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부 303화 톤마의 휴일(1)2023년 04월 12일 16시 28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이돌. 그것은 우상. 닿을 수 없는 영원한 동경. 누군가는 아이돌과 팬 사이에 절대적인 간극이 있기 때문에 팬들은 아이돌을 꿈꿀 수 있다고 했다. 그럼 만약 동경하는 아이돌이 손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우연히 내려와 버렸다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묘했어~"
"미묘하네."
브랜스턴 왕국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인기를 자랑하는 극단 아즈다. 그 신작 오페라 '박쥐남과 페렛녀'. 모두에게 혐오감을 주는 못생긴 외모가 콤플렉스인 박쥐 수인남이,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를 가진 맹인 페렛 수인 여가수를 만나 우연히 사랑에 빠지는 러브 스토리다.
처음에는 교제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시각장애로 인해 차별과 박해를 받고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페렛녀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박쥐남은 어두운 밤에 숨어들어 그녀를 냉대하는 연예계 관계자와 상사인 여가수들을 차례로 처참하게 살해하고, 점차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페렛녀는 ......이라는 서스펜스물이기도 하다.
대본은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상업극의 숙명인가. 흡혈귀, 사이코패스 등 어두운 역할로 정평이 난 인기 배우 캠버 벨이 연기하는 박쥐남이 먼저 박쥐남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잘생긴 남자가 얼굴에 화장으로 흉터만 살짝 만들어 놓은 전혀 설득력 없는 캐스팅이 먼저 좀 안 좋았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는 페렛녀도 연기하는 사람이 신인인지 노래는 70점 정도였다. 마지막에 드디어 궁지에 몰린 박쥐남을 페렛녀가 추궁하는 장면에서는 페렛녀의 연기력이 너무 부족해서 공연장 전체에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 정도로 미묘했다.
개인적으로는 박쥐남이 제대로 된 수인인데 반해, 페렛녀는 예의 그 동물귀 미소녀였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거기서 제대로 머리가 페렛인 여자를 데려와라! 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다.
공연이 끝난 후 다른 손님들의 소감을 들어보니, 그녀는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신예 아이돌 그룹의 리더인 듯 '그 인기 아이돌의 아무개 씨가 오페라에 첫 도전! 등의 전형적인 멘트로 시작한 것이 이번 무대의 시작인 것 같다.
아, 역시 연극을 관람할 거면 평판 정도는 미리 알아보고 왔어야 했다. 이번에는 우연히 오페라라도 볼까 하고 우연히 눈에 띈 곳에 들어갔기 때문에 다행이었지만, 예를 들어 이것이 데이트 같은 거였다면 꽤나 실패한 편에 속할 것이다.
"왠지 미안."
"아뇨, 도련님께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사과의 의미로 맛있는 라멘이라도 ....... 로리에를 데리고 라멘집에 가는 것도 센스 있는 행동 같지는 않지만"
"저는 어느 가게든 상관없습니다만."
"응, 너라면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 부분에서는 대하기 쉬워서 다행이야."
"송구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딱히 데이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쉬는 날에 마침 로리에도 쉬는 날이고, 휴일인 로리에를 그냥 두면 '시간을 허송세월하는 것에 건설적인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스스로 자발적으로 휴일 출근을 하려고 하는 워커홀릭적인 악습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온 것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살인인형으로 길들여져 국가 비밀정보부대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자란 경력 때문인지, 별로 하고 싶은 욕구가 없는 로리에는 무엇이든, 어디든, 당신 마음대로 해주시면 됩니다, 라고 말하는, 어떤 의미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귀찮은 여자의 행동을 가끔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는 곳은 이러한 이런 가극이나 연극 같은 무대다. 전생에 학비 할인을 이용해 꽤나 영화관을 다녔던 나로서는 카메라가 미발달하고, 비디오카메라가 미발달한 탓에 활동사진, 즉 영화라는 문화 자체가 별로 발달하지 않은 이 세상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품게 된다.
초고대 문명의 유산인 빅투르유호의 디스플레이나 입체 영상 투사 등에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는 영상 기록용 수정이라는 것 자체는 존재하지만, 그것들은 보석처럼 귀한 광석이고, 또한 기록할 수 있는 시간도 수정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야구공만한 크기의 수정으로 기록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10분 정도라고 하는데, 그런 자원은 국가나 군에서 적극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손이 닿지 않는 물건이었고, 최근에서야 비로소 마마이트 제국 기술연구소에서 흑백 카메라를 응용한 흑백 무음 비디오카메라를 개발하기 시작했을 정도다.
이야기를 되돌려서, 아무튼 오늘은 오전부터 로리에와 둘이서 오페라를 보러 왔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칭찬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으니 조금 늦은 점심이라도 먹고 기분전환을 해야겠다며 오페라 극장을 나서려던 참이었다.
"잠깐잠깐~! 거기 분들! 제발 잠깐만!!!"
"응?"
"뭘까요?"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 줄 알았는데, 길게 늘어진 백발이 허공에 날아올랐다.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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