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의 금단의 주문 '번개'는, 세바리스의 계보 중에서도 약간 후기라서...... 균형 잡힌 구성을 하고 있지."
딸의 어깨에 손을 얹은 그루스타크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상황은....... 안 좋아. 1:1로 밀어붙일 수 없는 이상, 포위당하고 있는 것이 너무 큰 걸림돌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에린이 아버지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아버님. 하지만 저 '유성' 사용자,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네요."
"에린."
소녀의 어깨가 움찔했다.
"괜찮아. 너라면 이길 수 있어."
"......네, 그래요. 저라면 이길 수 있어요."
ㅡㅡ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내 머릿속 깊은 곳에서 '뿌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감정이 이성에 앞섰다. 눈앞의 광경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마음이 외치고 있었다.
"괜찮아. 넌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병사다. 네가 이기지 못할 상대는 없어."
"네, 맞아요. 저는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병사. 제가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없어요."
돌발적인 격정에, 뒤늦게 이성이 그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의 대화에는 에린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녀는 그저 그루스타크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자식의 승리를 기원하는 부모의 말처럼 들리지만, 속내는 다르다. 그저 사실로서 말하며, 그것을 그녀의 내면에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은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대장!? 우리가 싸운 것은 그런 아이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는데 ......!"
"그래. 세계의 미래를 위해 외국의 아이들을 학살하는 앞잡이였지."
비통한 목소리를 내던 롭존 씨가 굳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이 세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말로 평화일까?"
"평화가, 당연하잖습니까 ......! 전쟁 따위는 있어도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것을!"
"롭존 ...... 너의 결론은 일면적이다. 이 세상에는 더 많은 파괴와 혼란이 필요해. 그쪽이 더 재미있지 않겠어?"
"뭣────??"
시끄러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너는, 그 의미불명의 사상을 위해 뭘 하고 있는 거냐.
"웃기지 마시죠."
펼쳐진 유성의 비트가, 파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검은 불꽃을 튀기며 흩뿌렸다.
해변학교 때에도 보았던, 나의 정신을 반영하는 증오의 색이다.
"그렇게 ...... 왜 남을 옭아매면서까지 야망을 이루려고 하는 건가요?"
롭존 씨가 혀를 내두르며 나를 쳐다본다.
"자유를 빼앗아서,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웃음을 깨뜨려서,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그루스타크가 옅은 미소를 짓는다.
"왜 당신 같은 인간이 이렇게 태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죠!?"
나는 분명히 알았다.
이 남자가 이끄는 피스키퍼라는 놈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죽도록 짜증 나게 하는 쓰레기 놈들이다.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에린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안 들어! 아버지 행세를 하는 쓰레기가 누구의 허락을 받고 숨 쉬는 거야!
"아버님한테 손대지 못하게 할 거야."
"비켜! 그건 당신의 아버지도 아니고, 그저 당신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일 뿐이잖아요!"
증오에 휩쓸리지 않는다. 해변학교에서 그것은 극복했다.
하지만── 증오를 억지로 억누를 필요도 없다.
"호오. 유성에는 그런 힘도 있군......."
"질문에나 대답하세요. 당신은 그 아이의 의지를 빼앗고, 묶어서 무엇을 하려는 건가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정면에서 그루스타크를 노려본다.
"실험."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대답했다.
"금주보유자의 정신은 금주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자아를 외부에서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금주보유자는 무작위적인 마법사가 아니라 금주라는 강력한 전략 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유닛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
"............"
"결과는 방금 네가 몸소 체험한 것처럼 대성공이었지."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