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부 327화 전부 엿먹어라(1)

 

"너도 나라면 알 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얼마나 힘든지를!"

"그래, 알아!　장수종 이외의 모두를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울고 싶을 정도야!"

 녀석이 쥐고 있는 신검 쿠사나기 소드와 내가 휘두르는 명검 아케가라스가 부딪히면서, 나는 나와 대치했다. 로리에를 사랑했던 평행세계의 나. 내 주제에 무슨 결혼이나 하고 있느냐고 말하고 싶지만, 미래에서 내 후손을 자처하는 미소녀가 온 적도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의외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더 외로운 녀석&홀리기 쉬운 녀석인 걸까.

"그렇다면 자기가 로리에에게 얼마나 잔인한 짓을 하고 있는지, 넌 깨달아야 해!"

"그게 바로 불필요한 간섭이라는 거예요!　우리 둘의 주종관계에 대해 외부인이 시시콜콜하게 말할 자격은 없습니다!"

 로리에의 지원사격. 이미 저택의 정원은 여기저기서 벌어진 전투의 여파로 처참하게 변해버렸고,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 이외의 우리도, 적당히 무장 메이드들과 대치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호크의 명령이라지만 내 앞에서 호크와 마리에게 무기를 겨누고 그냥 끝날 거라 생각하지 마라!　이글 골드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그 무기!　모두 순금이 되어라!"

"어이쿠!　아빠 방해하지 마!　정맥의 피보다도 더 검은 마소!　지금 여기에 우리에게 대적하는 적들에게 무력함을 알려주마!　자, 포기해라!　흑흉벽!"

"이거나 드셔!　필살・임산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강제로 생리를 하게 되는 마법!　생리통이 엄청 아파지는 마법!　오~호호호호호!　생리통 따위, TS전생 따위는 엿이나 먹어라구!!!"

"큭!?　후천적 양성애자까지 끌어들이지 마 멍청아!"

"엥!?　잠깐 그거 무슨 소리야!?"

"노코멘트다!　농담하지 말고 진지하게 싸워!"

"저는 언제나 진지합니다만!!"

 뭔가 귀에 거슬리는 말이 들린 것 같았지만, 지금은 전투에 집중해야 한다. 어쨌든 눈앞의 적은 같은 전생자인 나니까. 게다가 사랑에 미쳐서 미치광이 버프까지 걸려 있으니, 그야 강할 수밖에.

 자신이 다치는 것도 전혀 개의치 않고 거침없이 달려드는 모습은 옛날 크레슨의 거친 전투 스타일을 떠올리게 한다. 그 크레슨은 무장 메이드들을 상대로 자전기를 쏘아대며 잔디밭을 불태우면서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이글 아빠는 그런 크레슨과 모두를 노리는 적들의 무장을 금속성 마법으로 해제하고, 다소 미화된 나는 어둠의 방패를 쳐서 크레슨의 난동으로부터 모두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

"왜 나만으로는 안 되는 거야, 로리에!　너를 사랑하지 않는 나보다 너를 사랑하는 나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뭐냐고!?"

"뻔한 것을!　당신은 저의 사랑스러운 도련님이 아니니까요!"

"나는 호크 골드다!　계단에서 떨어져서 너를 만났어!　제로 공작을 처치하고 갈 곳을 잃은 너를 숨겨주었다!　함께 여신교의 총본산에도 들어갔고, 바스코다가마 왕국에서 괴도도 잡았잖아!　내가 신검에 뽑힌 것도, 빅투루유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제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다 네가 곁에 있어 주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는 마가렛보다 엘리자베스보다, 샬롯 공주보다 아리아나보다도 너를 본처로 선택했던 거다!"

"큭!!"

 로리에는 화가 나서 저쪽의 호크를 노려보았다. 있잖아, 나. 이쪽 세계의 로리에는 그쪽 세계의 행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어. 존재하지 않는 추억에 대해 열변을 토해도 반응이 곤란할 것 같아. 애초에 누군데, 그 사람들.

"저는!　언제나!　집 보는 역할이거든요!"

 두 자루의 권총을 던져버리고, 양손에 마법으로 만든 얼음 서바이벌 나이프를 쥐고 이 세계의 나를 향해 쌍칼로 베어드는 로리에. 어느새 그녀가 근접전을 벌이고, 내가 마법으로 원호하고 있다. 엄청난 힘으로 다가오는 로리에의 베기 공격을 피하기에 급급한 이 세계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