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13 난리나는 축하연(2)
    2023년 06월 22일 18시 15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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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같지? 마법사와 기사가 매번 싸우는 거."
    "답답하지만 우리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너랑 피스라운드한테 기대하고 있어. 이런 시대를 끝낼 수 있을지 않을까 싶어서."

     그 말에 유이는 입을 떠억 벌렸다.

     마리안느가 없는 타이밍이라는 것은,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자신이 마법학교에 있을 수 있는 이유의 절반 이상은 피스라운드 가문과의 인연, 즉 마리안느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아니, 모짱 그 말투로 말하면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거 같잖아."
    "뭐? 아니 이 녀석들이 기반을 만들거나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사실이잖아. 아, 그런 뜻? 그렇게 되면 우리도 찬성한다?"

     하마터면 경솔하게 내뱉을만한 그 말을, 유이는 가까스로 이해했다.

    "......고맙, 습니다."
    "음, 지금은 아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깐. 아~ 서민이 있다니 정말 최악이네~"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덧붙인 후, 갸루 같은 여학생들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걱정스러운 눈빛이 모이는 와중에도, 유이의 머릿속은 전혀 다른 생각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 마리안느 씨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건 내 신분이 신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천천히 시선을 돌리자, 파티장에는 정장을 입은 기사들도 여러 명 있었다.

     물론 자신의 호위인 지크프리트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항상 자신의 곁으로 순간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는 대화의 내용을 파악하고서 개입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기사의 대부분은 유이 또는 유트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만, 아는 학생이 말을 걸어와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간간이 보인다.

     한 세대 위인 사람들이 보면 있을 수 없는 광경이다. 하지만 이것은 마리안느와 지크프리트가 만들어낸 성과다. 그것을 유이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역시 내가 해야 할 일은 ......)

     

     

     

     ◇

     

     

     

     유이가 뜻밖의 계기를 얻어 자신의 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을 무렵.

     마법사 세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리온아크 가문의 후계자, 하트세츄아 가문의 장녀, 이웃나라 하인차라투스 왕국의 제3왕자는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잔을 들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마리안느와 같은 글자 수라니 ...... 설레기 시작하네."
    "너무 위험해."
    "슬슬 잡힐 거야."

     유트와 린디가 얼굴을 찡그리는 동안, 로이는 침울한 표정으로 숨을 내쉬었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주변 학생들은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왕자님 같은 얼굴에 넋을 잃고 새된 목소리만 내고 있다.

    "너희들 말대로 수색에 총력을 기울여 보았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파티를 앞두고도 찾지 못한 것은 걱정이야. 내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인 실물 크기의 마리안느 동상도 누구에게 주면 좋을지."
    "그걸 줄 수 있는 상대는 이 세상에 없다고."
    "엄청나게 큰 상자가 있구나 싶었더니 너였구나."

     일단 선물 교환회는 메인이벤트로 다뤄지는 만큼, 거대한 상자는 대체 뭘까 싶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를 건네받을 학생의 앞날이 조금 걱정스럽다.

    "어쨌든, 그녀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워."

     로이가 내뱉은 말에 두 사람은 침묵을 지킨다.

     그것이 동의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우리가 마리안느가 되자."
    "그래 ......뭐? 왜?"
    "우리가 마리안느가 되자"
    "유트! 도망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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