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8 무자비하고 순수한 저녁의 성광(전편)(1)
    2023년 06월 17일 19시 21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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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길을 지나, 료는 마리아를 데리고 대성당으로 다가갔다.

    "...... 마리아, 후드를 쓰고 얼굴을 가려. 눈에 띄면 곤란해."
    "네!? 아, 네."
    "일단 내 쪽에서 의태 효과를 부여하고 있지만 ...... 본업이 아닌 이상 비밀전투부대가 알아챌 가능성도 있어서."
    "그런, 가요 ......?"

     마리아는 시키는 대로 후드를 깊숙이 뒤집어썼다.

     과연 자신의 얼굴이 보여서 문제가 있을까 싶었지만 ...... 아마 무관한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기에는 좋지 않은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해도 류 씨는 왜 나를 데리고 가는 거람?)
    "......그보다 계속 생각했는데, 내가 더 나이가 어리다고. 왜 존댓말이야."

     걷고 있자니, 갑자기 료가 질문을 던졌다.

    "아, 그건 그렇긴 한데요 ...... 기억상실증인 저에게는 역시 은인이니까요."
    "...... 뭐, 그럼 상관없지만..."

     그러는 사이, 료는 대성당 뒤편에 있는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는 통로에 도착했다.

     경비 담당으로 보이는 갑옷을 입은 두 명의 기사가 미소를 지으며 료 일행을 맞이한다.

    "안녕하세요. 이쪽은 관계자 출입구입니다만, 무슨 일이십니까?"
    "면회입니다. 이것을."

     료가 존댓말을 사용한 것에 마리아는 조금 놀랐다.

     한편 료가 내민 서류를 본 기사들도 표정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교황님의 호출입니까......."
    "친척이 여기서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이야기를 교황님께 말씀드렸더니 몇 번이나 차를 대접해 주셨거든요."
    "아, 보고에 있었습니다. 교황님을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손님 ...... 당신이 그랬군요."

     기사가 납득했는지 정중하게 서류를 료에게 돌려주었다.

     하지만 그 후 의아한 표정으로 마리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누구죠? 서면에는 한 명만 온다고 적혀 있었습니다만."
    "어라 ...... 지난번에 다음에는 친구를 데려온다고 했기 때문에 말이 된 줄 알았는데요. 별똥별을 함께 보았던 소녀라고 하면 전해질 거예요."
    "실례, 확인하겠습니다."

     기사 중 한 명이 전령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료는 그제야, 대성당 안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왠지 시끄럽네요."
    "아, 조금 소란스러운 일이 있어서. 왕도 쪽이었는데 ......당신들이 휘말리지는 않았습니까?"
    "괜찮았어요."

     대답하면서, 아마도 우리가 일으킨 소란일 거라며 료는 짐작했다.

     예고도 없이 발생해서는 안 될 규모의 신비가 왕도 한복판에서 관측된 것이다.

     마리아는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라고 느끼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료의 은폐가 없었다면 의심을 받았을 것이다.

    "실례, 확인했습니다."

     돌아온 기사의 말을 듣은 료는 일단 관문은 통과한 것 같아 안도했다.

    "안내는?"
    "아뇨, 괜찮습니다."

     인사를 한 후, 료는 마리아의 팔을 잡고 대성당 뒤편으로 들어섰다.

    "여기서 가면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고 교황님까지 갈 수 있어"
    "교...... 교황님이라면?"
    "여기서 가장 높은 녀석."
    "그런 분을 만난다고요!?"

     료는 엄숙히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인기척도 없고 멀리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정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는다.

     결국 거의 사람이 없는 계단과 복도만 지나던 두 사람은 대성당 중심부에 해당하는 교황과의 접견실까지 도착했다.

    "이, 이거 괜찮아요? 이렇게 간단히 만나도?"
    "확실히 만날 상대를 고르긴 해."
    "하지만 저는, 무관계 ......"

     거기서 마리아는 말을 끊었다.

    "아, 관계, 있다는 뜻인가요 ......?"
    "...... 글쎄. 그건 네가 직접 확인해 봐."

     그렇게 말한 료는 알현실 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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