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3 현란한 여교황(7)
    2023년 04월 26일 05시 45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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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를 둘러본다. 깃발의 지점에서 수비를 담당하고 있는 학생을 제외하면, 이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선택지는 두 가지. 하르트 군이 깃발 지점까지 돌아가서 진을 치도록 하느냐, 아니면 일발 역전을 노리고 최단거리로 돌진하던가......]
    "승부를 포기할 생각은 없어. 깃발 지점까지 되돌릴 거야."

     발걸음을 돌려, 시내를 질주한다.

    (흥...... 전장에서는 운이 없는 녀석부터 죽어간다)

     메인 어태커의 남자는 빈정거리듯이 입술을 비틀었다.

     자신이 가장 운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운이 좋아서 주전이 된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운을 발휘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찰나, 바로 그 순간.

    "아아, 정말 왔구나."

     풍성하게 익은 보리가, 햇볕을 받아 황금빛을 발산하는 것 같다.

     그런 황금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로이 미리온아크가 앞길을 가로막았다.

    "안녕."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 말 한마디에, 웨스트교의 주 공격자는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 확실한 죽음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젠장 ...... 나 진짜 운이 없네 ......)

     인사를 나눈 후, 로이는 통신기를 두드렸다.

    "다른 두 사람이 탈락되면, 뒤로 물러나서 방어에 만전을 기한다. 마리안느의 예상대로였어."
    [그렇죠? 그렇겠죠~? 그~~~~렇겠죠. 전술예보사로서의 저의 강점을 깨달으셨나요!]
    "아니, 그 외의 지시는 쓰레기 같은 지시였다고 생각해"

    [................. 쓰, 레기 ......]
    "실전에서 지휘관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우울해할 필요 없어. 그보다, 이제 그만 끝을 내자."

     검을 뽑는다.

     로이는 팔을 뻗어, 검을 땅과 수평이 되게 놓는다.

     
    "enchanting, lightning."
     
     시전이 시작된다. 로이의 검에 마법진이 세워지더니, 에너지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rise times, marital vows, ordered Mars"

     그러자 메인 어태커 학생이 즉시 방어 마법을 펼치면서, 요격용으로 스스로도 검을 뽑았다.

    "put on the Kelaunos, get over the regret, my meteor를 shot down"

     
    (아무리 빨라도 ...... 카운터다. 그 일격에 베팅하면 승산이 있다!)

     

     이 학생은, 근접전투에서 독보적인 힘을 자랑했다.

     체내의 신경에 마력을 전달하는 것으로 일어나는 압도적인 반사속도.

     인간이 낼 수 있는 속도라면 대응할 수 있을ㅡㅡ터였다.

     

    "소드 에튜드 도그마, 리미티드"

     

    "엥."

     사라졌다.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서 참격이 날아오고 있다.

    (뭐야, 저거)

     로이의 행동이 일으키는 충격파가 시가지의 창문을 깨뜨린다.

     그것은 불과 2.1초로 한정된, 초전도 상태의 재현.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극한의 추위를 관장하는 상위 존재 '로스트 에덴'의 공격을 받아 우연히 발동한, 한계를 초월한 저 너머의 영역.

     기억을 되찾은 로이는, 남은 여름방학 시간을 모두 쏟아부어 그 상태를 극저온 없이 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방어벽을 젖은 종이처럼 찢으며, 번개 같은 일섬이 맹위를 떨친다.

     

     

    "──── 오버라이트/볼텍스 선레이저!"

     

     

      ◇◇◇

     

     


    "저 녀석 ......"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크흠."

     자신의 입술이 호를 그리는 것을 자각하고. 기침을 하며 표정을 다듬는다.

     로이 녀석, 뭔가 요령을 깨달았구나.

     나는 깃발의 옆에서 홍차를 마시며, 멀리서 승부를 지은 로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세 명 다운. 유트, 깃발은?"
    [방금 끝났어]

     벽을 따라 전진하던 유트가, 적진 왼쪽 안쪽에 설치된 깃발을 잡고 있었다.

     방어를 했을 학생은 그의 발밑에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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