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9 여제에 의한 고정밀 문화제 운영사정(중편)(3)
    2023년 04월 29일 11시 38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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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네받은 솜사탕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하다. 아마 전생에 먹었던 것과 거의 같은 맛이다.

    "솜사탕, 이 세계에 있었네요 ......"
    "무슨 감상이 그래. 솜사탕이 없는 세계에서 온 건가?"

     체감상으로는 그 반대인 것 같다.

     알트리우스 씨와 둘이서 함께 걷는다. 솜사탕을 먹고 있자, 초코바나나 같은 것을 다 먹은 알트리우스 씨가 꼬챙이를 길가의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점들을 둘러본다.

    "한 손이 비었으니 다음에 무엇을 살지 신중하게 고르고 있는 거죠 당신."
    "그렇다만?"

     이 녀석, 당당하게 대답해 버렸어!

    "완전히 즐기고 있네요 ......"
    "의심받지 않으려면 학교 축제 분위기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두뇌 노동에는 당분이 필수적이고."
    "하아..."
    "논리적이지?"

     나는 침묵했고, 알트리우스 씨는 반쯤 눈을 감으며 쳐다보았다.

     몇 초간 시선을 주고받은 후,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논리적이지."
    "혼자 끝내버리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니 그만해 주시겠어요?"

     아, 아니......? 지금 이 사람, 엔조이와 나의 암살 계획의 비중이 양립하고 있는 거야?

    "오늘 오나요?"
    "오면 반격. 안 오면 그냥 조사."
    "조사라고 하기엔 너무 즐기는데요, 당신"

     들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에서는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저러는 게 더욱 대단하다. 대단하지 않은데 대단하다는 표현밖에 나오지 않아.

    "그래서, 그쪽은 어때."
    "응?"

     진지한 표정으로 다음 먹잇감을 찾던 중, 갑자기 알트리우스 씨가 말을 걸어온다.

    "기사의 습격에 대비해서, 그렇게 남의 눈을 피하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아니요, 건방진 녀석들을 일방적으로 묶어두거나 훔쳐보고 있었을 뿐이랍니다."
    "뭐 뭐라고?"

     놀란 표정으로 얼굴을 돌리는 알트리우스 씨에게, 나는 저 멀리 우뚝 솟은 전설의 나무를 가리켰다.

    "저쪽에 우뚝 솟은 것이 전설의 나무잖아요."
    "그건 알고 있다."
    "저게 진짜라는 것도 알고 계셨나요?"
    "...... 아, 잠깐, 기다려 봐."

     알트리우스 씨는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솜사탕을 먹었다. 두뇌 노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건 ......고백하면 잘 된다는 뜻인가?"
    "물론이죠. 아니, 그보다 그 외에 뭐가 있다고요."
    "네가 올해의 수호자이라는 뜻인가, 그렇군."
    "이거 그런 멋진 이름이 붙은 직책이었나요!?"

     수호자라니 처음 들어보는데!

     특정 행동으로 고통의 맛을 기억시키는 것이 좋으려나?

    "그렇군. 그런 거였나 ......"
    "미안한 짓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잘 생각해 보니 수호자로서 은밀하게 행동하는 것은 암살단으로부터 몸을 숨기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보다 역시 매년 이 직책이 있는 거였네요."
    "............"

     아, 두뇌 노동에 집중하고 있네.

    "...... 대략적인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넌 역시 사랑받고 있구나."
    "네? 갑자기 뭐예요?"


     갑자기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했다.

     이 사람, 분명 나에게 아직 공개하지 않은 카드가 몇 장이나 있는 것 같다. 그런 것도 감안해서 생각해 보면 아마 뭔가 보이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저는 틀림없이 바둑판 위의 말 중 하나인데, 당신은 분명 플레이어 쪽이겠죠?"
    "아니. 그렇게까지 대단하지 않아, 나도 분명 한 조각에 불과하다."

     알트리우스 씨는 담담하게 선언했다.

     흠.......뭐, 어느 쪽 진영인지는 밝혀줄 수 없나.

    "모처럼이니, 당신도 신부 후보를 찾아 나무 밑으로 데려가 보는 건 어때요?"
    "배려해 줘서 고맙다. 좋은 기회인 건 알지만, 사양하지. 일에 열중하다가는 아가씨를 외롭게 만들 것 같으니까."
    "일벌레이시네요."
    "다른 할 일이 없어서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 아. 이거 괜찮네요. 과일 사탕인 것 같은데요."
    "뭐라고!?"
    "그 놀라움의 정도는 기사가 습격해 왔을 때의 놀라움 안니가요?"

     내가 가리킨 노점을 보고, 그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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