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7 화 분수의 기행
    2020년 12월 27일 07시 58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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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29/





     렉트가 찾아오기 조금 전, 멜로디는 루시아나에게 이끌려 정원의 안에 와 있었다.


     분수의 가장자리에 앉아서, 멜로디는 여태까지의 일을 설명했다.


     "......그렇게 된 거예요."


     죄송하다는 듯한 어조의 멜로디.

     전부 다 들은 루시아나의 미간에 깊은 골짜기가 생겨났다.


     "다시 말해, 멜로디는 그 렉티아스플로드라는 기사작에게 속아서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어쩔 수 없이 무도회에 오게 되었다는 말이네."


     "아가씨, 저 그렇게까지 피해자같은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있는 그대로 설명했을 터였는데, 루시아나의 반응은 어딘가 이상하다.


     "그 드레스도 그가 만들어준 거지? 이렇게, 천사같이 예쁘게 장식해 놓고선.....뭐 귀엽긴 하지만. 거기다 변장이라고 하면서 멜로디의 머리와 눈색깔을 자기 색으로 맞춰버리다니......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글치만, 어째서, 왜 독점욕.....그리고 너무 파렴치하잖아!"


     "아가씨, 색깔은 제가 스스로 바꾼 건데요?"


     "겨우 기사작 주제에, 신분을 믿고 내 메이드를 손에 넣으려 하다니 용서 못 해!"


     "아가씨!?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이 튀어나갔는데요!?"


     "왜 난 여기에 하리센을 갖고 오지 않은걸까. 가져왔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백 번은 쳐줬을 텐데! 아니, 지금이라도 가지러 돌아가야겠어!"


     "아가씨!? 진정하세요!"


     외치면서 머리를 막 긁어대다가 확 일어선 루시아나를 보고 멜로디는 달라붙었다.


     "말리지 마 멜로디! 괜찮아, 넌 내가 지켜줄 거니까!"


     "꺄악! 진짜 그만두세요 아가씨!"


     껴안아서 멈추려고 했는데, 루시아나는 완강한 의지로 걷기 시작했다.

     마법을 안 쓴다면, 신체능력은 루시아나 쪽이 약간 위다. 영지에서의 노동 덕분일까.


     "부탁드려요, 그만두세요 아가씨! 아가씨께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어요!"


     "멜로디, 설마 너, 그 녀석을......그 남자, 절대로 용서 못 해!"


     "꺄악!? 멈출 수 없어, 아가씨를 멈출 수 없어어어어어!"


     하지만, 멜로디의 다음 한마디로 루시아나는 제정신을 되찾았다.


     "부탁드려요 아가씨! 렉트 씨는 친구예요! 그러니 부디ㅡㅡ"


     ".......친구?"


     "사람 앞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건 그만......어라? 멈췄, 꺅!"


     "꺄아!?"


     갑자기 정지하는 루시아나. 그러나 나아가는 그녀를 멈추려고 필사적으로 끌어당겼던 멜로디는 멈추지 못했다. 차가 갑자기 멈춰지지 않는 것처럼, 인간도 갑작스레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루시아나는 멜로디가 잡아당겨서, 둘 다 몸을 겹치듯이 지면에 쓰러졌다.


     "미안해, 멜로디! 괜찮아!?"


     "아야야. 예!"


     일어선 멜로디의 모습에, 루사아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정말 미안해, 멜로디. 드레스가......"


     멜로디의 드레스는 잔디와 흙이 묻어서 더러워지고 말았다.


     "이 정도는 괜찮아요. ......어떤 때에도 당황하지 않고 청결하게 [라반에마젠자] "


     손바닥에 희뿌연 빛이 생기자, 멜로디는 무언가를 던지듯이 양손을 올렸다.


     빛나는 가루가 나와서 드레스의 얼룩에 닿자, 한순간 터지는 듯한 빛이 생겨나며 순백으로 되돌아갔다.


     "이걸로 문제없네요."


     루시아나의 앞에서 천사처럼 빙글 돌아보는 멜로디. 루시아나도 무심코 황홀해지고 만다.


     ".....그렇네. 정말, 예뻐."


     "감사드려요."


     루시아나의 눈동자에, 기뻐하며 미소짓는 멜로디의 얼굴이 비추어졌다.

     그건 매일 보아왔던 그녀의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였다.


     '.......나, 방금 전까지 뭘 하고 있었을까?'


     그것이 루시아나가 냉정함을 되찾은 순간이었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얼굴이 새빨간데요? 설마 열이라도!?"


     "아, 아냐. 아무 일도, 아무 것도 아냐!"


     "네? 자, 잠깐 기다리세요 아가씨!"


     루시아나는 달려갔다. 수치심으로 가득한 얼굴을 멜로디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ㅡㅡ.


     "꺄악! 아가씨, 뭐하시는 건가요!? 화장이, 그게 아니라 위험하다구요!?"


     "고로로로로로로로....."


     머리를 식혀야 해! 라는 사고회로에 따라서, 루시아나는 분수 안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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