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선수들의 평균치는 이스트교가 압도적으로 높다. 다른 선수들이 진형을 짜며 볼을 주고받지만, 평균에서 떨어지고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중앙교 선수들은 공격을 막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한꺼번에 대량 득점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번 혼자서 돌진하기는!"
골키퍼로부터 공을 받은 로빈은,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이쪽으로 돌진해 왔다.
시선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다른 곳은 내다보지 않는다.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때만이랍니다! 애초에 전에는 당신도 따라했잖아요!?"
"그때는 널 돕기 위해 필사적으로 따라왔을 뿐이라고! 네가 끼어들지 않아도 내가 방어를 무너뜨릴 수 있었어!"
"결국 무너뜨린 건 저였지만요! 나의 승리~!"
"뭐어어!? 냉정하게 바라봤던 내 승리인데!?"
소리를 지르면서도, 녀석은 나와 접촉하기 직전에 조금씩 마력을 분사하더니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스쳐 지나가 버렸다.
역시 물건이 너무 다르다 ......! 실력을 올린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이다!
"뭐야! 초반의 부대낌은 우연이었냐고!"
"잠자코 있자니 ......!"
로빈이 우리 팀 골대에 공을 넣자, 환호성을 지르며 입술을 치켜세운다.
확실히, 경기 시작 직후에 순간적으로 공을 빼앗은 것은 상대가 완전히 집중하기 전을 타서 기습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답니다!"
"뭐라고......!"
"내 앞길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승리의 영광뿐!"
골키퍼로부터 공을 받아 그대로 노룩으로 밑에 떨어트린다.
몇 초 반응이 늦어진 로빈의 시선 끝에서, 우리 팀의 동료가 공을 받아 그대로 적의 골문으로 돌진했다.
"큭......! 그 거창한 말을 해놓고서 단독 돌격이 아니라니!?"
"제 말과 경기 내용과는 상관없잖아요?"
뭔 소리하는 거냐? 이 녀석.
"최악이다! 아니, 평소대로인가......! 너, 자신감과 경기 플레이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을 때가 있었지 ......!"
당연한 이야기잖아, 그건.
나는 강하다. 최강. 그건 맞지만, 스카이 마기카에서는 아군에게 패스를 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순간이 엄청 많이 존재한다.
서둘러 방해를 위해 향하려는 로빈에게, 이스트교의 주장이 말을 건넨다.
"어이 로빈, 너 아까부터 저 애랑 너무 붙어있어! 좀 더 자유롭게 움직여도 돼. 이쪽에서 도와줄게!"
"사귀지 않는데요!?"
"갑자기 무슨 말이야!?"
아니, 정말 갑자기 왜 저래?
◇
경기가 전반전의 반환점을 지날 때, 점수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그것은 급하게 투입된 마리안느 피스라운드가 혼자서 대량 득점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빌어먹을 ......익숙해지고 있어......!)
마리안느의 행동이 매 순간 매초마다 정교해진다.
그것은 진화가 아니다. 예전의 감각을 되찾고 예전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 전체를 조망하듯,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 패스를 연결한다. 여러 선수가 마크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진 깊숙이 파고들어 수비를 교란시킨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로 위에 있던 아군에게 패스를 연결해 노 마크의 슛을 날리게 한다.
이 장면을 본 관중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초반의 에이스 대결에서 연상되는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마리안느에게 할당된, 그리고 완벽하게 응해주고 있는 것은 바로 전선 지휘였던 것이다.
(정말 대단한 여자야, 정말! 여러 번 견학을 다녀온 프로리그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문데......!)
하지만 로빈은 마리안느 피스라운드의 강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려한 단독 돌격, 바보 같은 입담과 함께 펼쳐지는 스탠드 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