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못해서가 아니잖아요!?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 건가요!"
"...... 무엇을 위해라니."
"자신에게 소원이 없다고 해도! 그 카페는...... 당신은 영웅의 꿈을 대신 이뤄주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을 거예요! 그것은 의무나 책임이 아닌! 당신의 의지!!"
코와 코가 맞닿을 듯한 거리에서, 나는 그에게 외쳤다.
"이제 말해봐요, 롭존 글라스! 여기서 아무 말도 못 하면, 원하는 대로 이 손으로 당신을 죽여버리지요! 정말 아무런 의지가 없는 것 같으면 여기서 끝나도 좋아요! 하지만, 그래도!"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나는 입술을 깨물며 입을 다물었다.
그의 눈은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안쪽에서 조용히 색깔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뚝뚝.
말이 흘러나온다.
"나는, 싸움을 멈추고 싶어."
아마도 그것은, 무의식 중에 내뱉은 말일 것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 눈을 크게 떴는데, 그러나 곧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래. 나는 ...... 다시는 그런 광경을 보고 싶지 않아 ......!"
그는 내 어깨에 놓여있던 내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나는 이번에야말로 구하고 싶어......! 구해내겠다, 그 일을 위해 나는 살아 있는 거야! 어른 때문에 희생하는 아이를 단 한 명도 만들지 않기 위해!"
그 흔들리는 눈동자 속에서.
나는 확실하게, 노을을 등지고 웃으며 꿈을 이야기하는 옛 영웅의 그림자를 보았다.
"아이들이 웃을 수 있도록, 웃을 수 있는 곳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던 그의 소원을, 내가 실현하고 싶다 ......!"
그래, 그렇게 하면 돼요, 롭존 씨!
"잘 말했어요!"
비를 맞으며, 나는 그의 팔을 잡아당겨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원래부터 정했었지만, 지금 다시 한번 정했답니다. 그 부대의 야망,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하게 하겠어요 ......! 내가, 마리안느 피스라운드가, 당신과 함께 싸우겠사와요!"
내일은 대항운동회의 둘째 날.
전부다, 전부 거기로 모인다.
"...... 괜찮겠어? 아무리 전단장의 딸이라 해도 너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닥치세요! 저는 어른을 대신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제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를 패버리고 이기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싸우는 이유는 저 외에는 누구도 결정할 수 없어요!"
정면으로 쳐다보는 롭존 씨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나는 입술을 치켜들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언어도단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자식을 부려먹다니 ...... 거기다 파괴와 혼란을 최종 목표로 삼다니........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제가 그들을 진짜 파괴와 혼란에 빠뜨려 주지요!"
내가 이렇게 선언하자, 롭존은 무언가 깨달은 듯이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정말 ...... 이제야 이해가 돼. 너는 확실히 전단장의 딸이구나. 그의 뜻을 이어받아,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하려고 하는구나."
"당연하답니다!"
나는 오른손으로 뇌우가 내리는 하늘을 가리켰다.
결국 뇌우 같은 것은 대기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현상에 불과하다. 내가 있는 곳은 더 높은 곳, 성층권을 넘어선 저 너머의 별들의 바다!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하수들아!
"왜냐면! 마법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든, 전쟁을 끝내든, 그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제가 지금! 이 순간! 어둠을 뚫고 빛나고 있기 때문이니까요!!"
...... 뭐, 분수를 알고도 이쪽으로 오려고 하는, 무식하게 정직한 뇌전은 싫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