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에튜드・도그마, 세트"
그 순간....... 크라이스가 후퇴하고, 공중에 흩뿌려진 통파의 나무 조각이 불꽃을 두른다.
마리안느와의 전투에서도 보여줬던, 부서진 파편을 공중의 기뢰로 취급하는 크라이스의 결정타 중 하나다. 게다가 이번에는 왼팔의 통파를 통째로 폭탄으로 변환한 위력증가형이다.
설령 기술의 내용을 알고 있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문제는, 오직 기술의 질과 타이밍인 것이다.
(가속 태세에 들어간 거지? 이제 감속은 못해, 이걸로 끝이다!)
크라이스가 두 눈에 승리의 확신을 담는다.
◇
"승부가 났네요. 정말이지, 진검승부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은, 당신 자신이면서 ......"
◇
판단과 가속과 증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크라이스의 의사 전달로, 나무 조각이 공중기뢰가 되어 연쇄 폭발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로이의 섬광이 크라이스의 몸을 포착했다.
"오버라이트 / 볼텍스・잔레이저 ──!"
검에서 전달된 뇌격이 몸 안쪽에서 몸을 태우자, 크라이스의 생각을 희미하게 만든다.
(으윽)
직격탄을 맞으면서도, 그는 분명히 자신이 공중에 뿌린 기뢰가 폭염을 뿜어내는 것을 보았다.
자신의 등뒤로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간 로이는, 체육복에도 불에 탄 흔적이 없었다.
(설마 방금, 순간적으로 반응해서 폭발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기뢰를 뚫고 지나간 건가 ......!?)
(나는 항상 쫓아가는 쪽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 이외에는 따라잡을 수 없어!)
충격으로 쓰러질 것 같은 순간, 크라이스는 마지막 의지를 불태우며 버텼다.
하지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자세는 이미 무너져 버렸다. 자신이 발버둥을 쳐도 승패는 뒤집히지 않는다.
이를 악물고 패배의 굴욕감에 몸을 불태우면서, 크라이스는 뒤돌아보았다.
"어....... ............"
얼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선의 저편에는, 로이가 순간적인 판단으로 방어 태세를 취하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아)
그 순간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래. 체력도 뭣도 없어, 이기기 위해선 지금 공격해야 했다. 뭐 하는 짓이냐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을 걸었다면, 그래도 결과는......)
깜짝 놀랐다.
분명하게, 자신은 이미 승부를 포기한 상태였다. 승리에 더 가까웠던 로이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음에도.
"하하하"
메마른 웃음이 흘러나온다.
오른손의 통파에서 불꽃이 사라졌다.
(뭐야 ...... 나 같은 놈보다, 네 안의 내가 더 강했던 거냐?)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무릎부터 쓰러진 크라이스는, 그대로 무대 위에 대자로 쓰러졌다.
"그야, 이길 수 없지 ......"
포기가 아닌, 납득이 그 말을 중얼거리게 했다.
패배자로서 바라본 하늘의 푸르름은, 스며들 정도로 청량했다.
◇
크라이스의 등짝이 땅에 닿는 것과 함께 경기의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렸다.
[겨... 결정됐다! 우승 후보인 돌몬드 선수, 준결승에서 탈락! 강하다! 중앙교니까!? 그 천재의 약혼남이니까!? 아니!! 모두 다르다아아아! 흔들리지 않는 사실은 하나뿐!! 그는, 로이 미리온아크는, 그저 강하다!!!!]
대회장은 폭발적인 환호에 휩싸였다.
상황을 이해하는 데 몇 초가 걸렸다.
"......!"
로이는 제일 먼저 객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앉은 소녀는ㅡㅡ그가 먼저 자신을 볼 것을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즉시ㅡㅡ쓴웃음을 지으며 제대로 어필하라고 재촉했다.
온몸이 떨렸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랐다. 폭발하지 않도록 한 번만 고개를 숙였다가, 고개를 들었다.
"나, 의......."
들끓는 회장의 중심에서.
승리자가, '강습의 귀공자'가 주먹을 하늘 높이 치켜든다.
"나의 ......!"
로이 미리온아크가, 뱃속 깊숙이 외친다.
"나의, 승리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