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5 화 낙원은 그곳에 있었다
    2020년 12월 26일 17시 45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27/





     한순간의 침묵. 그리고 음악이 다시 울리기 시작하자, 무도회장의 시선은 다시금 댄스홀로 향했다.

     많은 자들의 시선이 천사와 요정이 자아내는 신비의 세계로 빠져들며 매료되어갔다.


     리드하는 것은 아름다운 요정희, 루시아나루틀버그 백작영애.


     그리고 그 손에 몸을 맡기며 그야말로 진짜 천사를 방불케하는 경쾌한 발놀림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은......도대체 누구일까?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렉티아스프로드 기사작의 파트너인 세실리아 양이라고.


     'ㅡㅡ아, 여기. 어제 고치는 편이 좋다고 주의한 부분. 내가 틀리지 않게 리드하고 있어.'


     루시아나가 자기의 가르침을 제대로 흡수한 모양이어서ㅡㅡ멜로디의 긴장된 마음에 열기가 차올랐다.


     '여기도. 아, 이것도. 아가씨, 남자 측이 리드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셔.'


     

     갑자기, 두 사람의 시선이 겹치고ㅡㅡ루시아나의 눈동자가 말했다.


     '왠지 이젠 아무래도 좋아졌어. 일단 춤추자, 멜로디! 정말 즐거워!'


     얼음같이 동결되었던 마음이, 순식간에 녹았다.


     '......예, 아가씨!'


     그렇게, 뮤지컬이 시작된다.


     


     루시아나의 진심을 보고 기분이 고양되고 만 멜로디.

     흥분한 마음은 그녀의 강대한 마력을 자극하였다. 비대해진 마력의 일부가 멜로디의 제어를 잃고 은색 빛이 되어 그녀의 몸에서 분출되었다.

     그리고 그 빛은, 그녀가 걸을 때마다 남긴 약간의 마력 잔해를 자극시켜서 댄스홀에 환상적인 광경을 만들어 내었다.....빛이 휴식 구역까지 퍼지지 않은 건 불행중의 다행이랄까.


     그리고 제일 놀라며 당황한 사람은 루시아나였다


     '메, 멜로디!? 무슨 짓을 해버린 거야아아아아아!?'


     루시아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상황을 보면 원인이 멜로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 보였지만, 확실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어 보였다. 아직 얼버무릴 수 있어!


     해야 할 일은 하나. 루시아나는 미소지으며 멜로디의 발을 밟았다.......하이힐로.


     '아야아아아아아앗! 무슨 짓인가요, 아가씨!? 댄스 중에 남자 역이 여자의 발을 밟다니 정말 실례라구요! 저택으로 돌아가면 재교육확정이에요!'


     '일부러 그런 게 당연하잖아! 그보다 주변을 봐 주변! 이거, 멜로디가 한 거지!'


     "네? 주변이라니......꺄아아아아아! 뭔가요, 이 빛은!?'


     참고로, 시선으로 대화하는 두 사람은 미소지은 채였다.

     그리고 루시아나가 멜로디의 발을 밟았지만 두 사람의 댄스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녀가 발을 밟은 것은 누구도 눈치 못 챘을 것이다.

     

     '일단 빨리 어떻게든 해봐!'


     '이, 이게 뭐람? .......아, 이거 내 마력이네. 그렇다면.....'


     멜로디는 댄스를 추면서 흥분한 마력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씩 회장의 빛이 사그라들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음악은 종막을 맞이한다.


     그리고 음악과 댄스가 끝난 순간ㅡㅡ.


     '음음음음음! 빛이여, 사라져라!'


     댄스홀에 있던 모두가 화려한 포즈를 지은 그 때, 회장에 남아있던 모든 빛이 튕겨나는 듯 빛나서 사라졌다ㅡㅡ아름다운 피날레가 연출되었다.


     숨죽이는 무도회장. 무용수들의 숨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린다.


     그로부터 몇 초 후, 너무 감동한 나머지 일어선 국왕 부부를 필두로 커다란 박수가 이어졌다.


     그들이 본 광경은 정말 현실같지 않았다.

     무도회장에도 마법사는 있었지만 너무 감동한 나머지 이성을 잃고 말아서, 눈앞의 광경과 마력을 연관지을 수는 없었다.

     그보다, 감정이 고조됨과 연동하여 마력이 빛으로 새어나오는 일은 필두마법사라 해도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눈치챌 리가 없다. 이것도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그 때, 멜로디 일행을 주목하는 자는 사라졌다.

     박수갈채를 보내는 일에 열중해서 반대로 요정과 천사의 주의가 산만해지고 만 것이다.


     루시아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멜로디. 마법으로 슬쩍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을까? 할 얘기가 있어."


     "그, 그렇네요. 그럼.....우리들은 여기 있어도 여기 있지 않는다 [코노셴짜데셰르비] "


     루시아나와 멜로디의 주변에 희뿌연 공기의 막같은 것이 생겨났다. 바깥이 약간 왜곡되어 보인다.


     "우와, 뭐야 이거."


     "이 안에 있으면, 눈에는 보이지만 밖에선 그다지 의식하지 못하게 돼요. 모시는 분의 옆에서 방해가 안 되도록 가만히 서 있는 게 메이드의 올바른 자세라서, 제 기량으로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의 보험으로 만든 마법이지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다니."


     약간 불만스러워하는 멜로디를 보며, 루시아나는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데 의식하지 못해? .......위험해. 마음껏 악용할 수 있잖아.'


     멜로디가 메이드 업무의 일환으로 만들어낸 무수한 마법은, 그녀 이외의 사람이 보기엔 위협적인 그 무언가였다.

     예를 들면, 이 마법을 쓴다면 출입이 매우 엄격한 왕성에 침입도ㅡㅡ.


     '이걸 어째.....땡땡이 치고 있을 때 방에 들어와도 눈치챌 수 없어! 큰일났네!'


     .......루시아나는 어쨌거나 애지중지 커온 소녀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단 여길 벗어나자. 아마 지금이라면 테라스에서 나가면 있는 정원에는 사람이 없을 거야."


     "그, 그렇네요."


     '으~ 댄스로 얼버무릴 수 있나 생각했지만 역시 추궁당하겠구나아.'


     어깨를 떨군 멜로디는 루시아나에게 손을 잡혀서 정원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두 전생자, 태자 크리스토퍼와 후작영애 안네마리가 엇갈리듯이 무도회장으로 돌아왔다.


     루시아나의 백합 댄스를 뚫어지게 볼 셈이었던 크리스토퍼와, 루시아나와 댄스를 즐길 셈이었던 안네마리는 미남미녀라고는 생각치 못할 정도의 절규를 내질렀지만, 다행스럽게도 박수갈채 덕분에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았다.


     .......저 두 사람, 그렇게나 기대했던 걸까?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