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빈석의 더욱 위쪽, 왕좌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국왕 아서는 '불완전하구먼'이라며 작게 중얼거렸다.
직접 보았던 권능은 아니지만, 그는 같은 영역의 힘을, 그의 친한 친구들이 휘두르던 완성형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린디 또한, 로이의 각성이 금주보유자의 홀드 오픈에 비해 한 두 걸음 정도 뒤떨어진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통제할 수 없다. 마치 풀과 꽃에 물을 줄 때 양동이를 그대로 뒤집어 놓은 것과 같다. 여름방학 때 대면했던 정교한 사용자들과 비교하면 너무 미숙하다.
하지만, 완성되지 않은 것은 보면 알 수 있지만.
두 사람은 그 단계에서 이미, 로이가 완성된 각성자들과 다를 바 없는 출력에 도달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완전히 힘을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로이는 특별한 이중각성자다. 이미 초자연의 영역조차 뛰어넘은 절리의 신역.
"헉 ────"
한 번의 스윙이었다.
로이가 거리를 좁히고 검을 휘둘렀다. 크라이스의 방어가 제때에 이루어진 것은 기적이었다. 내민 왼팔이 검을 받아냈다.
중간에 부러진 칼날을 번개가 보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화려한 파괴음과 함께, 크라이스의 왼팔의 통파가 산산조각이 났다.
(.....이런. 지금 속도로 한 번만 더 맞으면 패배 ...... 패배? 어? 아니, 이거 죽는 거 아냐?)
버서스 경기에서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선수의 생명을 지키는 긴급 방어용 아티팩트.
하지만 크라이스의 계산에 따르면, 지금의 로이는 그 방어 결계를 뚫을 수 있다.
(그래, 이거다. 내가 원했던 건 바로 이거다)
극도로 느린 슬로 모션의 세계 속에서, 로이가 입술을 들어 올린다.
질 것 같지 않았다. 전능감마저 느껴졌다.
누구라 해도 이길 수 있는 힘.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
로이는 자신이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고 확신했다.
지금의 자신이라면 우주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 유성을 떨어트리는 것은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 나에게는, 나야말로 그 자격이 있다.
그러니 지금 내 눈앞에서 자세가 흐트러진 하수 따위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방해가 되는 돌멩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면 된다.
이룰 수 있는 힘이, 지금의 나에게 있다.
번개가 허망하게 달리는 밤하늘이 아닌, 구름 위, 다른 차원의 사람들을 내려다볼만한 힘이 있다.
(그렇다. 이거다. 내가 원했던 것은──)
정말로?
(그날, 나는 무엇을 맹세했더라)
유성을 함께 보던 소녀에게 무엇을 맹세한 것일까.
누구보다 강해지겠다고 선언한 소녀의 옆에서, 무엇을 생각했을까?
(상관없어, 강해지고 싶은 거야. 강해지기만 하면 돼. 처음에 어떻게 생각했는지는ㅡㅡ)
몸에 힘을 전도시켜 크라이스의 몸을 두 동강 내려고 한다.
하지만 잘 안 된다. 내 안의 무언가가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왜지. 나는 힘을 원했을 텐데. 그것뿐이었을 텐데. 왜냐면 항상, 그렇게나, 강해지고 싶다고 바랬는데)
그래서 이렇게 강해졌다.
문제는 명쾌하게 해결되었다.
정말로?
로이의 머릿속에, 하늘에 가득한 별과 그의 옆에서 그것을 올려다보는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소녀는 말한다. 어렸을 때도, 성장한 지금도 같은 말을 한다.
[저 별똥별처럼 저는 반짝반짝 빛날 거랍니다!]
[당신이 보고 깜짝 놀랄 만한 ...... 모두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유성처럼,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