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9 화 시선의 끝
    2020년 12월 27일 16시 49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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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31/





     착각이었던 걸까. 멜로디는 창문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하였다.


     '역시 기분 탓이었나? 잘 생각해보면, 저런 창문에 사람이 올라가 있을 리도 없고.'


     참고로 멜로디는 여유로웠다. 뭣하다면 마법이 없어도 찾아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필이면, 멜로디는 이런 때에 한해서 지구의 물리법칙을 전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법을 쓰면 가능한 일이었는데.

     두 세계의 기억을 가졌기 때문에 생긴 폐해, 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뭘까. 약간 신경쓰여. ......일단 아가씨의 보호를 늘리는 편이 좋을지도.'


     "아가씨, 마법을 조금 더 걸어드릴게요."


     "괜찮지만, 무슨 마법을?"


     고개를 갸웃하는 루시아나의 가슴에 멜로디의 손이 다가온다. 손끝이 펜던트에 닿았다.


     "숙녀되는 자, 예민해야 한다 [아-틸센시티보] "


     펜던트에 빛이 맺히더니, 바로 사라졌다. 척 보기에는 아무 변화도 없다.


     "멜로디, 이건?"


     "아직 개발중의 마법인데요, 감각을 예민하게 만드는 마법이에요. 라고는 해도, 특정 감각만 강화하는 건 꽤 어려워서 지금은 이렇게 도구에 마법을 부여하는 걸로 감각의 대행을 시켜놨어요."


     멜로디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하는 루시아나.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다.


     "저기......결국 이 펜던트는 센서예요."


     "센, 서어?"


     "이번엔 특히 '시선' 에 민감해지게 설정해놨어요. 펜던트를 걸고 있는 아가씨에게 보내는 시선을 펜던트가 눈치채서 아가씨에게 알려줘요. 기본적으론 악의.....남자의 흑심이라던가, 여자의 질투심, 나쁜 감정의 시선에 반응하게 되어있어요."


     "뭐야 그거 대단해!"


     루시아나는 펜던트를 들고 응시했다. 결국 이 펜던트가 있으면 누가 자기에게 적의를 갖고 있는지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영지에만 있었던 루시아나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방금 말씀드렸듯 이 마법은 아직 개발도중이에요. 제 이상으로선 아가씨 자신에게 마법을 부여하고 싶었는데요. 펜던트를 중개하게 되면 감지에 시간차가 생겨버려요. 그리고 부여대상이 어디까지나 펜던트여서, 시선의 상대가 사실 아가씨는 아니었다 하는 오작동의 가능성도 있어요. 완벽하게 되려면 아직 멀었어요."


     "그래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일부러 미완성 마법까지 쓰다니 드문 일이네."


     "일단 만일을 위해서예요. 오늘의 아가씨는 정말 예쁘시니까요. 댄스 중에도 여러 곳에서 아가씨에게 보내는 시선으로 가득했었지요. 그 때는 넋놓고 보고만 있었겠지만, 다시 회장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사람이 접근해올지 모르니까 신경써야해요."


     그건 널 보고 있던 거라고, 는 좀 말하기 어려웠던 루시아나였다.

     그리고, 그걸 눈치챘을 정도라면 댄스 중에 흘러나온 자기 마력도 신경써줬으면 한다고도 생각했다.


     "아가씨에게 악의가 있는 시선을 향했을 때, 펜던트는 빛을 내서 알려줘요. 그리고 그게 누군지도, 상대를 향해 빛이 뻗어나와서 확실히 알 수 있어요."


     "그럼 상대가 나한테 신경쓰고 있다고 들키지 않을까?"


     "빛은 아가씨한테만 보인다는 설정이니 괜찮아요."


     또다시 놀란다. 어느 세상에 입고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빛이 있단 말인가.


     '이제 와서 멜로디한테 따져도 어쩔 수 없으려나.'


     루시아나는 빠르게 포기했다.


     "고마워, 조심할게. 멜로디는 이제 돌아갈 거야?"


     "예, 그럴 셈이에요. 렉트 씨도 상사인 레긴바스 백작님께 인사했고, 저도 파트너로서 댄스를 같이 했으니 최소한은 무도회에 참가했다는 말이 되고, 렉트 씨도 원래 의욕이 있던 건 아니었으니까 슬슬 돌아가자고 말할 때라고 생각해요."


     "뭐, 어쩔 수 없겠네."


     여러 이유에 의해, 멜로디는 슬슬 무도회에서 나가는 게 적절했던 것이다.


     "자, 그럼 슬슬 진짜로 돌아가자. 어라?"


     "아가씨? ㅡㅡ아, 렉트 씨."


     둘이서 무도회장 쪽을 향했을 때, 저편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건 렉트였다.


     "흠~ 멜로디를 찾아서 여기까지 왔구나. .....뭐, 저 정도는 한다 그거네."

     

     "아가씨?"


     눈을 가늘게 하며 렉트를 바라보는 루시아나에게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멜로디의 모습에 루시아나는 눈꼬리를 내리며 미소지었다.


     "멜로디를 마중하러 온 모양이니, 난 먼저 가볼게."


     "네? 아, 아가씨!"


     루시아나는 멜로디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달려가 버렸다. 그리고 렉트의 앞에서 잠깐 멈춰서 뭔가를 말하고는, 그대로 무도회장 쪽으로 가버렸다. 남겨진 멜로디는 잠시 멍하게 있었다.


     "정말, 아가씬 정말 말괄량이라니까요. 역시 내일부터 다시 숙녀교육이에요."


     머리 속에 이후의 교육플랜을 메모하며, 멜로디를 정신을 다잡았다.

     그 때, 문득 멜로디의 주변이 밝아졌다.

     시선을 들자, 하늘에 보이는 블루문.


     '지구도, 이 세계도 달은 정말 예뻐.....아, 안되지. 렉트 씨가 왔었어.'


     보니 렉트는 이쪽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너무 기다리게 했어. 서둘러야 해.'


     "죄송해요, 렉트 씨. 이런 곳까지 마중하러 와주셔서요."


     "아니.....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


     멜로디를 이상하다는 듯이 렉트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평소와 틀리게 보였다.

     그 후, 렉트와 멜로디도 무도회장으로 돌아가서, 예정대로 무도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레긴바스 백작에게 고했다.


     "벌써 돌아가는 건가. 아쉽군. .....세실리아 양, 또 언제든지 와도 좋다. 환영하지."


     "감사드려요, 백작님."


     백작과 멜로디의 그런 대화를, 렉트는 불안한 듯 그리고 안타까운 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걸 눈치챈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이유로, 멜로디의 무도회 체험은 꽤 간단히 끝나게 되었다.



    ◆◆◆



     장소를 바꿔서, 태자 크리스토퍼와 후작영애 안네마리는.....


     "왜 가만히 창문을 보고 있어?"


     크리스가 작은 목소리로 안네마리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조금 전부터 계속, 무도회장 상단에 설치된 창문쪽으로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슬슬 그 때인데......아직 안 왔나 보네."


     "안 오다니? ......아, 그 녀석인가."


     "잠깐, 이런 중요한 때에 잊지 마. 그래, 그 녀석이야. 하지만 안 오네. 역시 누구씨가 히로인과의 만남 이벤트를 놓쳐버린 영향이려나."


     "내 탓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하지만, 히로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은, 어쩌면 그 녀석도 오늘 밤 오지 않는 건가."


     "게임대로라면 슬슬 나타날 텐데. ......네번째 공략대상자로서, 마왕에 빙의된 불쌍한 습격자. 마검사 [뷰크・킷셸] 이, 저 창문에서."


     "어느 정도 이벤트대로 나아가기 위해, 기껏해야 평소보다 약간 경비를 늘려놓기만 해서 걱정인데, 나타나지 않다니. 글치만, 왜 안 오는 거지? 설마 경비를 늘린 탓에 누군가에게 발견되었다거나? 아니 하지만, 이거라면 소란이 일어났을 텐데. 혹시 네가 창문을 계속 바라보고 있어서 도망친 건 아니겠지?"


     "그런 실수 안해! ........정말, 전혀 게임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싫어지네. 나중에 루시아나로 치유해야겠어."


     "나도, 나도! 맥스, 빨리 데려와서 소개시켜 주지 않으려나."


     둘 다 음험하다. 이런 대화를 하면서도, 둘의 미소는 변함없이 가득하니 더욱 곤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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