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13 공중전-In the Sky-(후편)(7)

　서로 주먹다짐을 하고 있자, 급히 달려온 팀원들이 나와 로빈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 안 돼, 피스라운드!　상대는 스타 선수니까 ......!　얼굴에 상처를 입히면 네 책임 문제가 심각하다고 ......!"
"그럼 더 좋죠!　다시는 사람들 앞에 못 나오는 얼굴로 만들어서 가면을 쓴 선수로 데뷔시켜 주겠사와요!　이름은 샤아 아즈나블이 될 거랍니다!"
"이 녀석을 위해 노력한 게 정말 후회스럽다."

　골키퍼 선배가 나를 조르고 있는 동안, 저쪽에서도 주장이 로빈을 조르고 있었다.

"진정해, 로빈!　네가 전혀 쿨한 캐릭터가 아니었다는 건 처음 알았지만, 이 난동은 좀 지나쳐!　상대는 여자라고!"
"확실히 여자지만!　여자 이상으로 이 녀석이 멍청하다구요!　이건 때려서 고쳐주려고 하는 것뿐이라구요!"
"너를 에이스로 삼는 거, 지금이 가장 불안해졌어."

　서로를 노려보면서, 거친 콧김을 내뱉는다.

　일단 주먹다짐은 됐다며, 진정했다.

　구속에서 벗어나서, 뭐 우승은 우승이구나 ......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그 순간이었다.

"널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로빈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 어떻게?"
"내 경기를 볼 때마다,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해 줄게."

　저쪽 선수들은 잠시 눈을 부릅떴다가, 무언가를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뭐, 기대해 볼게요."
"그래, 기대해 봐."

　말을 끊은 그는 경기장을 둘러보았다.

　이쪽의 소란스러움이 한풀 꺾인 것을 알아차린 관중들이, 성원의 함성과 함께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두 학교의 선수들이 꽃가루 속에서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너를 무언가에 빼앗기는 게 싫었어. 그게 다야."

　소란스러움 속에서, 로빈이 툭 내뱉었다.

　너무도 솔직한 말에, 나는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

"왜."
"아니요...... 저는 당신을 하늘에 빼앗겼는데요?"

　왠지 모르겠지만.

　그날의 우리들, 웃으면서 하늘을 날고 있던 우리들의 모습이.


　지금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생각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이야~ 젊음이란 참 좋군요~"

　동시 우승이라는 전대미문의 결말을 맞이한 스카이 마기카를 바라보며.

　귀빈석에 앉은 귀족들은 와인잔을 한 손에 들며 환담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마리안느는 이제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성녀를 몰락시킨 것을 시작으로, 기사단의 대장을 타도했다. 국내의 힘의 균형이 마법사, 나아가 귀족원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그녀 덕분이다.


　정치적, 혹은 권력투쟁을 지향하던 귀족들의 의욕은, 자신들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일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이완ㅡㅡ표현을 달리하면 평화주의자ㅡㅡ되어 버렸다.


　그런, 어떤 의미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맨 앞줄에서 멍하니 서 있는 한 청년의 모습.

　
(............ 로이)

　
　등 뒤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며.

　댄은 아들이 여태까지 중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다.

"......!"

　인사도 잊은 채, 로이는 내빈석에서 재빨리 퇴실했다.

　발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큰 걸음으로 복도를 지나가다가,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는 당황했다.

　흔들거리며 벤치에 앉은 로이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부럽다)

　꾸밀 여지가 없는, 솔직한 감상이었다.

(...... 나도 그렇다. 그녀를 따라잡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나도 저렇게 ...... 대등한 위치에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면)

　주먹을 꽉 쥔다. 손톱이 피부에 파고들어 피가 날 정도로 꽉 쥐었다.

　기도하듯 그 손에 이마를 얹고서, 로이는 신음소리를 애써 참았다.

(지금의 나로는 안 된다. 하지만 나는 ...... 그녀 옆에 서는 자는 내가 아니면 안 돼.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