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12 공중전-In the Sky-(중편)(5)
    2023년 05월 24일 04시 13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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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결승전의 카드가 결정될 때인가 봐요. 아마 중앙교와 그쪽이 될 텐데, 절대 봐주지 말아요."
    "그럴 리가 없잖아."


     마리안느는 재빨리 일어서더니, 아이스박스를 들고 자리를 떠났다.

    "그럼, 건투를 기원할게요."
    "......고마워."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로빈은 잠시 동안 벤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었다.

    (하늘의 포로라)

     아까 마리안느의 말이 몇 번이고 머릿속을 맴돈다.

    (...... 사실은, 저 녀석이 있었으니까. 저 녀석과 함께 날 수 있어서 좋았었는데)

     겨우 벤치에서 일어나, 고개를 흔들며 의식을 전환하고 선수용 텐트로 돌아간다.

     이미 보드의 정비를 마친 선배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로빈을 맞이했다.

    "오, 로빈이 돌아왔구나. 상대는 역시 중앙교가 되었어."
    "웬일이래, 금방 돌아올 줄 알았는데 좀처럼 돌아오지 않다니 ...... 무슨 일 있었냐?"

     팀원들의 질문에 로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을 열었다.

    "잠깐, 첫사랑을 만나고 왔습니다."

     그 말에 팀원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몇 초간 침묵을 지켰다.

     쭈뼛거리면서 주장이 입을 열었다.

    "로빈, 너 ...... 사랑에 관심 없을 줄 알았다고. 누구의 구애에도 흔들리기는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었잖아. 얼마나 많은 매니저들이 너한테 차여서 그만둔 줄 아냐?"
    "우리 여자들한테는 반짝임이 부족하거든요. 나 이외엔 다 쓰레기라고 단언할 수 있는 그런 반짝임이......."
    "...... 네 취향 진짜 별나다."
    "자각은 있습니다."

     로빈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하고서, 자신의 보드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

     

     

     잠시 후 시작된, 대항운동회 첫날의 가장 큰 볼거리인 스카이 마기카 결승전.

     하늘에 중앙교와 이스트교의 선수들이 줄지어 서서 보드에서 마력을 뿜어내며 공중에 머물러 있다.

    [자아, 운동회 첫날도 막바지! 스카이 마기카 결승전은 중앙교와 이스트교의 대결이 되었습니다!]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스트교가 자랑하는 국내 최강의 선수, 로빈 스나이더는 두 눈을 부릅뜨며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앙교에서는, 예선에서 한 명의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예비 선수였던 선수가 대신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로빈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그래, 긴급 출전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째서??"
    "여러 일이 있었답니다 ......"

     애초에 내가 후보였던 것조차 처음 듣는 이야기다.

     자세히 말하기는 싫지만, 요컨대 학생회장이라는 암여우에게 속은 것이다.

    [그럼, 경기 시작입니다!!]

     시작의 신호음이 울림과 동시에.

     놀란 로빈이, 패스받은 공을 들고 보드를 작동시켰다.

     분사된 마력이 공중으로 꼬리를 남기며 그의 고도를 크게 낮추었다.

     저 녀석, 나를 우회해서 나아가려 하고 있어!

    "덤벼 봐, 얌마!!"
    "켁──!"

     이쪽에서 급제동을 걸며 상공에서 기습, 순간적인 교전.

     그가 들고 있던 공을 빼앗았다. 스카이마기카의 감각은 사라졌지만, 요컨대 공중전이다! 그쪽의 경험은 싫을 정도로 쌓아두었다고!

    [앗......! 마리안느 선수, 로빈 선수에게서 순식간에 공을 빼앗습니까!? 잘못 봤나요!?]

     다행인 점은.

     확실히 기량도 올라갔고 체격도 달라졌지만.

     미세한 버릇은 유소년 경기에서 함께 뛰던 때와 변하지 않았다.

     즉, 그거다! 지금 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는 바로 이 나다!

    "이 스카이마기카에 미친 녀석! 주제를 알고 조용히 땅이나 기어가지 그래요!"
    "뭐어어어어어어! 멍청한 여자 치고는 열심히도 말하잖아! 날아가고 싶냐!? 날려버린다!!"
    "멍청한 여자아!? 날아가고 싶나요!? 날려버릴 거예요!!"

     다른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고 있음에도 갑자기 큰소리를 내는 나와, 지금까지의 쿨함을 버리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 로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알게 뭐냐! 열받았어!

     이번엔 땅바닥에 떨어뜨려서 네놈한테 깨닫게 해 주마! 스카이 마기카에서도 내가 최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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