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9 여제에 의한 고정밀 문화제 운영사정(중편)(4)
    2023년 04월 29일 11시 38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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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만 맡아도 안다. 품질이 좋아. ...... 학교 축제는 정말 대단해. 학생들의 노력의 결실을 엿볼 수 있군."
    "마법학교이니, 과일사탕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

     그때였다.

    [아~아~. 마법 확성기 제대로 작동하고 있어? 다들 들리니~?]

     술렁거림이 퍼져 나간다.

     갑자기 학교 전체에 울려 퍼지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안내방송.

    "이건 뭐야?"
    "학생회장의 목소리네요. 다만, 이런 일정이 있다고는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그럼 지금부터! 서프라이즈 이벤트! 한 커플만 한정으로 ─ 전설의 나무 아래에서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대회! 를 개최합니다~!!!!]

     ......!?

    [전설의 나무 아래에서 고백하면 잘 된다는 소문, 알고 계시죠? 안타깝게도 올해는 단 한 쌍만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슈텔트라인 왕국답게 강한 자만이 사용하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아서라도 데려가세요!]

     이 사람 무슨 소리하는 거야?

    "어이, 수호자, 이야기와 다르잖아!?"

     알트리우스 씨가 홱 이쪽으로 돌아본다.

    "저, 저한테도 들은 적 없어요! 아니, 그보다 자리가 있는 거였나요!?"
    "아니, 효능의 문제겠지, 그건 그렇고 그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해서 어쩌려는 건가!?"

     게다가 대마법이 있다느니 뭐니 하는 말은 넘겨버리면서 말이다.

     단순한 축제 이벤트? 아니, 그러기에는 너무 돌발적이라고 할까, 뭐랄까.

    "...... 계산을 수정한 건가? 아니, 효력 계산식은 기존의 것으로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눈치챘나? 그렇다면 이것은 선수를 친 것인가......?"

     알트리우스 씨도 그 나름대로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다.

     여러모로 이해가 안 되는데...... 뭐, 하지만 그건가. 이건 내가 필요 없다는 뜻인가.

     그럼 모처럼이니 마지막 한 자리에 누가 될지 지켜보도록 하자. 다만 ......

    "큰일 났네요, 유이 양과 로이에게 가야겠어요."
    "응?"
    "저 마지막 한 자리에 두 사람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거기서 나는 눈치챘다.

     주변이 조용해져 있었다. 너무나 조용했다.

    "남 걱정할 때인가?"
    "네......?"

     주위를 둘러본다. 교복을 입은 남학생과 여학생, 사복 차림의 방문객들이 일제히 나를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육식동물을 연상시키는 그 눈빛에, 나도 모르게 한 발짝 알트리우스 씨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인가요, 이 사람들 ......"
    "제정신이냐!? 정말 자각이 없는 거냐!? 정말 모르고 있는 거냐!?"
    "하, 하지만 뭐가 뭔지. 전설의 나무의 고백이 한 쌍만 있는데, 그것과 제가 무슨 상관인데요!?"

     가까이서 외치듯 묻는 나에게, 한숨을 내쉬며 알트리우스 씨가 입을 연다.

     

    "...... 그들이 노리는 건 너다."
    "엥."

     

     엑.

    "뭐, 힘내라. 잘 이겨내길 기도하마."

     깜짝 놀란 나를 안경 너머로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는 스으윽...... 거리를 두었다.

     잠시 후, 학생회장의 짜증 날 정도로 능청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럼 고백대회, 준비, 시작~!!]



     사방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더 이상 내 모습이 없었다.

     갑자기 모습이 사라지자, 중심점에 부딪혀 쓰러진 학생들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위를, 하늘을 가리켰다.

    "당신들한테 신경 쓸 겨를은 없답니다! 유이 씨와 로이를 찾아야 해요!"

     즉시 펼쳐진 유성의 발판을 박차며, 나는 이미 공중을 달리고 있었다.

    "아, 아뿔싸, 뛰어오를 수 있는 건가!?"
    "어이 대공 공격 마법은 괜찮아? 역시 안 되나!?"
    "아니...... 애초에 너무 빨라서 조준이 안 돼!"

     허둥지둥 쫓아오는 어리석은 자들을 조롱하며 질주한다.

     그러자 바로 옆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어이어이어이어이! 왜 나를 데려왔어!?"

     보니깐, 알트리우스 씨가 침을 내뱉을 듯한 기세로 소리치고 있다.

     ...... 나에게 목덜미를 잡혀서 그대로 휘둘리는 불쌍한 모습으로.

    "혼자서 구경하는 게 너무 화가 났거든요! 같이 이겨내자고요!"
    "잠깐 ...... 기, 기다려! 젠장, 이렇게 눈에 띌 생각은......! 이런 실수다......!"

     

     미안하지만 퇴마사 씨! 대악마의 인자 보유자랑 같이 가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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