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부 326화 로리에 탈환작전(2)
    2023년 04월 16일 11시 47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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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그것이 이 세상의 호크 골드 같은 연애 감정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괜찮다고 나는 말했다. 다름 아닌 내가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 변심하는 것을 탓하지 않겠다고 도련님은 말했다. 그렇다면 언젠가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는 그날까지 이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그것을 이런 식으로 우롱당하면, 감정을 절대로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자라온 나로서는 당연히 화를 낼 수밖에 없다.

    "
    도련님."

     
    눈을 감고서, 익숙하지 않은 치트 능력을 발동시킨다. 내가 개화시킨 치트는 [누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능력.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혹은 과거와 미래, 나아가 평행세계까지 트러블에 휘말리는 도련님이 어디에 있든 찾을 수 있도록. 피곤한 얼굴로 귀가하는 도련님을 무사히 맞이할 수 있도록.

     
    덕분에 첩보 활동이나 잠입 수사 등이 매우 쉬워졌다. 지금 누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파악할 수 있으면 예상치 못한 만남이 생길 염려가 없다. 잠시 눈을 뜬 사이, 어마어마한 빈도로 말썽을 일으키기 쉬운 도련님을 찾아 헤매는 수고를 덜 수 있어 다행이다.

     
    도련님. 도련님은 지금 어디 계세요?

     
    안도한다. [도련님은 지금 다른 세상에 있다] 그렇게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안도한다. 이 세상의 그것이 아직 도련님으로 판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게다가.

    [
    도련님은 지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어]

     
    그것은 즉.

     
    ! 하고 지진이 일어나고, 창문을 통해 강한 무지개 빛이 들어온다. 땅이 흔들리고 가구가 흔들리고 뒤집어질 것 같은 찻잔과 접시를 슬쩍 들어올린다. 홍차에 죄는 없다. 케이크에도.

     
    흔들림이 잦아들자, 창문을 연다. 연금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창문에 열쇠를 하나도 걸지 않은 것은 부주의한 건지, 나를 배려한 건지. 아니면 어차피 도망쳐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새 집 마당, 넓은 잔디밭 위에는자 모양으로 불에 탄 흔적이 있었다. 그 위에 서 있는 것은 도련님과 크레슨 , 그리고 다소 얼굴이 정돈된 도련님과 마리 아가씨 ......? ,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나으리와, 날씬하고 잘생겨진 도련님.

    "
    도련님!"

    "
    로리에!"

     
    창문을 열고 2층에서 뛰어내린다. 이 정도의 착지는 쉬운 일이다. 어차피 이 저택에서 탈출하려고 해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힘이 없으니, 이상한 구속 같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아니면 이 세계의 호크 골드도 죽은 아내의 대용품을 소중히 여기는 정도의 마음은 있었다는 것일까. 무슨 생각이든 지금은 막막하기만 하다. 나와 내 도련님이, 정원에서 마주한다.


    "
    로리에, 만약 네가 이 세계가 좋고, 앞으로 이 세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면......"

     
    하아, 하고 뒤에 있는 도련님들에게서 큰 한숨이 흘러나온다. "그 전제가 필요해?" 라며 작은 소리로 분개하는 마리 아가씨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지만, 도련님이니 어쩔 수 없다.

    "......
    너를 구하러 왔어. 돌아가자."

    "
    , 기꺼이."

     
    내민 도련님의 손을 잡는다. 한없이 비굴하고, 뿌리가 뒤틀려 있고, 자기 평가가 현저하게 낮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자신을 바꾸려고 앞을, 위를 보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런 한없이 닮은꼴인 모습에 호감을 갖게 된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
    겨우겨우 합격점 정도일까?"

    "
    . 부끄러워하면서도 해야 할 말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대단해. 역시 호크다."

    "
    너희들 채점이 너무 과하지 않아? 자기자신이라고 해서 오냐오냐하면  된다구?"

    "
    애초에 사랑의 고백도 아니고. 부외자인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
    어이, 멍 때리고 있는 사이 찾아온 것 같다."

     
    크레슨 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송곳니를 드러낸 직후. ''하고 한바탕 바람이 불자 모두들 일제히 저택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
    얌전히 돌려보낼 것 같아?"

    "
    , 나왔네, 민폐 호크!"

     
    나타난 것은 이 세계의 도련님. 그 뒤에는 무장한 메이드들을 데리고 있다이세계의 나를 애도하며, 수단을 가리지 않게 된 이세계의 도련님이 거느리는 메이드들이다. 모두 상당한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임은 그 기세에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 질 생각은 없다.

     
    나는 도련님의 손을 떼고, 수납 마법으로 치마 속에 숨겨둔 권총 두 자루를 꺼낸다. 비살상용 마취탄이니 안심해도 좋다. 맞으면 조금 아프긴 하지만.

    "
    죄송합니다만, 저는 당신의 본처 자리를 사양하겠습니다. 조속히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 유감이야. 정말 안타깝지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방해꾼들을 제거하고 너를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낸 후, 다음 로리에를 찾으러 가도록 하지."

     
    이렇게 해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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