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18 촉발-Incident-(3)
    2023년 05월 29일 19시 09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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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략이 완전히 성공했음을 확인한 후, 자신만만하게 신생 피스키퍼 부대의 실행부대가 출격한다.

     

     

     

      ──그리고 왕성까지 도달하지 못한 채, 도심지 전투에서 반파 수준의 피해를 입었다.

     

     

     

     ◇

     

     

     

     전투의 여파로 시가지의 건물이 산산조각이 났고, 구획의 한 귀퉁이는 잔해더미로 변해 있었다.

    "어째서......"

     땅바닥에 엎드린 신생 피스키퍼 부대원이 신음했다.

    "너, 너만은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 버서스 결승전에 진출한 것을 확인했는데 ......!"
    "유감스럽게도. 당신들이 무슨 짓을 할 것인지는 대충 알고 있답니다."

     잔해 더미 위에 서 있는, 와인 레드를 기조로 한 교복 차림의 소녀.

     출격한 피스키퍼 부대를 정면으로 가로막고 압도하는 소녀.

     그 진홍색 눈에서 빛을 발하며 주변을 노려보는 모습은, 시선이 닿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영혼을 부숴버리는, 전장에 군림하는 여신과 다름없다.

    "전부 다 짜증 나는 녀석들이라고 생각했지만 ......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짜증 나면, 두 바퀴를 돌아서 웃을 여지도 없이 짜증 나네요."

     무너지는 소리를 내며, 건물 위에 걸려있던 간판이 그녀의 뒤로 떨어진다.

     그것은 교회의 권위를 상징하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날개 달린 신성한 존재를 그린 그림.

     떨어진 간판은 그녀의 등 뒤로 날개를 매단 것처럼 서 있었다.

    "이 세상에 악은 둘이나 필요하지 않답니다. 미적 감각이 없는, 누군가의 미소를 짓밟는 악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는 없는 일이죠."

     너무나도 분명한 분노가 마디마디마다 묻어나는 가운데, 그녀는 주변을 흘끔흘끔 둘러보았다.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홍빛이 허공에 잔영을 그렸다.

    "젠장! blast──!"
    "...... 흥."

     간신히 움직이고 있던 카트가 그녀를 향해 단절영창의 공격 마법을 발동했다. [화해절명]의 효과로 성질이 크게 뒤틀린 그것에게.

     마리안느는 코웃음을 치고는, 검지와 중지를 쭉 뻗어 칼끝처럼 카트를 향해 겨누었다.

     

    "빵."

     

     한 마디였다.

     카트의 바람 속성 마법을 정면으로 분쇄한 유성의 빛이, 그대로 카트의 오른쪽 어깨를 날려버렸다.

    "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카트. 자랑거리인 '화해절명'이 효과를 발동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모습을 지루한 듯이 마리안느가 바라보고 있자, 시야 밖에서 그림자가 던져졌다.

     '풀썩'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것은, 다른 구획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피스키퍼 부대원이다.

    "어머나, 롭존 씨, 건강해 보이네요."
    "그쪽이야말로 더 기운이 넘치잖아."

     이름을 부르자 건물 뒤편에서 발소리도 없이 한 남자가 나타났다.

     평소와 다름없는 옷차림이지만 두르는 분위기는 다르다. 평소의 지친 기색 따위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전사ㅡㅡ롭존 글라스다.

    "인원수로는 이제 절반 이상은 쓰러트린 것 같은데."
    "뒷심을 발휘해서 끝내볼까요?"
    "전초전도 좋지만 ......뭐, 결국 승리의 조건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 오늘 아침 말했듯이 두 사람만 격파하면 끝날 거라 생각해."

     두 사람은, 쓰러져 있는 패잔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상황을 공유했다.

     피스키퍼의 대원이 상대인데도 대처가 안일하다. 상대는 불사의 병사들이니, 재생이 끝나면 역습을 해올 것이다.

     하지만 마리안느와 롭존이 격파한 피스키퍼 대원들은 정상적으로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어 다니며 신음만 내뱉고 있다.

    "한 가지 묻고 싶은데. 너는 어떻게 하고 있어?"
    "공격에 유성의 입자를 부여하여 상처에서 지속적으로 폭주하도록 했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1차 계획이고, 안 먹히면 레오 폼의 발동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쉽게 공략할 수 있었네요."
    "아니, 보통은 못 하는데 ...... 그런 지속성 있는 마법에도 내성이 있을 텐데 ......"

     뭐, 금주는 그런 법인가 하며 롭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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