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13 공중전-In the Sky-(후편)(2)
    2023년 05월 24일 20시 56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운영진에게 출전을 신청한 후, 학생회장과 헤어져 부회장과 함께 대기실로 왔다.

     가는 길에 부회장이 가르쳐 준 핸드사인을 머리에 쑤셔 넣었다.

    "좋아 ...... 문제없사와요."
    "정말요?"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부회장에게, 나는 손짓으로 '맡겨라, 지원은 필요 없다'고 전했다.

    "...... 놀랐습니다. 대기실로 가는 길에 다 외우셨나요?"
    "마법의 구축식에 비하면 쉬운 일이잖아요."

     나머지는 뭐, 구체적인 내용은 예전에 쓰던 사인과 비슷한 내용이었으니까.

     대기실에 들어가기 전, 인접한 여자 탈의실에 들어갔다. 체육복에서 속옷 등을 포함한 유니폼으로 갈아입어야만 한다.

     문을 열자, 앞서 중앙교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무표정한 여학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 당신도 준비 중이었네요. 다음 경기에는 저도 출전할 예정이니, 포지션의 조정을........"
    "사인해 주세요."
    "??"

     뭐? 갑자기 뭐야? 무슨 소리야?

     나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방금 배운 중앙학교 팀의 손사인으로 '등 뒤는 맡긴다, 행운을 빈다'라고 전했다.

    "............"

     무표정한 여학생은 고개를 저으며 색종이를 내밀었다.

     이쪽의 사인인가! 아 그렇구나, 확실히 내 팬이라고 했었지 ......

    "알았어요. 의논하면서 해도 괜찮나요?"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게서 색종이를 받아 쓱쓱 사인을 써 내려간다.

    "그 남자는 제가 처리해 놓을 테니, 다른 한쪽 공을 주축으로 공격을 짜주세요."
    "보조는?"
    "저쪽에서 인원을 투입하면 적절히 대응하는 형태로. 경기를 지켜보니, 기본 진형은 센터 스트라이크와 더블 사이드와 상하 스네이크 크러쉬, 이 세 가지가 기본 진형이겠지요?"
    "...... 응. 아까 손동작은 외웠어?"
    "네."

     색종이를 돌려주고서, 팔꿈치와 무릎에 보호대를 감고 귀와 눈에 보호용 장비를 부착한다.

     그리운 느낌이다. 공중에서의 초고속 기동으로부터 감각기관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장비다.

    "일단 옷 갈아입기는 끝났답니다."
    "그럼 대기실에서 장비의 확인을."

     부회장의 권유에 따라, 탈의실을 나와 대기실로 향한다.

     이제 남은 것은 비행용 서핑보드와 보드와 연결되는 전용 신발인데 ......

    "사이즈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니 괜찮을 것 같지만, 메이커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참아주시는 형태가 될 것 같지만 ...... 피스 라운드 양?"

     안내를 받은 곳은, 다소 피곤한 팀원들이 쉬고 있는 옆에 널린 예비 장비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는데도 울 것만 같았다.

     내가 클럽 시절 사용하던 메이커인, W&E의 풀 세트가 그곳에 있었다.

     보드는 커스텀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내부 출력에 미세한 조절만 하면 된다.

    "...... 아니요. 최고의 제품군이네요."

     주니어 유스 클럽에서 2대 간판을 내걸고 활동하던 시절의 나와 완전히 같은 장비다.

     아, 돌아왔구나 하는 감회가 새롭다.

     로빈 녀석은 하늘이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고 했다. 그 마음은 알겠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지금 다시 돌아왔다.

     

     

     

     ◇

     

     

     

     그렇게 장비를 갖춘 뒤,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회의를 하고 드디어 경기를 맞이했다.

    "문설트-D스핀 슛!!!!"
    "뭐야, 그 기술 이름 처음 들어봤는데, 어이!"

     로빈에게 빼앗은 공을, 공중에서 회전하면서 가볍게 하늘로 던지고는 서핑보드로 쳐낸다.

     보통은 골대로 던지는 슛에 극적인 위력을 더할 뿐만 아니라, 보드 전체가 회전하기 때문에 슛 모션이 방해받기 어려운 큰 기술이다.

    "앗싸아아아아 추가점이다!"

     뒤에서 쫓아오는 로빈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슛은 뛰어든 골키퍼의 양손을 뚫고 골문을 통과했다.

     이로써 3연속으로 나의 득점이다.

    [누가 이 광경을 예상했을까요!? '세기의 에이스' 로빈 스나이더와 '유성영잉(流星零剰)' 마리안느 피스라운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내 신인 최고봉의 마법사는 스카이 마기카조차도 강했다──!]

     아나운서의 안내방송이 고막을 두드리는 가운데, 다른 쪽의 공으로 시선을 돌린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