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24 녹아드는 사랑-You & I-(8)
    2023년 06월 05일 01시 10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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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럼에도.

    "당연하죠, 여기서 여러분들을 그냥 놓아줄 수는 없으니까요."

     에린 그루스타크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면.

    "──죽어서라도 멈출 거예요."

     이곳에 적의가 가득 찬다.

     단순한 고요함과는 다른, 바늘이 피부를 찌르는 듯한 느낌.

     1초 후에는 한쪽이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긴박하다는 말조차도 어설픈, 절체절명의 라인.

    "너를 죽이고 싶지 않아"
    "그래도 해야만 할 때는 있답니다. 사명이 있다면 더욱더."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저항하지 못하고 쓰레기처럼 죽거나, 기적이 일어나거나 둘 중 하나.

     낙승이네, 항상 이기던 이지선다잖아.

    "......!"

     나이트에덴이 전투 모드로 돌입하려 한다.

     내가 주먹을 쥔다.

     모든 것은 순간의 일이었다.

     

     

     

     

     

    "어이쿠, 아직 안 늦었습니까.......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공간이 갈라졌다.

     나와 나이트에덴의 중간 지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곳에 칠흑 같은 틈이 생겼다.

    "...... 앗!?"

     나도 나이트에덴 측도 놀라서 움직임을 멈췄다.

     뭐야! 예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아니, 출현한 지금조차도 마력이나 가호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이건 뭐야, 내가 전혀 모르는 능력이잖아!

    "두 분, 부디 시간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그 틈새에서 갑자기 평범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나와 나이트에덴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서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이 이기든 간에 둘 중 한 명은 재기불능 수준의 손상을 입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그전에 제가 이야기를 좀 할 수 있게 해 주시겠습니까?"

     짧게 손질한 머리와 매끈하게 관리된 피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정말 호감이 가는 사람이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실크에 가까운 광택이 나는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다.

     원래 있던 세상에서 만나면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는 길, 아니면 누군가의 호위라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빈틈없는 풍채의 남자였다.

    "이야기만 들어주는 것만이라면 손해 볼 것도 없고, 당신들의 실력이라면 제게서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바로 제거하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누구냐."

     나이트에덴과 그의 보좌관이, 순식간에 적대감의 화살을 그 남자에게 겨누었다.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 님이시군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상대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존재. 눈 깜짝할 사이에 몸이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 남자는 자신의 위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ㅡㅡ아니, 오히려 지금 여기가 위험한 영역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 너무나도 평이한 움직임으로ㅡㅡ나이트 에덴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네고 있었다.

    "............"

     명함을 본 나이트에덴이 완전히 굳는 것이 보였다.

     억지로 명함을 상대방의 손에 쥐어준 후,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마리안느 피스라운드 님이시군요. 당신의 높은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너무도 자연스러운 영업 멘트를 던져주자, 나도 모르게 전생에 그랬던 것처럼 응대하고 말았다.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양손으로 내민 명함을 받는다.

     직함은 '칠성사 특별교섭담당'이라니, 저쪽 세력이잖아, 웃기지 마.

     그리고 그 이름은........

     

     

     

    "사토입니다.......」.

     

     

     

     ㅡㅡ숨이 멎었다.

     

     

     방금, 뭐라고 했지?

     

     

    "저는, 성스러운 의지로 불리는 존재, 즉 '칠성사'를 만들어낸 자로부터 외주를 받은 '중개업자'입니다."

     
     얼어붙은 나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뜨면서.

     사토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부드럽게 웃었다.

     

     

    "이야기를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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