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느가 실종되었던 기간의 전반부는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침울해하며 폭주하는 모습을 보였던 로이.
그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 또 다른 의미에서 눈뜨고 볼 수 없는 폭주를 반복하고 있었다.
"흑발에 빨간 눈이 되는 마법을 개발했다! 부착시킨 마력으로 빛을 굴절시켜 보이는 색을 바꾸는 마법인데 특허도 출원했지! 잠입용으로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시끄러워! 크리스마스인데 미친놈과 얘기하고 싶지 않아!"
"너는 산타클로스한테 이성을 선물로 받아야 해!"
겁에 질린 표정으로 거리를 두려고 하는 이들에게, 로이가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
참다못한 유트는 자신의 경호원으로 파티에 참여하여,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지크프리트의 부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도와줘! 지크프리트가 없는 동안은 네가 호위 담당이지!?"
"예 ......저는 당신들의 보호자라고 자부할 자격은 없지만, 수호자가 되는 것이 역할입니다."
"지금만이라도 보호자 노릇을 해줘!"
"............"
"말없이 얼굴을 돌리지 마!"
"저 남자, 분명 말려들지 않기 위해 수호자니 뭐니 하는 말을 한 것뿐이잖아!"
지크프리트의 오른팔로 활약하는 만큼, 부관은 위험 회피에도 능숙했다.
그보다, 잘 보면 그의 옆에는 같은 반의 갸루(마법사 학교인데 갸루 같은 학생이 너무 많아, 걸크러쉬의 메카? 라면서 한때 마리안느는 눈을 반짝거렸다)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기, 호위 괜찮아? 나한테만 신경 쓰다 일을 못 하면 미안하잖아."
"문제없습니다. 이 방 전체는 제가 잘 감시하고 있으니까요."
"그, 그래. 그럼, 뭐 ...... 응. 크리스마스, 즐겨볼까? 에헤헤."
"예. 몇 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조용히 크리스마스의 축하를────"
거기서 말이 끊어졌다.
홀의 분위기가 부자연스럽게 삐걱거렸다.
여기저기 흩어져 대기하던 기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로잡고, 옷 속에 숨겨둔 조립식 무기를 꺼내든다.
"어?"
"떨어져."
짧은 한 마디와 함께 부대장도 검을 뽑는다.
지크프리트가 즉시 유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 광장의 입구를 지키던 기사의 가호가 사라졌다. 의식불명 상태다, 타가하라 양은 내 뒤로."
학교 입구 부근의 경비는 건재.
그렇다면 일단 내부로 침입한 후, 방 출입구까지 도달하자 송곳니를 드러냈다는 뜻이다.
끼이이, 하고 문이 열린다.
거기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 메리 크리스마스, 착하게 지냈지~?"
온몸에 살의의 갑옷을 입은, 산타클로스 소년이었다.
◇
"누구냐."
옷차림만 보면 교내에서 떠들썩하게 놀고 있는 학생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그 속에 섞여 들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뒤에서 복도에 쓰러져 있는 기사의 모습을 보면, 결코 행복을 선물하러 온 존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너는 ......!"
"......!"
지크프리트는 로이의 깜짝 놀란 목소리와 유이가 숨이 막히는 것을 감지했다. 두 사람은 알고 있는 것 같다.
검은 머리의 소년은 산타 모자를 한 손에 벗고는, 하얀 가방을 다시 짊어지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마법사 여러분, 안녕. 나는 교황이 차기 교회 수장으로 추천한 타가하라 료다."
술렁거리며 파티장에 작지 않은 소란스러움이 퍼져 나간다.
시선이 료에게 집중된 후, 유이를 번갈아 가며 바라본다.
"그럼 무슨 일이지."
"타가하라 유이에게 선전포고를 하러 왔다."
말하자마자 바로.
료는 짊어지고 있던 하얀색 가방을 던져 버렸다.
내부에서 엄청난 신비가 쏟아져 나왔다. 눈을 멀게 하려는 작전이다.
"학생들을 물러나게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