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2 은자의 시선(1)2023년 04월 26일 02시 52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다시 자기소개를 하지. 나는 알트리우스 슈텔트라인이다."
넥타이를 단단히 매고 모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백발의 청년이 말했다. 안경 렌즈 너머로 보이는 그의 시선에,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카페 안에서, 그의 존재는 보는 이가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이질감을 풍기고 있었다.
"정중히 인사 감사하네요. 저는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랍니다."
악마에 빙의되었던 사람을 어디선가 나타난 부하로 보이는 사람에게 인계하고, 피해를 입은 언니를 신고를 받고 온 기사에게 맡긴 후의 일이다.
"......근데, 괜찮으세요? 왕족의 이름을 이렇게 당당하게 불러도."
"걱정하지 마라. 나는 대화할 때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방음 결계를 걸 수 있으니."
과연 재주가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점심을 어디서 먹을지 정해져 버렸네. 완전히 배와 등이 달라붙을 뻔했으니 다행이야.
"실례할게요."
"네, 잠시만요~!"
나는 알트리우스 씨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고, 메뉴판을 닫은 다음 점원을 불렀다.
번창하는 가게답게, 유니폼은 시크하게 정돈되었으면서도 이 가게 특유의 인상을 주고 있다. 흠. 이런 점은 메이드 카페 2호점을 전개하는 데 참고가 될 것 같다.
"주문해 주세요!"
"크림 파스타에 햄 샌드위치, 팬케이크는 베리 소스. 그리고 몽블랑......, 식전으로 아이스티 한 잔 주세요."
"대식가구나"
귀여운 여자 점원에게 메뉴를 열심히 설명한다.
대면한 알트리우스 씨는, 조금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장기라서요. 칠칠맞다고 말씀하셔도 반성할 수 없사와요."
"아니, 뭐 상관없잖은가. 나도 배가 고플 때는 마음껏 먹고 싶고."
그렇게 말하면서 알트리우스 씨도 다시 종업원에게 주문을 한다.
"나는 토마토 파스타 곱빼기에 연어 마리네이드, 치킨 소테는 바질 소스. 그리고 바게트 두 개와 식전으로 아이스커피 한 잔."
"...... 대식가네요."
"성장기라서."
점원이 미소를 지으며 주문을 복창한다. 다른 손님은 조금 당황스러워했다. 뭐, 6인분 정도 되겠지 이거.
"아, 케이크 잊어버렸네요."
"나중에 주문해도 괜찮지 않을까?"
"뭐, 그렇겠죠."
연어 같은 말도 있구나. 전생과 공통된 언어가 상당히 모호하다고나 할까, 경계가 너무 불분명하다. 통하는 말과 통하지 않는 말의 간극이 너무 깊어, 이 대충대충 세계.
...... 욕심을 말하자면, 참치는 없으려나 참치. 나중에 참치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찾아보자.
"저기~"
주방으로 올라갔던 종업원이 미안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너무 많이 주문했나요? 이미 품절된 것도 있나요?"
"그렇다면 그쪽은 취소하셔도 괜찮다. 대신 다른 것을 주문할 수 있다면야......"
"아, 아뇨, 아뇨! 주문은 괜찮습니다."
그러자 점원이 한 장의 전단지를 보여주었다.
"오늘이 커플 할인 데이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
나와 알트리우스 씨는 조용히 시선을 주고받았다.
"아니, 나와 그녀는......."
"네. 할인 부탁드려요."
"!?"
"네~"
점원이 미소를 지으며 돌아간다.
이런 건 제대로 써주는 게 가게도 좋아하겠지. 아마. 아는 사람도 없는 모양이고.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착한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
"...... 너무 장난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나는 학생이 아니지만 너는 학생이다. 가식적인 연기라고 해도 문제가 있겠지, 여러 가지로."
"거의 비슷한 나이잖아요?"
"나는 18살이다."
"약간의 차이잖아요?"
애초에 18살에 기밀부대 2곳의 대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게 너무 대단하지만 ......
뭐 나도 원초의 금주 보유자이자 대악마의 인자 보유자를 겸임하고 있으니 내가 이겼네.
각설하고.
그러는 사이 음료가 나오고, 음식도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참고로 테이블에 다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아서, 창가의 2인석에서 벽 쪽의 6인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려면 시간과 정보가 필요하다. 잠시 함께 있으면 좋겠는데, 괜찮을까?"
커피에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으면서 알트리우스 씨가 말했다.
너무 많이 넣었어. 좀 그래. 내가 홍차에 넣는 양보다 10배나 많이 넣었잖아.
"괜찮사와요. 그리고 우유와 설탕을 너무 많이 넣으셨거든요."
"그래?"
그렇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많이 넣었어.728x90'인터넷방송(인방) > TS악역영애신님전생선인추방인방RTA'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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