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부-27 표류하는 앳된 마음들(1)2023년 04월 12일 10시 27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바닷바람이 새하얀 원피스를 흩날린다.
쓰고 있던 밀짚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눌러주었다.
"마리안느 양, 바람은 안 차가운가?"
"괜찮사와요."
옆에 서 있는 청년의 말에 미소를 짓는다.
붉은 긴 머리를 하나로 묶은 그는, 여름용 셔츠에 여름용 조끼를 겹쳐 입어 보기보다 덥지 않은 옷차림이다.
"지크프리트 씨야말로 괜찮으신가요? 그쪽의 가방......"
"그래...... 이번엔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니까. 이렇게 직접 들고 다니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괜찮아, 이 정도면 짊어지고 계속 전력 질주할 수 있다."
괴물이냐고, 그거. 비록 경장비라고는 하지만 기사의 전투용 갑옷인데......
"그럼 가볼까. 이제부터는 걸어서 가자."
네, 라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둘이서 걷기 시작한다.
이번 목적지는, 어느 귀족이 소유하고 귀족들을 위해 임대업을 하는 해변이다.
오가는 사람들도 역시 부유층이 많다.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는 왕국 동부의 해안 지역이다. 지난번 해변학교로 왔을 때와는 또 다른 곳이다.
"역시 ......편하지 않군. 나만 붕 떠다니는 것 같다."
"그래요. 하지만 옆에 제가 있으니 문제 없사와요."
"그랬으면 좋겠다만."
팔짱을 낀 지크프리트 씨는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 같은 맹자라도, 역시 TPO[각주:1]는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뭐, 내가 너무 전형적인 아가씨 스타일로 왔기 때문에 호위병으로만 보일 것이다. 사실 그를 의아하게 쳐다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어딘지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쳐다본다.
그런데.
여름방학도 중반에 접어든 지금, 내가 왜 지크프리트 씨와 둘이서 바다를 방문한 것일까.
그 이유는 아주 명확하며, 동시에 이 두 사람이 함께 행동하게 된 것도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ㅡㅡ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관광지 중에서도, 앞서 언급한 사유지 해변에서 거대한 용이 출현했다.
즉시 기사단이 출동할 예정이었지만, 그것을 제지한 것은 기사단 대대장들이었다.
사유지 해변을 소유한 귀족과 과거 불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차라리 은혜를 베풀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애초에 용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보고가 아니라 그냥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장의 기사들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기사가 된 것이다.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
그래서 움직인 것이 지크프리트 씨다.
당분간 기사단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재빨리 이틀간의 유급휴가를 얻어냈다.
부하 기사들에게는 왕도 경비를 맡기고 자신은 바다로 왔다.
하지만 혼자서 바다로 가서 용을 처치했다고 하면 명령 위반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제가 무리하게 여행 예약을 잡아놓고,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타협안으로 호위병으로 따라왔다는 줄거리가 된 것이다.
중대의 기사들도, 내가 용들이 있는 곳에 함부로 뛰어들어가는 것에 별 무리가 없을 거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면 한 대씩 때려준다.
"예약해 둔 피스 라운드랍니다."
도착한 리버사이드 호텔 라운지에서 이름을 알렸다.
초특급 VIP 손님을 상대하는 데도, 도어맨들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객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도착한 직원에게 짐을 건네고(지크프리트 씨의 가방은 너무 무거워서 직접 들고 가게 되었다), 최상층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몇 평인지 생각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넓다. 이것만으로도 집이다.
창밖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용 수영장이 있다. 방탕한 귀족이라면 여자를 모아 파티를 열었을 것이다. 나쁘지 않다. 나도 악역영애로서 그 정도는 해봐야겠다.- 때와 장소에 따른 격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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