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는 대조적으로, 무대 위는 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차갑고 조용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너와 이런 식으로 맞붙게 될 줄은 몰랐지만 ...... 잘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몰라."
이미 양팔에 통파를 장착한 크라이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로이에게 말을 건넸다.
"저로서는 이렇게 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신은 이 손으로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흠......"
두 사람이 규정선에 서자, 경기 시작의 램프가 차례대로 불을 밝힌다.
"아마도, 말인데."
"?"
"우리 팀을 통과점이라 생각하는 거지? 마음가짐으로는 올바르겠지만, 지금은 안 돼."
크라이스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이었다.
【E N G A G E F R E E】.
역대 경기 종료 시간이 5초도 넘지 않은 로이가 선제공격을 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미리 시전 했던 2절 분량의 마법이 발동하여 그의 검에 번개를 입힌다.
(어?)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그저 밟고 들어가서 베어 버릴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로이의 몸은 그 생각을 무시하고 방어 본능에 따라 방어 자세를 취했다.
바로 그 순간, 충격. 로이의 몸이 무대 위를 굴렀다. 아슬아슬하게 링아웃이 되려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검을 무대에 꽂고 가까스로 멈춰 섰다.
"오...... 막은 거냐. 하지만 모처럼의 경기, 한순간에 끝나는 것도 지루하다고 생각했으니 이것도 괜찮겠지."
장내가 술렁거린다.
하지만 그 놀라움은, 분명히 웨스트교 사람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오는 것이 더 컸다.
[어떻, 게 ......!]
[크라이스 씨, 설마 방금 ......!?]
놀라서 흔들리는 대회장 속에서, 로이도 상대의 이변을 눈치챈다.
"앗 ......!?"
고개를 든 로이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연습 경기에서는 통파에만 사용했던 화염 속성의 마법.
그것이 지금은ㅡㅡ크라이스의 몸 곳곳을 뒤덮고 있는 것이다.
"보면 알겠지? 그런 거야."
선천성 육체적 마력 부적합.
실력주의인 웨스트교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클라이스가 중앙교에 들어가지 못한 유일한 이유이자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 펼쳐지고 있는 이 광경은 뭔가.
"어, 어째서......! 오늘의 다른 경기에서는 숨겨뒀다는 뜻!?"
"아니, 진짜 방금 전에 나았다고. 미열이 좀 심하네, 하하하."
말은 가벼웠지만, 그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목소리도, 표정도, 몸놀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지한 열정이 담겨 있었다.
크라이스는 입술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새로운 탄생을 축복하는 듯, 두려움 없는 미소를 지었다.
"──오늘의 나, 조금 최고조지만 참고 견뎌봐."
저주에서 풀려난 남자의 불꽃이, 하늘을 찌를 듯 맹렬히 타오르고 있었다.
◇
"......어이. 이거 네 약혼남이 지면 네 탓 아냐?"
첫 접촉을 보고, 옆자리에 앉은 로빈이 뺨을 긁적거리며 중얼거렸다.
"안 질 거예요."
"뭐라고?"
"로이는 지지 않아요. 이 정도의 시련은 그 녀석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
"......아~ 그러셔."
......그보다, 이 각성이 제 탓인가요?
〇일본대표 당연하잖아, 바보야! 바~~~~~보!! 좀 배워!!
〇화성 우오 ...... 풀스펙 발동 크라이스 ......설정 자료집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
〇제3의성별 크라이스의 팬들 엄청나게 흥분해서 웃겨
〇잠자리헌터 신의 한 수ㅋㅋㅋㅋㅋㅋㅋ
〇독수리안티 덕분에 공급이 좋아져서 감사하고 싶지만, 이 여자한테만은 감사하고 싶지 않은 심각한 버그
〇찔러용 좀 자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