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위드워즈라는 정체불명의 범죄조직이 어떻고 저쩌고 하는 선사와의 대화나 항구 도착 후 경찰에 대한 상황 설명은, 폐하께서 뒤를 일임하신 캐럽 씨가 앞장서서 마마이트 제국의 우수한 군인들이 주축이 되어서 해준다고 하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늦게까지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사후 처리는 여러분에게 맡기고 겨우 한숨 돌린 우리는, 피곤할 때는 뜨거운 목욕에 몸을 담그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여 방에 있는 목욕탕에 들어가기로 했다. 목욕은 좋다. 따뜻한 물이면 최고, 넓으면 더더욱 좋다. 이미 시간은 0시가 넘었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아주 긴 하루였던 것 같다. 그래, 확실히 긴 하루였다. 그러니 당연히 피곤도 쌓이는 거다.
1등 객실의 발코니에 설치된 거품생성기가 딸린 노천탕에서는 밤하늘의 별빛과 배의 불빛이 비추는 밤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낮이었다면 최고의 오션뷰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선사의 관계자들도 모처럼의 최신형 호화 여객선의 첫 항해에 큰 낭패를 봐서 관계자들 모두 속이 쓰리겠지."
"아니! 다름 아닌 짐이 홍보를 해 주면 그 정도의 결함 따위는 금방 사라질 거다! 카슈미르 공국에 도착하기까지는 아직 며칠 남았은 것이다! 즐거운 추억을 쌓을 시간은 충분하노라!"
"우오!?"
마도구 장치로 미세한 거품이 만들어지는 거품욕조에 몸을 담그고 아름다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다 보니, 이그니스 님한테 헤드락을 당해버렸다.
"인생은 산이 있고 골짜기가 있다! 빙산도 있고 해구도 있겠지! 지나간 것에 신경을 쓰며 뒤돌아보지 말고, 눈앞의 지금을 최선을 다해 즐기는 것이다! 설령 내일 당장 죽을지라도!"
"그렇구나. 이그니스 님도 가끔은 좋은 말씀을 하시네요."
"후하하하하! 말했겠다, 이 거봉이!"
"푸웁!? 시비를 걸었겠다!"
"흥! 호크 실드!"
"사람을 방패로 삼지 말아 주세요!"
얼굴에 뜨거운 물을 뿌려대자, 보답이라도 하듯 뜨거운 물을 뿌려대며 반격에 나선 로건 님.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정말. 아니 그 반대인가. 나이 든 아저씨들이기에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떠들 수 있는 것도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오! 그러고 보니 냉장고에 차가운 샴페인이 있었지? 모처럼이니까 가져와 볼까!"
"아, 폐하! 적어도 수건 정도는!"
"꺄악!?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이 변태!"
"어이쿠, 미안! 푸하하하하하하!!"
"뭘 그렇게 당당하게 웃고 있어! 조금은 숨기라고!"
"무슨 소리! 내 육체에 부끄러울 곳은 한 점도 없노라!"
"이, 이, 멍청한 놈!"
이것 봐, 말하자마자. 세토 님은 이미 누워있다고 했지만, 누워있을 뿐 아직 잠이 들지 않았나 보다. 제대로 차가워진 샴페인 한 병과 생수 한 병, 그리고 유리잔 세 개를 들고 돌아온 이그니스 님은 그것들을 욕조 가장자리에 놓고 욕조가에 놓고는 욕조에 몸을 담근다.
"호크는 아직 물이 좋지?"
"응, 고마워요."
"고마워, 이그니스 공."
"뭐, 신경 쓰지 마라! 좋은 기회이니! 이 내가 서빙을 하는 최고의 호사를 마음껏 누리거라!"
"건배!". 밤하늘의 별빛 아래, 밤바다를 달리는 배의 한 귀퉁이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작게 울려 퍼진다. 이 즐거운 순간이 언젠가 둘도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많은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