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모에게 팔려갔다는 것부터가 거짓말이다. 감정이 없다고 주장한 것도 단순히 그렇게 주장한 것뿐이다. 골드 상회에 대한 사기 행위가 부하들의 폭주라는 것도 거짓말. 이 녀석이 화이트 위드워즈의 보스 아저씨에게 마지막으로 내린 진짜 명령은 '내 완벽한 완전 범죄를 망쳐놓은 호크 골드를 처단하라'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14살의 나이에 몸과 말솜씨와 이권으로 아저씨들을 조종해 소규모이긴 하지만 이렇게 정교한 범죄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니, 정말 무서운 아이구나. 인생 2막의 나쁜 돼지 오버랩을 하고 있는데도 그렇게 똑똑하지 않은 전생자인 나 같은 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틀림없는 진짜 천재다.
만약 오래 살았다면 미래에는 엄청나게 큰 악당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말과 행동이 약간 유치한 것은 14살이라는 실제 나이를 감안해서 봐주자. 자신은 똑똑하다는 자만심, 자신만 빼고 모두 바보라는 조롱은 사춘기에 흔히 걸리는 병이니까. 뭐, SNS에는 그런 병에 걸린 채 어른이 된 녀석들도 많지만 말이다.
"나를 죽이면 수십, 수백 명의 조직원들이 보복을 위해 너희들을 죽이러 올 거야!"
"그건 어떨까. 너는 아주 조심성이 많은 것 같으니까.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상대, 이번에 예배당을 포위하려고 했던 극소수의 선택받은 특수 신도들은 대충 셰리가 다 죽여버렸고, 애초에 범죄 조직에 가담하는 악당들이 얼굴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보스 따위를 위해 그렇게까지 열성적으로 일할 수 있겠어? 네 정체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하부조직의 두목들도 네가 없어지면 사리사욕을 위해 차기 보스의 자리를 놓고 권력 다툼이라도 벌이지 않을까?"
"아니야! 저들은 내 충실한 하인들로서"
"화이트 위드워즈의 보스였던 아저씨의 집 금고에서 뒷장부에 섞여 있는 오토매틱 포르노와 오토매틱 매춘의 증거품이 나왔는데, 그래도 그놈이 너만 생각했다고 생각하냐?"
"씨발! 언제나 어른들은 더러워! 썩은 어른들이 지배하는 격차 사회는 정말 거지 같애! 너도 마찬가지야! 뭐야, 그냥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부모의 돈과 재력으로 배불리 먹고사는 쓰레기 같은 놈이잖아! 우리들 불행한 사회의 밑바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일방적으로 짓밟기만 하는 쓰레기 같은 놈인 주제에!"
"음, 게임하는 느낌으로 타인을 불행에 빠트리며 즐겨온 네가 그런 말을 해도 말이지."
로리에의 저격에 사지가 날아가서, 바라보는 것도 꺼려질 정도로 끔찍한 모습이다. 이대로 방치해두면 곧 출혈로 죽게 될 것이고, 당사자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비올라는 아프다, 아프다고 외치면서 참을 수 없는 원한의 목소리를, 한 맺힌 원한을 마음껏 내뱉으며 쇠약해져 간다.
"저주해 주마! 말세까지 저주해 주마! 너희들 성질이 썩어빠진 더러운 상류층 국민들 때문에, 아무 잘못도 없는데도 억압받고 불행해진 우리들은 너희들에게서 행복을 되찾아줄 정당한 권리가"
쐐기처럼 날카로운 얼음 창으로 그녀의 심장을 꿰뚫은 것은 로리에였다.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괜찮냐는 나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도련님의 교육에 좋지 않다고 판단해서, 그만."
"아빠라면 임시 보너스를 줄 판단이었다고 생각해."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는 사이 예배당 문이 열리면서 폭풍우가 실내로 쏟아져 들어온다. 번개와 천둥소리를 뒤로하고 비도 피도 전혀 묻지 않은 채 시원한 얼굴로 나타난 것은 셰리였다. 그의 손에는 무장한 성인 남성과 아직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2명의 시체가 끌려오고 있었다.
"수고했어. 어땠어?"
"만사형통입니다."
"역시 내 든든한 메이드와 집사야. 이제야 겨우 세라복을 벗을 수 있겠어."
"송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