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부-8 나이트메어 센츄리온(2)
    2023년 04월 23일 12시 35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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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관측된 것 중, 가장 큰 광량을 내는 초신성이네요."
    [어머. 기억하고 있구나. 뭐 당신은 과거의 나니까, 기억하는 게 당연할까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설마 당신의 최후가, 초신성 폭발이라는? 농담이겠지요."
    [나, 농담은 싫어하는걸]

     몸을 움츠렸다.

     기억의 영상에서 보았던 나이트메어 오피우쿠스의 검은 화염에 둘러싸여 있다.

    [내 나름대로 루시퍼를 재현한 폼 시프트. 그것이 바로 나이트메어 오피우쿠스야]
    "......그래서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천체는, 잔해가 남는단다. 후훗. 당신의 세계에서는 ...... 아니. 린라드 남매에 의해 되돌아갔기 때문에, 군신은 아직 나를 알지 못해."

     움직이지 않는 나를 바라보면서.

     잔해라는 이름이 이보다 더 어울리는 존재는 없을 것 같은 여자가, 천천히 일어나 검은 머리카락을 땅에 질질 끌며 걸어온다.

    [잔해에 져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그의 얼굴, 보고 싶어]
    "......!"
    [당신의 몸이라면 분명 나이트메어 오피우쿠스의 힘을 견딜 수 있을 거야. 제발, 양보해 줄래?]

     부탁? 뻔한 짓을. 빼앗으려는 거잖아.

    [내게 몸을 맡겨. 네 위기도 구해줄게. 윈윈이지?]

     


     ㅡㅡ이 여자, 방금 뭐라 했어.

     구해준다고 했어?

     
    [자아]

     검은 불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밟고 넘어온, 악역영애라는 것을 버린 여자가 내 뺨에 손을 대려고 한다.

    "그렇군요. 잘 알았사와요."

    [?]

     그 손을 왼손으로 잡는다.

     나는 그녀와 가까운 거리에서, 미소를 지었다.

     

    "잘난 척하지 말라고요 이 지저분한 할멈아────!!"

     

     오른손 주먹을 콧대에 힘껏 박아 넣었다.

     닿는 순간 주먹이 불에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충격은 들어갔다.

     주먹을 맞은 여자가 얼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
    "그 군신이라는 놈을! 그 이쪽을 얕본 망할 자식을 때려눕히는 것은 저의 역할이라고요!"

     탄화하기 시작하는 오른쪽 주먹. 기합으로 침식을 억제하면서, 나는 외친다.

    "나는 아직 다 타지 않았어! 당신과는 달라! 내가 하늘에 빛나는 한, 초신성의 반짝임 따윈 물리쳐 주겠사와요!"

     만지기만 해도 존재를 잠식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검은 불꽃을 파고들어, 여자의 가슴팍을 움켜쥐었다. 순식간에 온몸에 저주가 순환하자, 고통으로 인해 어금니가 깨질 듯이 아프다.

     그래서, 어쨌다고.

    [상황은 알고 있어!? 지금 당신보다 내쪽이 훨씬......]
    "자기 무대를 남에게 양보하는 바보가 어디 있나요!"
    [────!!!]

     코와 코가 맞닿을 듯한 거리에서, 저쪽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흙탕물 같은 붉은 눈을 노려본다.

    "당신, 이미 막을 내렸지요? 자신의 의지로! 무대에서 쫓겨나 기어오르려고 한다면 인정할게요. 하지만 달라! 당신은 이제 도도한 아가씨가 될 수 없는 죽은 사람! 살아 있다며 떠드는 건 그만두세요!"

     마음에 안 들어! 내 얼굴로 절망하는 표정을 짓지 말라고!

    [나한테서, 복수의 권리를 빼앗을 셈!?]
    "바보! 저의 투쟁할 권리와 충돌한 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요!"
    [그럼 내가 빼앗아 가겠어!]


     저쪽이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두 발을 땅에 박아 넣는다.

     순식간에 힘이 전도되어, 오른쪽 주먹을 최소의 움직임으로 휘두르며 최대 출력으로 날려버린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은 동작을ㅡㅡ시도하려다가.

     아, 이 녀석 나보다 더 빨라.

     하지만 몸도 마음도 근본이 같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모방할 수 있다.

     쿵 소리를 내며, 이쪽의 발도 고정된다.

     그 후부터의 움직임은, 지금까지 내가 구사하던 것에서 몇 단계 끌어올린 고급스러운 오른손 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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