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판 발매 기념SS: 레터 패닉!(후편)(1)

 

　유이 양과 남학생의 결투가 끝난 후.

"우와 ......"

　유이 양과 린디를 데리고 남학생이 전단지를 받았다는 지역을 방문한 나는, 그 주변 게시판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보며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모집이라기보다, 그냥 수배서잖아......"
"저, 이 지역에서는 이미 대역죄인 취급을 받고 있는 거 아닌가요?"

　이제는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로 유이 양의 수배서가 많이 붙어 있다.

　하지만 얼굴의 사진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검은 머리의 귀여운 소녀가 전단지에 적힌 타가하라 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음 ......"

　시선을 돌리니, 길모퉁이에 있는 교회 게시판에도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어이어이어이!　가장 안 좋은 곳에 붙어있는데!

"아, 저건 제일 안 좋은 곳에 있네 ......"

　린디조차도 볼을 삐죽삐죽 내밀고 있었다.

　그야 그렇겠지. 이 상황을 보고도 쓴웃음만으로 넘기고 있는 유이 양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고.

"역시 이건, 교회 사람들에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벽에 붙은 전단지를 하나하나 떼어내면서 교회로 향한다.

　문을 열자, 인기 없는 예배당 안쪽에서 키가 크고 마른 체격의 신부가 다가왔다.

"음, 학생입니까?"
"이 전단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요."

　인사를 한 뒤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신부의 시선은 전단지가 아닌 유이 양에게 향하고 있었다.

"검은 머리 ...... 학생 ...... 혹시"
"아, 맞아요. 여기 유이 양의 전단지에 적혀 있는 본인인데, 승낙을 받지 못한 일이라서요."
"세상에."

　성직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느 날 보니 붙어 있어서 ...... 학교 행사로 붙인 줄 알았습니다. 애들 놀이인가 싶어서 떼어내지 않고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냥 지나칠 수 없군요."
"맞아요. 가능하면 떼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고개를 끄덕인 후, 나는 신부의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그는 유이 양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짐작했다.

　유이 양을 힐끗 쳐다보자, 그녀는 웃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아하하....... ...... 아직 본부 외의 분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것 같다고 들었어요."
"그렇군요."

　마을에 있긴 하지만, 교회 본부를 겸한 대성당에 근무하는 사람 외에는 아직 유이 양이 차기 성녀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그럼 신부님, 누가 붙인 건지 아세요?"
"인쇄처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전단지에 적혀 있는 바크라이 상회였나요?"

　증거물인 전단지를 통해 추적해 보면, 무시할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상회다.

　고도의 기계 인쇄 기술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은 지면을 여러 장 증쇄하는 것 자체는 이 세상에서도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다.

　뭐, 상회가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단순한 장난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희들은 바쿠라이 상회를 찾아가 보도록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교회를 떠나려는데, 문득 유이 양이 신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음?"
"유이, 일단은 돌아가자."
"...... 아, 네."

　미안한 표정으로 배웅하는 신부님에게 인사를 하고, 우리는 수배서가 가득한 거리로 돌아갔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떼어 버릴까요."
"그래...... 저기, 무슨 일이야?"
"에엑?"

　린디가 옆의 유이 양을 팔꿈치로 살짝 찌른다.

"너, 아까부터 너무 멍하니 있잖아. 너 때문에 우리가 움직이고 있는 건데?"
"죄, 죄송합니다 ......"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유이.

　나는 입술을 들어 올리며 린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왜."
"아니요 ...... 저는 저보다 유이 양이 우선이라는 사실이 참을 수 없어서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데 ...... 당신은 저와 달리 유이 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잖아요. ...... 친구를 많이 생각하시네요."
"......!?"

　나의 배신에, 눈을 크게 뜬 린디가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