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9 여제에 의한 고정밀 문화제 운영사정(중편)(2)
    2023년 04월 29일 11시 36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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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는 말은, 일부러 숨어 있는 거겠지. 은밀한 행동에 관해서는 그렇게 능숙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 그래, 아마 유성의 새로운 응용이겠지. 어쩌면 새로운 폼 시프트로 발현시켰을지도 모르겠어)

     인기척이 없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발이 뻗어 나간다.

     학교 건물 모퉁이까지 왔을 때, 문득 로이는 움직임을 멈췄다.

    (학생회 임원인가?)

     모퉁이 너머에 누군가가 있다. 문화제 중에 이곳에 올 이유가 없다. 있다면 휴식시간인데, 그러기에는 너무 조용하다.

     의도적으로 존재감을 없애려고 하는 듯한 느낌.

    (뭐지? 학교 축제 회의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은데 ......)

     누가 이야기하는지 보려고 로이는 슬며시 얼굴을 내밀었다.

     학생회 완장을 찬 학생과, 그 뒤로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그림자? 아니, 아무리 그림자라고 해도 이 푸른 하늘 아래에서 선명한 검은색이 형태를 이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 존재를 은폐하고 있다? 설마──)

     경계하는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로이는 얼굴을 굳히고는, 다리에 힘을 주고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학교 건물 2층 창틀을 붙잡고 매달렸다.

    "...... 아뇨, 특별히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까."

     로이가 있던 곳에 온 학생회 학생이,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돌린다.

     역시 대답은 모퉁이 너머에서 나왔다.

    "그럼 흑기사 공, 나머지는 계획대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다음 순간, 칠흑의 갑옷을 입은, 학원 축제에 어울리지 않는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급의 은폐 마법에 의해, 의도한 상대 외에는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없다. 로이가 검은 그림자로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무의식적으로 그 은폐를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흑기사가 힐끗, 바로 위를 올려다본다.

     2층의 열린 창문은 불어오는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있을 뿐이었다.

    (............ 앗! 위, 위험했다 ......!)

     교실로 뛰어들어 숨을 헐떡이며, 로이는 눈을 몇 번이고 깜빡였다.

     학생회 임원들의 밀담. 흑기사라는 호칭.

    (누구지 ...... 아니, 기사라고 불렀으니까 역시 ......)

     몰래 교실을 빠져나온 로이는 복도를 걸었다.

     각 반과 동아리 부스가 늘어선 가운데, 그의 1차 목표는 정해져 있었다.

    (마리안느는 차라리 그대로 숨어 있는 게 낫다. 섣불리 합류하는 것보다는 ...... 일단 나는 유이와 정보를 공유해 흑기사에 대해 알아봐야겠어──)



     

     ◇◇◇◇◇

     

     

     혼잡 속, 문득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학교 축제는 왕도 전역의 마법사들로 붐비고 있지만, 나와 알트리우스 씨의 주변만은 조금 비어 있었다.

    "응? 무슨 일이지, 아는 사람이라도 있었나."
    ""아뇨, 아무것도 ...... 대부분 경기나 대회에서 때려눕혔던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다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알게 되는 방식으로는 최악이군 ......"

     당연히 평범하게 걷고 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조금 피하게 되는 거다.

     엄청 앞으로 나아가기 쉽다고 생각했다. 뭐, 무슨 일이 있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그래서, 피스라운드. 흙속성 마법의 연구부는 어디에 있는 거지?"

     팸플릿의 지도를 보면서 알트리우스 씨가 묻는다.

     왜 이 사람은 평범하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 걸까 ......

    "흙속성 마법 연구부라면, 이곳을 지나서 바로 건물로 들어가서 2층으로 가세요."
    "실례, 이 솜사탕 하나 줄 수 없을까?"

     뒤돌아보니, 불빛에 빨려 들어가는 나방처럼 알트리우스 씨는 솜사탕 포장마차에 달라붙어 있었다.

     이 녀석, 할 생각은 있어?

    "............"
    "뭐야, 너도 갖고 싶은가? 좋아, 미안한데 하나 더 달라."
    "그냥 어이가 없을 뿐이에요. 뭐, 받을 수 있다면 받겠지만."

     학생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솜사탕을 만들어 우리들에게 건넨다.

     알트리우스 씨는 이제 한 손에는 솜사탕, 한 손에는 초코바나나를 들고 이도류의 자세를 취했다. 바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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