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부-25 월하의 괴도단, 화려하게 등장!(5)

 

　도박장이 요란하게 들썩이고 있다.

　테이블에 놓인 카드는 AAK라는 엄청난 하이 카드.

　플레이어들이 레이즈를, 혹은 폴드를 선언한다. 영리한 사람은 열광에 취하기 전에 물러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명백한 치명상을 입을 액수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치킨 레이스의 단역임을 깨닫게 된다.

　자리에 놓인 칩의 숫자가 올라간다.

(좋아, 그 기세로 팍팍 낚여라......! 네가 가는 길이 낭떠러지로 이어진 줄도 모른 채 ......!)

　액션이 멈춘 후, 딜러가 플롭 카드를 추가한다.

　AAK가 나오고, 네 번째 카드가 J. 게다가 A와 KJ는 문양이 동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까지 보이는 라인이다.

"...... 폴드"
"폴드"

　다른 플레이어들이 안색이 핼쑥해지며 내려간다.

　감당할 수 없는 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레이즈"
"레이즈"

　소녀와 남자만이 망설임 없이 칩을 늘렸다.

"레이즈"
"레이즈"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망설임 없이 레이즈를 하는 모습에, 관중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칩이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상식을 벗어난 레이즈 싸움 - 당연하다.

(넌 K3장 A2장 풀하우스야. 보통은 안 지겠지만...... 하지만 나는 A3장 J2장의 풀하우스다. 설령 여기서 승부가 나더라도, 3장을 갖춘 카드의 등급으로 내가 이긴다)

　그리고 이렇게 레이즈 전을 벌이다 보면, 미묘한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내가 A 2장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A의 포카드. 이길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할까......)
"...... 콜"

　소녀가 레이즈 싸움을 중단한다.

　레이즈는 상대가 베팅한 금액에 더해 칩을 늘리는 행동이다.

　콜은 상대와 같은 금액으로 베팅에 응하는 행동이다.

"콜"

　남자도 콜을 한다.

　보통 자신만 레이즈를 하는 상황이 되면, 판돈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 그래서 남자는 레이즈를 해서 다행이었다.

　마지막 플롭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럼"

　딜러가 다섯 번째 플롭 카드를 테이블에 내놓는다.

　관중들이 탄성을 질렀다.

　AAKJ와 함께 ─ 마지막 한 장은 A다.

　플롭만으로 A의 쓰리 카드가 성립된다.

　그리고 소녀는 A3K2의 풀하우스로 등급이 올라간다.

(너는 생각할 거다. A는 이제 한 장만 더 있으면 돼. 이걸 내가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승부라고.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다. 네 마음속은 이미 그 절반의 확률이다. 그렇다면, 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승부의 열기가 냉정한 생각을 죽이고 있다.)

　남자는 자신의 손안에 있는 네 번째 A를 만지작거리며,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여기서 너는 진다. 최고의 패를 가지고도 패한다라 ......)

　물론 이것은 딜러의 능숙한 기술에 의한 것이다.

　여기에 남자의 사기 카드의 투시력이 더해져, 이 테이블은 소녀의 처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런데도.

(...... 응?)

　피식, 소녀가 웃었다.

　이에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은 남자뿐이었다. 그만이 그것을 보았다.

(아 ......!?)

　소녀가 자신의 손을 힐끗 쳐다본다. 순간, 마력에 반응해 뒷면이 미세하게 변하면서 손패가 투명하게 보인다.

　남자는 거기서 믿을 수 없는 것을 보았다.

(A......!?　바보 같은 ...... 5번째의 A ......!)

　소녀의 손이, 확실히, A와 K가 되어 있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플롭 카드는 AAAKJ.

　남자의 스타팅 카드는 AJ, 이것으로 A의 포카드가 성립된다.

　하지만 여자아이의 스타팅 카드는 읽을 수 있는 한 AK다. 그러면 A의 포카드가 성립된다.

(...... 포카드끼리 대결하는 경우, 스탠딩 카드가 낮은 쪽으로 승패를 결정한다. 내 J는 저놈의 K를 이길 수 없는데 ......!?)