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3 졸업 ①
    2020년 12월 15일 16시 38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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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839dt/53/





     샤론 아가씨와 안디님이 가혼약을 맺었습니다.


     어째서 '가' 냐고 물어보신다면, 에밀 왕녀님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졸업파티까지 죠엘님과 아가씨의 파혼을 비밀로 하기 때문에, 정보유출을 피하기 위해서 왕의 허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귀족은 왕의 허가를 얻지 못하면 결혼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귀찮네요.


     

     "..........흐흐."


     "........"


     죠엘님과의 다과회도 끝나서 방으로 돌아온 아가씨의 모습이 약간 기묘합니다.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듯 하더니, 갑자기 뺨을 분홍색으로 물들이며 조금 전같이 입다문 채 웃고 있습니다.


     어쩌면 머리 속도 분홍색일까요? 뭐, 어린 시절부터 사모했었던 안디님과의 약혼 (임시) 니까요. 무심코 아가씨의 출렁한 과일을 밑에서 퉁퉁 튕겨보아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일 잘하는 메이드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레티쨩, 그건 조금....."


     5분 정도 흔들거리고 있자, 몰래 놀러온 긴코 양과 후아 양에게 보여지고 말았습니다.


     이건 안될 일이네요. 이 제가 그만 열중해버린 모양이어서, 노크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메이드로서 혼난다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가 아닌데!?"


     "그랬나요."


     

     슬슬 눈치채셨겠지만, 두 사람은 저를 '레티쨩'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떤 경위로 그렇게 되었는가 물어보신다면.



     "저기 카미시로 씨. 네 이름 좀 알려줄래?"


     "샤론 씨도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카미시로 씨만 성이라니....."


     ".......글쎄요?"


     ""기억하지 않는 거야!?""


     

     그런 경위로, 두 사람은 저를 '레티쨩' 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행이네요.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카미시로' 라고 불려도 그게 과거의 자신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저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구태여 말한다면 이 몸은 옛날의 내 안에 새로운 내가 들어가기 위한 '카미시로' 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그래 레티쨩, 긴코쨩 말이야, 죠엘님의 [파트너] 가 되었대."


     "그랬었나요."


     에스코트 파트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와 아가씨같은 [파트너] 의 이야기네요.


     

     ".......그리고, 나도 죠엘님의 파트너가 되었어."


     "그런가요."


     "......그것 뿐이야?"


     후아 양은 자신의 폭탄발표가 불발로 끝나서 불만스러운 모양이네요.


     저는 부엌에서 들고 온, 블루베리 레어치즈 케이크를  나누어서, 접시에 담으며 입을 엽니다.


     "미소년 두 명과 미소녀 두 명의 할렘이라니, 죠엘님도 좋은 취향이네요."


     "무슨 말하는 건가요!"


     

     케이크를 나누는 시점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오다니, 역시나 아가씨이옵니다. 일단 죠엘님의 평가는 하향으로 수정해두지요.


     아가씨께서 정신을 차린 것으로 '샤론 아가씨, 약혼 축하해' 여자회가 열려서, 만들어뒀던 허니 도너츠와 캬라멜 와플과 트라이 후르츠 케이크가 소멸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고급 설탕과 무염버터를 상인님의 점포에서 사들여야겠네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 슬슬 졸업 파티 당일입니다.


     

     "샤론 아가씨, 잘 어울려서 예쁘세요."


     "고, 고마워, 레티."



     칭찬받자 붉어지며 부끄러워하는 아가씨는 정말 귀여우십니다.


     이 드레스를 위해 저도 한팔 걷어붙였습니다. 엄선한 제 거미실을 마력으로 짜내어서, 비단을 훨씬 상회하는 촉감과 광택이 나면서도, 미사일런처의 직격을 받아도 아가씨를 지킬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레티는 진짜 드레스 차림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물론이에요."


     저의 평소와 다름없는 메이드차림에, 아가씨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상냥한 아가씨,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의 메이드복은 평소와 다르다구요. 스커트의 안감엔 실크 레이스이며 승룡과 맹호의 자수를 새겼고, 에로한 가터벨트와 아슬아슬 팬티, "


     "알았으니까 스커트를 되돌려 놔요!"



     스커트를 말아올리며 엉덩이 부분을 설명하려 했더니 새빨개진 아가씨한테서 슬리퍼로 태클을 받았습니다.


     아직 시간은 있지만, 편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졸업파티의 입장은 신분이 높은 자가 나중에 나오기 때문에, 후작가 영애인 샤론 아가씨께서는 태자 전하에게 에스코트 받을 클라리스님과 죠엘왕자의 앞이 됩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두근대며 기다리고 있을 안디님을 이 이상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가보도록 해요, 샤론 아가씨."


     "으, 응."


       ***


     "클라리스님, 이 정도면 될까요?"


     "네, 상관없어요. 감사해요."


     왕궁의 시녀들은 저의 몸단장을 물흐르듯이 해나간다.


     역시나, 왕궁의 시녀들이라 그런지 실가인 자작가의 시녀들과 완전 틀리네.


     흘끗 시선만 돌려보니, 실가에서 데리고 온 젊은 시녀가 방해가 안되도록 벽가에 서서 작게 떨고 있다.


     뭐, 어쩔 수 없겠네. 저 애는 원래 작은 상가의 딸이니까. 왕궁에 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죽을 정도로 긴장했었고.


     ......슬슬 실가로 되돌려 보내는 편이 좋을까?



     지금, 난 왕궁에 머물러 있다.


     본래라면 학생은 학교의 기숙사에서 출발하게 되어있고 그건 제 2왕자인 죠엘님도 마찬가지지만, 난 에스코트해주실 유리 전하의 의향으로, 성에서 출발하게 되어있다.


     우리들은 마지막 입장이기 때문에, 늦어도 상관없으니까.


     하지만 다행이야. 드레스도 장식품도 유리님이 준비해 준 것이지만, 그런 좁은 기숙사에선 10명나 되는 시녀가 움직일 수 없으니까.



     ......이제야, 이제야 오늘로 꿈이 이루어진다. 전부 끝난다. .....아니, 이제부터가 시작인걸.


     이런 불편한 세계에 태어나서 노력해온 것은, 오늘 이 날을 위해.


     오늘로서 여신이 준비한 이벤트가 끝난다.


     유리님을 공략할 때의 악역영애인 공작영애는, 이벤트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노귀족의 후처로 만들어버렸지만, 이쪽의 단죄 이벤트는 없어도 문제가 없다.


     에밀님은 동정하지 않지만, 샤론님은 불쌍하네. 모처럼 사이가 조금 좋아졌는데 아쉬워.


     그 플뢰레티 씨가 조용히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떻게 할지 조금 기대되네.


     그 두 사람과는 적대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으니까, 나한테 피해가 올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클라리스님, 유리 전하께서 오셨어요."


     "네, 들어....."


     "여긴가, 클라리스."



     입실의 허가를 내기 전에 유리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정말 제멋대로인 사람..... 얼굴은 취향인데 아쉽네요. 뭐, 상관없어....



     "유리님, 오늘은 잘 부탁드려요."


     "흠. 잘 어울리는 군. 그렇다면 내 옆에 있어도 문제는 없겠지. 가자, 클라리스."


     "......알겠어요, 유리님."



     .......뭐, 상관없어. 그 강함도 막무가내도 나를 위해 써줘.


     오늘이 끝난다면......내가 제일 빛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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