지만 유이의 몸은 날아가지 않는다. 심지어 정면충돌을 견뎌내고 상대를 살짝 밀어내고 있다!
"이, 사람은 ......!"
"순도에서는 진다 해도, 날카로움이라면!"
방황했던 것이 아니다.
유이는 길을 잃어 벌벌 떨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