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서적판 발매 기념SS: 레터 패닉!(후편)(3)
    2023년 06월 09일 22시 38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후후,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히이이이이이이이이! 갑자기 이유 없이 웃기 시작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맛이 갔다고!"
    "그 맛 간 여자에게 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토해내."

     ...... 아니, 기분이 좋아지긴 했지만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이 측근, 태도가 너무 거만하지 않아?

     완전히 나를 자동적으로 공격하는 판넬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냐?

     뭐, 나는 판넬 중에서도 롱레인지 핀 판넬이지만![각주:1]

     

     

     

     ◇

     

     

     

     결국, 바쿠라이 상회 접수처의 청년에게서 들을 수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어, 어떤 남자가 왔는뎁쇼. 뒤쪽 응접실로, 사장님이 데리고 가셨는데. ...... 그, 우리 사무실이 최근 실적이 안 좋았습니다요. 하지만 사장님은 그 사람이 돌아간 후 엄청 기뻐하면서, 이 전단지를 인쇄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꽤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돈 많이 벌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 일에 관해서 누가 뭐라 하든 그냥 수주했다고만 말하라고 해서......"

     안타깝게도 청년은 주문하러 온 남자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도 후보군은 좁혀졌어. 비록 낙오자라 할지라도, 상회를 매수할 수 있는 재력이 있는 사람은 귀족밖에 없거든."

     길을 걸으면서 린디가 단언했다.

    "뭐,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죠."
    "말이 시원찮네. 그 외에 뭐가 있는데?"

     ......뭔가 달라. 뭔가 전제를 잘못짚고 있는 느낌이 든다.

     바쿠라이 상회를 보면, 상회 자체를 매수한 것은 귀족일 거라고 짐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까지의 흐름을 범인이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래도 도달하지 못할 거라며 얕보고 있는 걸까? 아니, 아니야, 전단지를 돌리는 사람이 나를 경계하라고 했었잖아.

    "저를, 엄밀히 말하면 피스라운드를 너무 적으로 돌리고 있지 않은가요?"
    "......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뭐, 그거지."

     린디도 눈치챈 것 같다.

     귀족이라면 솔직히 말해서 피스라운드 가문을 적으로 돌리는 것을 전제로 교회에 싸움을 거는 일은 너무 이득이 없는 것 같다. 아니, 이건 귀족에게도 교회에도 싸움을 걸고 있는 셈이니까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지.

    "동기가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네요. 이권 개입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데 굳이 유이 양과 나를 묶어서 적으로 돌릴 동기를 찾아야 하는 건데, 거기에는 이미 어떻게 생각해도 이론이나 도리 따위는 없다. 아마도 이것은 ......

     그것을 바탕으로 잠시 댓글창에 의지해볼까 생각한, 바로 그때였다.

    "그럼 일단 오늘은 해산할까요?"

     유이 양이 툭 내던진 말에, 나와 린디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어, 하지만 괜찮겠어요?"
    "조금, 많이 걸어서 피곤한 것 같아서요~. 하하하...... 게다가 결투를 제안받으면 제가 이기면 되고요......."
    "꽤나 과격한 말을 하네요, 당신."

     본인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뭐, 외부인인 우리가 더 이상 노력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보다 유이의 말로 그만둔다면, 결국 너도 유이를 위해서 한 거잖아!"
    "오호호."

     이런, 너무 쉽게 철수를 승낙해 버렸다.

     격렬하게 달려드는 린디를 피하면서, 나는 유이 양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간단히 수사를 끝내자고 말하는 그녀는, 확실히 피곤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무도류라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무술이 있다.

     인간의 신체를 파괴한다는 한 가지 점에 대해 철저하게 효율을 추구한, 인류사의 어떤 종류의 극점에 도달한 기교다.

     타가하라 유이는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아 무도류를 완벽하게 습득했다.

     파괴를 위해 인체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곧 인체를 움직이는 방법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유이가 걷다가 지친다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일반인에 비해 같은 거리를 100분의 1 정도의 체력 소모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즉, 유이의 '걸어서 지쳤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1. 2022년에 설정이 추가된 뉴건담의 추가 무장 [본문으로]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