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3 현란한 여교황(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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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부저가 울린다.

　웨스트교 선수 중 홍일점 여학생은, 도심의 골목을 세밀하게 돌아 적의 깃발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bless light, artless left"

　2절영창을 읊조리며, 손바닥에 숨을 내뱉는다.

　마력이 담긴 숨결이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일대에 존재하는 물질을 장악한다.

(거리 한가운데에 한 명. 나머지는 다른 라인 ...... 후후. 나를 알아볼 수 있으려나?)

　은밀마법도 써서, 여학생은 소리도 없이 도심의 뒷골목을 달리며 적을 뚫고 나아간다.

　적의 전멸 또는 깃발 탈취가 승리 조건인 만큼, 어느 정도의 교전은 하되 적의 깃발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레리미츠'의 철칙이다.

　여학생은 적진으로 몰래 들어가는 서브 어태커로서 재능을 발휘하여 레귤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거기네요."

　눈앞에──타가하라 유이가 나타났다.

　나타났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어?"

　유이가 팔을 한 번 휘두른다. 재빨리 뒤로 물러나서, 날아가는 것만으로 그쳤다. 이 일격을 막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여학생이 학생으로서 뛰어난 수준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좁은 골목길의 벽에 부딪혀, 허둥지둥 자세를 바로잡는다.

"칫 ─ blaze, blaze, blaze, blaze."

　단절영창 불마법의 4연사.

　린디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공격은 30점. 바로 쓰는 것은 단절영창......)
　
　뒷골목은 좁아 도망칠 곳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이는 즉시 몸을 앞으로 기울여 땅을 박차고 들어가 벽을 걷어차고 입체적인 궤도로 탄막을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그런 ......!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도 아닌데!?"

　간격은 이미 적수공권의 영역이다.

　웨스트교 서브 어태커의 학생이, 반쯤 비명 섞어 영창을 한다.

"guard decuple!"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단절영창의 무속성 마법.

　전개된 방어벽은 5장. 학생이 순식간에 낼 수 있는 수 치고는 파격적이다.

　그것도 단순히 겹겹이 쌓아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분산시켜 공격의 선택지를 없애는 응용적인 전개다.

　하지만.

(방어력은 60점. 약하진 않지만)

　쑤욱, 유이의 팔이 방어 장벽을 뚫고 지나갔다.

　너무 빨라서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파악한 적의 직격 경로를 신속하게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

　눈앞에 쏟아지는 손날에, 여학생이 눈을 번쩍 뜬다.

(어째서......!?　틈새는 만들지 않았는데!　아니, 이거 어쩌면 나, 이 장소에서 5장 꺼내도록 유도당해서ㅡㅡ)

　순간, 직격. 목이 날아갈 것 같은 충격이 이번에야말로 크리티컬 히트하여, 벽에 부딪힌다.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몇 초간 몸부림치다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다.

　주인을 잃고 방어벽이 사라지는 가운데, 유이는 쓰러진 여학생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그 사람과 싸우고 싶다면. 승부의 무대에 오르고 싶다면........"

　


"저를 죽이고 나서 해 주세요."

　

 

　◇◇◇


　

[아. 레이카가 탈락했다~]
"뭐?"

　탱커 역할을 맡은 남학생은, 지휘관인 크라이스의 여유로운 목소리를 듣고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 녀석이 발견됐나?　웬일로 ......"

 

　그렇다면 자신들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조심스럽게 경계를 하면서 대로를 진행하던 탱커 역의 학생은, 통신용 마법을 발동한다.

"하르트. 그쪽에 적은 보여?　튀어나와 있을 텐데, 접근하지 않아 ...... 저 녀석들은 어쩌면 완전히 분산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어. 정찰 범위를 넓히고 싶은데......."
"우왓."

　목소리가 들렸다.

　탱커 역의 학생이 보니, 같은 길 건너편, 모퉁이에서 린디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잠깐, 마리안느. 역시 이 길은 무리였잖아!　뭐가 조용히 가면 들키지 않냐구!"
[어라?　이상하네요, 일부러 가운데로 가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 그런 정신머리로 나한테 지시를 내리고 있었어!?"
[뭐, 괜찮겠지요(마스터 로고스). 일단 접전을 벌인 이상, 들키지 않도록 CQC로 제압해 주세요]
"눈이 딱 맞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