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24 녹아드는 사랑-You & I-(7)
    2023년 06월 05일 01시 10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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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요, 그렌 전하."

     나는 망설임 없이 단언했다.

    "최고의 결과랍니다, 전하. 당신은 이긴 거예요."
    "...... 이겼다?"
    "운명에. 죄는 형벌로만 씻길 수 있다는 옛 시대의 섭리에, 당신은 죄를 용서할 수 있었어요. 스스로 결단할 수 있었어요. 당신은 큰 흐름을 맞서 자신을 관철시켰어요."

     사정이 어떻든 간에, 그는 소녀의 미소를 지켜주었다.

     누군가를 위해 달리고 싶은 남자가 그것을 쟁취한 것을, 승리라고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라 부를까.

     나와 눈을 마주치며, 몇 초간 침묵하던 그는 미소를 지었다.

    "......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요."

     그때 마침 에린이 아닌 종업원이 우리 좌석에 음료를 가져왔다.

     그렌 왕자는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곧이어 그의 눈이 커졌다.

    "이거 맛있는데요........ ...... 대단해."
    "그렇죠? 맛만은 처음부터 대단했답니다."
    "맛만이라니 정말 거침이 없군요, 당신은 ......"
    "그게 제 특기라서요. 뭐 왕자님에게 땡땡이를 치게 할 정도니까요"
    "듣고 보니 정말이군요."

     그렌과 둘이서 깔깔대며 웃다가, 나는 문득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일하는 에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 이것으로 괜찮아.

     소녀는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녀석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최선의 결말이라고 단언할 수 있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단언할 것이다.

     다만, 뭐, 그거다.

     이 결과를 납득할 수 없는 녀석들에 대해서, 짐작이 간단 말이지... ......

     

     

     

     ◇

     

     

     

     해가 진 왕도에서 '카페 라스트리조트'는 분주한 저녁 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외에도 퇴근길에 이곳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인력은 늘어났지만, 처음 접객을 하는 에린은 정신없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에린을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손을 쓰지 않으실 겁니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잖아."

     짙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옆에 서 있는 아름다운 금발 청년ㅡㅡ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를 추궁하고 있었다.

    "너무 느긋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저기 있는 것은 금주보유자입니다, 우리의 적입니다."
    "테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비상상황에서 왕도 기사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의 패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목표는 달성했다 봐도 되겠지."
    "아니지요, 나이트에덴 공. 그것은 진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합니다."

     담담한 어조로 로브를 입은 남자는, 에린을 가리켰다.

    "우리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목표는, 금주 보유자를 없애는 것."
    "그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겠지."
    "이미 '역병'의 금주보유자를 살해한 이상, 포문은 이미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
    "상대는 테러에 가담한 금주소지자입니다."
    "...... 알고 있어."
    "아니, 모르고 있군요."

     두 사람은 건물 옥상에서 문답을 주고받는다.

     정의의 편을 내세우는 인간들끼리, 소녀를 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놓고 다투고 있다.

     

     

     ㅡㅡ슬슬 나설까.

     

     

    "정의의 편에도 내분이 있는 네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나이트에덴의 앞에 가볍게 착지했다.

    "...... 뭔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역시 너였군."
    "네."

     나이트에덴의 말을 듣고, 나는 온몸을 덮고 있는 망토를 걷어냈다.

     비르고 폼에 의한 은밀한 행동이다.

    "그 아이를 죽이려면 저를 죽이고 나서 하세요."
    "호오?"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이트에덴의 옆에서, 로브를 입은 남자가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자신이 있는 것 같군, 마리안느 피스라운드. 하지만 ...... 정말로 자신의 전력 분석을 끝내고 승산이 있다 판단한 건가? 되는대로 어쩔 수 없이 뛰어나온 것이 아니고?"

     엄청 진지하게 물어본다.

     당연하잖아. 광속전투에 관해서는 일시적인 협력 중에 약간의 대책을 세웠지만, 승률의 근본적인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히 전혀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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