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17 점화-Ignition-(5)
    2023년 05월 28일 20시 56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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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이 일행의 분석대로 경기는 진행되고 있다.

     계속 가속을 하는 크라이스를, 로이는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압도적인 스피드로 승리를 거두었던 '강습의 귀공자'가 자신의 영역인 스피드 대결에서 손도 발도 못 쓰고 있는 것이다.

    "카운터가 무섭다면, 이렇게 깎아내리면 문제없지!!"

     상대에게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스치듯 지나가는 타격을 반복하며, 크라이스는 꾸준히 로이를 깎아나갔다.

     간신히 버티고야 있지만, 대치 상태가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에 관객들의 의견은 거의 일치했다.

    (............)

     더 이상 눈으로 보는 것을 포기하고 소리와 공기의 흔들림만을 토대로 로이는 계속 방어하고 있다.

     검이 부러진 것은 사실 운이 좋았다. 자세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움직임의 손실이 적다.

     만약 무기가 파손되지 않았다면 이미 결판이 났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필요 없어......)


     로이의 감각이 날카로워진다.

     시야가 맑아지고, 몸의 중심에서 발산하는 신호 하나하나를 느낀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을, 그는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내게는 마리안느 외에, 아무것도 필요 없어 ......)


     바라보고 있는 곳에는, 또래의 고수인 크라이스 돌몬드.

     달려야 할 길에서, 그녀가 아님에도 멀어져 가는 등.

     가장 로이에게 용서할 수 없는 존재다.



    "나와 마리안느 사이에 끼어들지 마 ......!"



     예감도 뭣도 없었다.

     지금까지 간신히 방어만 하던 로이가, 완벽한 타이밍에 크라이스의 공격에 대응해 반격을 가했다.

    "우, 옷......!"

     번개를 감싼 칼날과 화염을 입은 통파가 충돌하며 스파크가 일어났다. 객석이 소란스러워진다.

     크라이스의 신발 뒤꿈치가 무대를 깎았다. 밀리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따라잡았다!? 그보다 출력이 전혀 달라!?)

     무기를 맞댄 자세로, 크라이스는 근거리에서 로이의 눈을, 그 안에 깃든 것을 보았다.

     충격파에 휘둘리는 금빛 머리카락 뒤, 푸른 눈동자를 타고 흐르는 검붉은 번개를 보았다.

    "죽여주마 ......!"
    "뭐......!"

     필요한 방아쇠는, 오직 격정뿐.

     자질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다. 여름방학 때는 손이 닿지 않던 영역이었지만, 그동안 쌓아온 수련으로 인해 지금은 달라졌다.

     

     ㅡㅡ로이 미리온아크는 이미 '칠성사'로서 최소한의 선을 넘은 상태였다.

     

    "츠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 윽......!"

     팽팽하게 맞선 두 사람의 몸싸움을, 로이가 힘으로 밀어낸다.

     거리를 벌린 클라이스는, 고개를 드는 순간 인생 최대의 오한에 휩싸였다.

    (어? 나, 정말 인간과 싸우고 있는 거야?)

     존재감이 커진다.

     눈앞에 서 있는 것은 한 사람이 아니라, 더 크고, 위대하고, 무서운.

     마치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하늘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유사인가를 허락】
    【제4천과의 접속안정화를 확인】
    【제6천과의 접속안정화를 확인】
    【요격권한을 양도】

     

     

     

    【한정지정해방:크라우노스・보이드】

     

     

     

     

     

     

     

    "절상하라, 추락의 날개……천공의 신위를 휘두르자."

     

     

     

     

     

     유이가 눈을 크게 떴다.

     유트와 린디가 몸을 숙였다.

     경호 임무를 수행하던 지크프리트조차도, 비상상황에 등골이 얼어붙었다.

     
     불꽃과 함께 번개가 흩날린다.

     아는 사람이 본다면, 그것이 그의 어쩔 수 없는 분노와 통곡이 형태를 띤 것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가야 할 길을 가고 싶을 뿐인데도 자신의 힘이 부족한 것에 대한 한탄. 분노. 슬픔. 이 모든 것을 뒤섞은 부정적인 감정을 연료로 삼아 그 번개는 무작위로 발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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