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6 목가-Memory-(1)
    2023년 05월 16일 21시 57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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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에덴과의 만남에서 하룻밤 지나.

     여러 가지 생각으로 좀처럼 잠들지 못했던 나는, 졸음을 참아가며 아침 등교를 하고 있었다. 기분은 마치 관을 세 개 정도 끌고 이동하는 기분이다.

    "오, 마리안느잖아."

     교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책상의 맨 앞줄 중앙에 모여 있던 사람 그림자 속에서 유트가 재빨리 손을 들었다.

     언제나처럼 쾌활한 모습이다. 단추를 다 풀어헤친 짧은 런닝 아래 새빨간 티셔츠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레리미츠에서는 지휘관 역할을 맡는다고 하는데,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안녕하세요, 유트. 아침부터 정말 활기가 넘치네요."

     책상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그의 주변에, 유이 양과 로이, 린디가 모여 있다.

     나 말고는 언제나의 멤버라는 느낌이다. 별로 상관없지만 언제나의 멤버라는 말은, 밖에서 보면 상당히 불쾌하지만 내가 안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기분이 좋아져.

    "여러분도 안녕하세요. 뭔가 대항 운동회를 위한 회의라도 했나요?"
    "음......뭐, 그런 거지......"

     린디가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아직 알트리우스 씨가 그녀에게 어느 부분에 어떻게 집착했는지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 린디가 직접 밝히지 않는 한, 무리하게 끼어들지 말자는 생각이다. 그보다 파고들어서 어쩔 건데? 고문? 그런 거 유이 양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고민하고 있을 때, 유트의 옆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우리 반의 우등생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 그 책, 읽은 적 있어요."
    "으엑!?"

     제목은 『세바리스의 사회사상적 재해석 - 역사 속 최고의 현자는 어떻게 학살의 도구를 남발하게 되었는가』였다.

     금주보유자가 된 후 가장 먼저 읽은 책이다. 금주의 사회적 위치, 금주 개발 전후의 세바리스의 당시 사회적 지위 등을 정리하고 분석한 걸작이다. 하지만 세바리스에 대한 당시 기록은 극히 일부만 현존하고 있어서, 세바리스를 둘러싼 환경을 엄밀하게 분석할 수는 없었다고 저자도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한, 금주 관련 학술서로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괜찮죠, 대현자 세바리스가 대륙통일전쟁 중에서도 열었던 사설 학원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은 이것 뿐이잖아요."
    "아, 아 응......맞아. 정말 소수만 데리고 하는 학원이며, 그 학원의 회원도 통일전쟁에 참여했다는 ......"
    "그래요.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설레지 않나요."

     세바리스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인재는 그 세미나의 회원뿐이다.

     후세에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세미나 회원ㅡㅡ아니, 표현이 너무 어려워, 제자라고 해야 하나ㅡㅡ은 각각 통일전쟁이 끝난 후 제각각 국가의 설립에 기여했다고 한다. 아니, 왕족이 된 사람도 꽤 있다고 한다.

    "역사의 어벤저스들이었죠......"
    "어, 어벤저스......?"

     우등생이 생소한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위기만이라도 알아줘. 역시 무리인가.

    "언제나처럼 마법 오타쿠네 ......."
    "아무리 같은 반 친구라지만, 금주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무서워져요."

     놀란 표정의 린디와 미소를 짓는 유이.

     나도 아무리 같은 반 친구라 해도 금주에 대한 이야기는 잘 숨긴다고. 아까도 세바리스의 제자 이야기밖에 안 했잖아.

    "자자~ 모두 자리에 앉아 주세요~"

     그때, 담임인 꼬마 선생님이 출석부를 한 손에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

     계단을 올라 자기 자리로 가려고 하는데, 옆자리에 있던 유이 양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한다.

    "죄송하지만, 방과 후 ......짧게 끝낼 테니 잠깐 얘기 좀 해요"
    "............"

     거기서 깨달았다. 아침부터 모두가 모인 것은 단순한 잡담이 목적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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