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 310화 세계수라고 하면 그 수호자(2)
    2023년 04월 13일 15시 23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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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버질일 것이다. 마치 소풍 가기 전 도시락의 장난꾸러기부터 물병의 내용물, 간식까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세계수행을 준비하는 모습이 흐뭇하고, 스승님도 '이번만큼은 저 여신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 라며 온몸에 의욕과 기합이 넘쳐나고 있다.

     다소 장작을 넣었다는 의식은 있지만, 저렇게까지 즐겁게 타는 것은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의도가 있기 때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훠훠훠. 오래 살고 볼일일세.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 아직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동안 그대 같은 아이가 나타난 것은 그야말로 기적일세. 세상은 인연과 기적으로 가득 차 있는 법이지."

    "그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씀하시니 왠지 쑥스럽네요"

    "노쇠한 노인한테는, 우회할 수 있는 여유가 별로 남아있지 않으니까."

    "잘도 말하네요. 노쇠한 노인네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훠훠훠훠훠! 그게 내 장점인 게다. 그렇지?"

     뭐,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런 경위가 있어서, 세계수 공략 파티는 나, 버질, 스승님, 원장님, 교장선생님 4명이 가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을 줄고! 라며 미리 세계수의 정보를 어느 정도 수집하고 있었다는 교장이 가지고 있던 정보까지 써서, 4명이서 의논을 했다.

     원래부터 오랜 친구였던 스승은 이렇게 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는지, 교장과 웃으면서 '이 철부지 늙은이', '누가 할 소리'라며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만만찮은 할아버지들끼리 사이가 좋아서 다행이다.

         ◆◇◆◇◆

    "그럼 세계수 공략을 위해!"

    "출발!"

    """오!!!!"""

     그것은 아침부터 이미 더웠던 여름날의 이른 아침이었다. 그런 왕국의 기후와 달리 춥고 눈까지 쌓인 트루블루 산 중턱에 있는 스승의 신전에서 용신의 모습으로 변신한 그의 등에 올라타고 출발한 우리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장엄하게 우뚝 솟은 세계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참고로 오늘 버질은 야타실드와 야사카니 펜던트를 제대로 장착한 전설의 무구 3종 세트 풀장비다. 교장은 평상복에 마법 모자를 쓰고 평소에는 들고 다니기 귀찮다는 이유로 교장실에 두고 다니는 마법의 지팡이를 가지고 왔을 정도인데, 이는 평소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마법사 전용 갑옷을 갖추고 있는 것이 밝혀졌을 뿐이니 문제 될 것이 없다.

     오히려 혼자서만 알로하 셔츠에 밀짚모자 차림인 내가 매우 붕 떠버렸다. 모험가들에게 들키면 '모험을 얕보지 마라! 라고 혼날 것 같은 복장이지만, 놀랍게도 이것 한 벌에 다이아몬드 반지 정도는 살 수 있는 가격이라는 매우 특수한 섬유로 짜인 알로하 셔츠는 그 흔한 강철 갑옷보다 훨씬 더 방어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냥 밀짚모자처럼 보이는 이 밀짚모자도 마찬가지로, 어설픈 투구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방검, 방탄 대책이 되어 있다는 명품으로, 마네킹에 씌우고 올리브에게 총을 쏴보게 했더니 총알을 막아냈다는 놀라운 내구성을 자랑하는 방어구다. 음, 마도구 장인의 힘은 대단하다. 한 길만 걷는 장인의 장인정신은 어느 나라건 훌륭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 기대되네요! 아, 저 아침으로 주먹밥 가져왔는데 드실래요?"

    "먹겠습니다요~"

    "음, 어디 먹어볼까. 과연 저 큰 나무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는구먼!"

     교장선생님의 바람의 결계 덕분에, 제트기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거룡의 등 위에서도 여유롭게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 기분으로 아침을 먹을 수 있다. 아침 햇살을 받은 하늘, 장엄하게 빛나는 대지, 그 속에서 유독 눈에 띄게 우뚝 솟은 세계수. 으음, 최고의 경치다. 세상은 넓고 아름답다.

     순식간에 먼 거리를 지나 눈앞에 펼쳐진 나무의 바다를 바라보며, 우리는 구름보다 높고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거대한 세계수의 기슭까지 날아갔다. 이렇게 해서 용감한 버질과 함께 새로운 모험의 한 페이지, 혹은 유쾌한 할아버지 일행의 한여름 대모험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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