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5 표명-Statement-(2)
    2023년 05월 15일 22시 23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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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가 자신이 최대한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뭐, 서로 노력하자는 거네요."
    "아니, 꽤나 부딪히는데, 나와 너의 목적은 ......"

     그건 그거, 이건 이거다.

     진지하게 꿈을 좇는 사람은 호감이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네?"

     나이트 에덴은 아이스커피를 빨대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입술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것이 네가 잘하는 폼 시프트인가. 본질적인 부분까지 파악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꽤나 참고가 되었어. 내가 사용하는 권능과 겹치는 부분을 느꼈고."
    "켁."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은 적군의 대장이었다. 나, 무심코 카드 한 장을 보여줬잖아.

     아니 ......하지만.

    "그걸 말하자면 당신도 그렇잖아요. 광속 이동이 가능하다는 걸 몰랐으니 알려주셔서 감사하네요."
    "별, 별거 아닌데? 광속 이동 정도는 카드의 하나에 지나지 않아. 카산드라 젬 아르카디우스도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눈을 돌리면서 말을 더듬는 나이트에덴.

     이쪽도 본질을 파악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광속으로 움직인다고 했지만, 그건 가속이 아니다. 더 근원적인 것이다.

     ...... 타키온 입자를 재현해 시간 유체를 장악했다고 했지? 모두 기억에 남는 말이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손을 뻗어 닿지 못했던 단계의 단어다.

     의구심이 든다.

     결국, 이 녀석, 상시적으로 불량 폼의 상위호환 같은 상태인 것이잖아.

     그렇다면 상대하는 것은 상당히 골치 아플 것 같다.

     하지만 미리 알았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 기량 폼에다가, 나이트 에덴 상대용 개량이라도 해 두어야겠다.

     뭐, 그런 것도 할 수 있음이 들통났다는 것은 너무 아프긴 하지만 말이야.

    "............ 하아~"

     남을 돕는 것을 우선시하다 보니, 수법이 드러날 위험성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마도 양쪽 다.

     

     

    〇TS에일가견  아무리 그래도 너무 멍청하다.
    〇고행무리  나이트에덴은 뭐랄까, 그럭저럭 주인공 기질인데.

     

     

    "꽤나 인간적인데, 당신 정말로 세상을 구하는 존재인가요~?"
    "당연하지."

     나는 커피를 홀짝이며 물었다.

     나이트에덴은 빨대를 잘근잘근 씹으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리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써......"
    "시럽을 넣지 그랬어요 ......"

     커피와 함께 나온 시럽을 가리키자, 나이트에덴은 깜짝 놀라며 커피에 점성이 있는 시럽을 붓기 시작했다.

    "음, 꽤 어려운 시스템이군. 맛을 자기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니......"

     규중 총각이다아.

     이 녀석을 혼자 집에 데려다줘도 되는지 불안해진다. 과연 집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그보다, 카산드라 씨를 만났었나요? 다른 금주 보유자와도 수시로 마주친 적이 있는 건가요?"
    "일부러 너를 피한 건 아니지만 ...... 나는 『프룩투스』의 소유자가 리더라고 착각하고 있었거든."

     면목이 없다며, 나이트에덴이 머리를 긁었다.

     뭐, 카리스마 같은 건 카산드라 씨를 이길 수 없으니까 그 마음은 이해해.

    "다음에는 셋이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백합 사이에 끼어드는 남자? 죽여 버리겠습니다."
    "배, 백합 사이에 끼어드는 남자 ......?"
    "여자들 사이에 끼어드는 멍청한 남자를 말하는 거예요. 죽여버립니다."
    "......기, 기억해 둘게"

     나이트에덴은 얼굴을 파랗게 물들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아, 그러고 보니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응?"


     창밖으로 얼굴을 돌리며 나는 시선을 떨어뜨렸다.

    "학교 축제의 소동이 끝난 후 ...... 교내에서 단 한 명만 시신으로 발견된 소녀가 있었어요. 골드리프 씨에게 확인한 결과, 그들ㅡㅡ엄밀히 말하면 흑기사가 전력으로서 데려온 금주 보유자라고 하더군요."
    "............"
    "흑기사와의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었다고 지크프리트 씨는 보고했어요. 하지만 그 시체의 진짜 치명상은 심장을 정확히 관통한, 흑기사와는 다른 상대가 가한 것으로 밝혀졌어요.......그거 당신 맞죠?"
    "증거라도 있어?"

     나이트에덴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말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감사를 말하고 싶었거든요. 살해했다는 건, 그 소녀가 여전히 뭔가를 하려고 했던 거겠죠."
    "나한테 고마워할 겨를이 있겠어? 자웅을 겨룰 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충고 고맙네요. 하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의 문제예요."
    "......그럼, 한 시민의 감사로 인정해 주지. 하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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