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부-7 제노사이드 글로리(7)
    2023년 04월 23일 03시 56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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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것은 존재를 파괴하는 독소. 현세에 머무를 수 있는 이유, 고정술식을 갉아먹고 파괴하는 치명적인 맹독.

     당황한 '언노운레이'가 그녀를 떨쳐내려 하지만, 다가온 유이의 손바닥에 의해 움직임을 저지당한다.

    "린디 씨 ────!"
    "tnelis drayenob, tsol kaerbyad, tetpes sselpleh"

     총 일곱 구절의 개변영창.

     단순한 성질의 덧쓰기 같은 것이 아니다. 좀 더 근원적이고, 모독적인 변모.

     번데기에서 부화하려는 나비를 되감아 번데기를 통째로 짓누르는 듯한, 신비에 대한 반역.

    "물려준 기술로 장난을 치다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려!"

     프리즘을 통해 색이 분해되는 것처럼.

     물방울을 통해 무지개가 걸리는 것처럼.

     상대의 존재를 역산하여 분해하는, 린디만이 이끌어낼 수 있는 일곱 가지 색의 반짝임!

    [────!?]

     말 못 하는 비명을 지르는 '언노운레이'.

     고정술식의 분해를 계기로, 우주의 빛을 끌어모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통째로 붕괴되어 간다.

    "유이! 코어의 두 사람을!
    "네!"

     린디의 신호에 따라, 유이가 팔을 뻗어 코어 안에서 린라드 남매를 빼내어 분리한다.

    [아, 아아......나, 나, 나나나나나나ㄴㄴㄴ]

    "처음부터 잘못 태어났구나. 이해해. 너는 나와 같아."

     마지막 순간에 말을 내뱉고, 무너지는 은하.

     그 몸 위에 서서, 바람에 앞머리를 나부끼면서.

     새하얀 전투복 차림의 린디는, 창을 더 깊숙이 집어넣어서, 두 사람이 사라진 빈 공간의 코어를 찌른다.

    "그러니 내가 돌봐줄게. 존재하지 않는 편이 나은 존재가 사라지는, 당연한 의식이지만 ...... 분명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테니까. 먼저 돌아가렴, 너한테는 분명, 머물러도 좋은 곳이 있을 거야."
    [아 ────]

     몸의 구석구석이 빛의 입자가 되어 녹아내려서.

     전장의 한쪽을 지배하고 있던 은하계의 집합체는, 밤하늘로 떠올라 사라졌다.

     

     

     
     분해된 '언노운레이'는 마지막에 단 하나의 빛을 남겼다.

     그것은 존재 그 자체를 구성하는, 이곳이 아닌 세계와 이어진다는 특수한 빛.

     수많은 평행세계에서 알려진 데이터를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빛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존재가 터지고, 빛이 터진다.

     잠시, 시공간이 뒤틀린다. 닫혔던 세계의 문이 조용히 틈새를 연다.

     그래서 그것은, 교두보가 된다.

     한 번 세상 밖으로 튕겨져 날아간 소녀의 영혼이, 빛나는 길을 질주한다.

     

     

     

     불침경이 마리안느를 향해 세이버를 휘두르는 것과 함께.

     '언노운레이'의 반응이 사라진 것은 동시였다.

    "────!"

     숨이 막혔다.

     자신의 심장 박동이 싫을 정도로 시끄럽다.

     먼저 불침경은, 자신의 검이 왜 멈춰있는지 확인했다.

     간단명료하게도, 검을 들고 있는 팔을 정면에서 뻗은 손이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불침경은 마리안느의 상태를 확인했다.

     구속은 풀리지 않았다. 두 팔은 여전히 바로 위에 매달려 있다.

     마지막으로 불침경은 뻗은 손의 주인을 확인했다.

     바로 정면의 지근거리에서, 진홍빛 눈동자가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오래간만이네요]

     구속된 마리안느의 뒤에는, 낯선 누군가가 서 있었다.

     땅에 질질 끌리는 검은 머리. 붉게 물든 옷. 증오가 응축된 쌍심지.

    "누구냐?"
    [이미 사라진 자. 당신이 아닌 그 남매가,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 사람]

     여자가 가볍게, 정말 가볍게 팔을 밀었다.

     그것만으로도 불침경의 몸은 쓰레기처럼 날아가 버렸다.

    "커, 억 ......!"

     황야를 뒹구는 그를, 황급히 신도들이 받아 안는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여자는, 조용히 무릎을 꿇고 마리안느의 목에 팔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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