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8 화 징조2020년 12월 27일 12시 57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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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정말 뭐하시나요, 아가씨."
"으으, 미안해."
'이상해. 방금 전까지 내가 추궁하는 쪽이었는데, 어느 사이에 내가 혼나는 쪽이 되어버렸어.....'
분수에 머리를 집어넣으면 당연히 그렇게 된다. 이 멍청아!
이제야 냉정함을 되찾은 루시아나는 현재 분수가에 앉아있고, 멜로디가 메이크를 고쳐주고 있다. 젖은 머리와 드레스도 재빨리 마법으로 건조시켰다.
한 집에 멜로디 건조기 한 대 씩. .......와우, 정말 편리해♪
"자, 고쳤어요."
내민 거울을 보니, 조금 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아름다운 요정이 그곳에 있었다.
"고마워. 하지만 메이트업 도구라니 잘도 갖고 왔네."
"후후후, 만일을 위해 메이크 도구를 항상 들고 다니는 건 메이드의 소양이라구요."
"소양, 이라니....."
루시아나의 시선이 메이크 도구를 담아놓은 바구니(......)로 향한다.
'갖고 다닐 크기가 아닌데.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던 걸까?'
루시아나는 뭐, 뭔가의 마법을 썼겠지 라며 짐작하였다. 설마 저 순백의 스커트 안에 숨기고 있지는 않았을 테고.....그걸 상상하자, 루시아나는 가볍게 뿜었다.
'저게 스커트 안에 있는 상태로 댄스라니. 너무 귀엽잖아!'
"무슨 일인가요, 아가씨?"
"아니~ 아무 것도 아냐. 그보다 조금 전 이야기를 계속하자면.....같이 온 프로드 기사작님에겐 화내지 않는 거네?"
"그렇게 말씀드리긴 했지만 여기에 오기 전에 제대로 화냈었고, 지금은 이제 용서했어요."
"정말 괜찮아? 설마 하는 생각이지만, 이대로 여관까지 가는 건 아니겠지?"
"설마요. 렉트 씨는 요즘 무도회에 참가하지 않아서 상사인....에.....아, 생각났다. 상사인 레긴바스 백작님께서 파트너 동반으로 참석하라고 명령받았다고 해요."
"멜로디가 아니어도 됐잖아."
"적당한 사람이 없다고 하던데요? 귀족여성 중엔 파트너로 삼을 지인이 없었고, 제가 아가씨한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것도 알고 있어서 오늘 밤의 파트너로 고르게 된 거예요. 아가씨께서 무도회에 나가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당하지 않도록 아슬아슬할 때까지 저에게 비밀로 한 모양이에요. 제대로 상담해줬더라면 이렇게 급한 변장도 안 했을 텐데요."
'......뭘까. 적당한 이유로 들리긴 하지만, 함께 무도회에 가기 위한 구실로만 들리는 건, 제멋대로인 생각일까?"
루시아나의 눈에는, 렉트가 멜로디에게 마음이 있다고 보였다.
".......프로드 기사작님과는 친구였지?"
"네? 예, 친구예요."
"하지만 애칭으로 부르잖아."
"본인이 그렇게 불러달라고 해서요. 사실은 메이드인 제가 귀족분을 애칭으로 부르는 건 실례되는 일이지만, 본인이 그렇게 부탁했으니까요."
'그 시점에서 눈치채란 말이야! 어떻게 봐도 처음부터 호감도가 높잖아!'
이건 위험하다. 내버려두면 언제 강제적으로 해버릴지 모른다.
"아, 그래요, 아가씨. 렉트 씨의 저택에 저의 새로운 친구가 생겼어요."
"친구?"
"저와 마찬가지로 올워크스메이드인 포라라고 하는데요. 이 드레스도 그녀가 기성품을 고쳐준 거고, 메이크업도 그녀가 해줬다니까요. 그녀는 정말 대단해요!"
희희낙락하며 멜로디의 메이드 강의가 시작되고 말았다... 당분간 말이 없는 루시아나.
"청소와 요리는 제가 앞서는 느낌이지만, 포라는 의상과 화장 쪽이 꽤 훌륭해서 저도 놀랄 때가 많이 있어요. 그래서ㅡㅡ"
미소를 띄운 채로 침묵을 지키는 루시아나.
"그녀는 미용에도 흥미가 있는 듯 해서 입욕제도 조사하기 시작했다네요. 하지만 저택 사람은 렉트 씨 밖에 없어서 꽤 순조롭지 않다고 한탄하더라구요. 그래서 둘이 상담해서 다음 번에 아가씨에게 시험해볼까 생각해서ㅡㅡ"
.....루시아나는 생각했다.
'왠지, 딱히 충고할 필요도 없을지도.....전혀 가망없는 느낌?'
조금 전과 분명하게 텐션이 다르다. 렉트의 감정이야 어쨌든, 적어도 멜로디가 그에게 넘어갈 가능성은 현재로선......제로였다.
'......왤까? 오히려 프로드 기사작이 불쌍해졌어. 뭐 용서할 순 없지만.'
루시아나의 안에서 '렉트는 멜로디를 짝사랑한다.' 라는 구도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건 그야말로 난공불락. '둔감력' 이 뛰어난 멜로디를 공략하기엔 불가능으로 보였다.
'아마, 포라라는 애도 프로드 기사작의 마음을 알고 있을 거야. 그런데도 멜로디에게 그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말은, 그녀는 그렇게 협력적이지 않다는 뜻. 그리고 오늘 밤의 그에게서 얻은 인상과, 멜로디의 말을 믿어본다면 그 자신도 아직 사랑엔 소극적......이려나?'
실수만 안 한다면, 루틀버그 가문은 직감과 통찰력이 뛰어난 유능한 가문이다.
정말, 깜빡하지만 않는다면....
'멜로디에게 다시 충고할 필요는 없어보이네. 오히려 지금 말해서 의식하는 편이 문제야.'
자기가 주인이라고는 해도,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는 말할 수 없다.
"ㅡㅡ라는 것이에요, 아가씨. .......근데, 이런, 죄송해요 아가씨. 저도 참 그만 빠져버려서 나불나불......"
'뭐, 이번엔 멜로디 자신이 용서했으니 가벼운 충고 정도로 봐줄까.'
물론, 충고하는 상대는 렉트다. 루시아나는 일어섰다.
"자, 언제까지나 소녀 둘이서 바깥에 있을 수도 없어. 돌아갈까."
"예, 아가씨."
루시아나에 이어, 멜로디도 일어섰다. 거기서 멜로디는 문득 눈치챘다.
"아가씨, 드레스도 약간 흐트러져 있네요. 정돈할게요."
"그래? 그럼, 부탁해."
멜로디는 구겨긴 곳을 척척 다듬어감과 동시에 드레스에 부여해 두었던 마법의 상태도 확인했다.
'응, 문제는 없는 모양이야. 아가씨를 지키려고 드레스에 걸었던 보호의 마법은 어느 곳도 손상되지 않았어.'
멜로디는 만족스러운 듯 끄덕였다.
"예, 다 됐어요. 이걸로 문제없ㅡㅡ"
하지만, 그 때였다ㅡㅡ.
"고마워. ......멜로디?"
말을 끝나기 직전에 멜로디가 어떤 방향으로 시선을 보내었다. 마치 뭔가를 눈치챈 것처럼.
그녀를 따라 루시아나도 그쪽을 보았다.
그곳은 무도회장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 끝은 회장이라기 보다, 건물 윗쪽에 설치된 채광을 위한 커다란 창문 쪽이었다.....
"저 창문이 뭐 이상하니, 멜로디?"
".......아, 아니요. 아무 일도 아녜요. 아마 기분 탓이겠지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루시아나의 앞에서 멜로디는 미소를 띄웠지만, 내심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 누군가가 보는 듯 했는데....그것도, 적의와 증오에 휩싸인 시선으로.....'
하지만 그녀가 본 곳은, 당연하지만 누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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